"민주당에 입당하느냐" 질문에 "어떤게 좋겠느냐" 되묻기도"유시민,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야권 통합' 기본적 생각
  • 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민주당 입당'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을 방문, 상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사회는 너무 강자 편에 서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권력 없이도 제도와 정치를 바꿔왔다. 시장이 돼도 제도나 큰 힘에 흡인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시민들 중에는 실제로 "민주당에 입당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박 예비후보는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민주당 입당의 장-단점을 두고 고민이 역력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예비후보로 활동하면서 자금이나 조직력 등 '현실의 벽'을 맛본 만큼 치열한 본선에 진입할 경우, 현실의 벽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나아가 시장에 당선됐을 때에도 민주당의 도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울시의회 의원의 80%가 민주당 출신이고 구청장, 구의원들도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 ▲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예비후보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통합단일후보가 된 후에 민주당에 입당해서 후보로 나가는 것을 많은 분이 바라고 있다. 민주당과의 협력 없이는 서울 시정을 제대로 끌고 가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상인들과 만나 "행정이 담당해야 할 것은 힘든 사람이며 늘 약자 편에 서야 한다"며 '서민 대표'로서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서울시민의 20%가 자영업자다. 그래서 재래시장 문제는 서민대책의 핵심일 수 밖에 없다. SSM(기업형 슈퍼마켓)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래시장을 현대화하고 수작업 상품으로 전문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만난데 대해 "요즘 야당 관계자들을 쭉 만나고 있다. 유 대표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야권이 통합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협조하게 될 것이다. 다만 '2번'을 달고 가야 할지는 모르겠다. 시민들 생각도 다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 계획에 대해 "(서울시장 임기가) 3년도 채 안 남았다. 엄청난 공약보다 오세훈 시정의 헝클어진 많은 것들을 바로잡기 위한 기본적인 비전과 철학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범여권 후보를 희망하고 있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의 추대위원장은 박세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처장 측 관계자는 "박세일 교수는 정치인을 돕는 데 잘 나서지 않기로 유명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추대위원장으로 강력히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