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모 가동에 주변국 '불안' 고조
  • “태평양ㆍ인도양에 세력판도 변화 예상”

    중국이 자국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그(Varyag)호를 10일 진수시킨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일단 모항인 다롄(大連)을 출발해 간단한 테스트를 하고서 다시 복귀하는 ’시험 항해’라면서 애써 그 의미를 격하시키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중국의 항모 가동이 본격화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 따라서 예고됐던 일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항모 가동이 던질 파장은 적지 않아 보인다.

    우선 중국이 항모를 운용하게 되면 그동안 자국 동부해안에 그쳤던 인민해방군 해군의 작전능력 범위가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 주변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항모는 그 자체만으로도 작전 능력이 광범위하지만, 통상 구축함과 잠수함 등으로 항모전투단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군사적인 의미가 큰 탓이다.

    국제사회가 금융위기로 허덕이는 속에서 ’나홀로’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중국이 연초 스텔스 전투기 젠(殲)-20 시험비행을 성공시키고 사거리 2천700㎞의 대함 탄도미사일인 둥펑(東風)-21D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군사력 신장에 매진하는 가운데 항모까지 가동하고 나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 지난 1일로 건군 84주년을 맞은 인민해방군 운용을 위해 중국은 작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국방예산을 두자릿수로 늘려왔고, 올해에도 작년보다 6천10억 위안(102조6천억원)을 책정해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금액은 일본 국방예산의 1.58배로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중국의 항모 가동에 남중국해와 인접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인 원자재 수송로이고 해저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이 항모를 남중국해에 자주 출현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이 최근 잠수함 여단 창설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자국 나짱항을 인도 해군에 개방하고 주둔하라는 제의를 한 것도 본격적인 항모 가동을 앞둔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중립’ 의지를 비치자 베트남이 인도와의 공동전선으로 중국에 맞서려 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인도는 베트남에 대형 군함을 건조해주고 미사일도 수출하고 정보통신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국 역시 오랜 ’앙숙’인 인도를 겨냥해 최근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인 과다르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주고 그 대가로 영구적인 정박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이 곳이 인도양에서의 중국 항모 기항지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중국은 일본과의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尖閣 열도)에도 항모를 보내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일본 역시 마음이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항모를 본격 가동하게 되면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세력 판도 변화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새로운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은 항모 가동은 방어용이며 여타 다른 국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바랴그호 개조를 확인하면서도 단순히 과학적인 탐사, 실험, 훈련용이라며 그 의미를 격하시켰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이런 태도는 항모까지 가동하면서 군사력을 강화시킨다는 국제적 비난을 우려한 ’꼼수’라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국제사회는 특히 중국이 우크라이나서 매입해 개조한 바랴그호 이외에도 다른 항모들을 건조하고 있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으며, 중국 또한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와함께 중국이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바랴그호 진수를 암시하는 제스처를 통해 자국민의 ’지지’를 몰아온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미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과 CCTV 등을 통해 바랴그호의 외면을 공개한데 이어 시험 항해를 계기로 자국민의 자부심을 고양시키는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