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 'MRO' 관찰결과 발표
  • 화성에 물이 흐르고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주장이 나왔다.

    사이언스 데일리는 4일 NASA의 발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찰스 볼든 NASA 국장은 화성 탐사선 'MRO'의 관찰 결과 온도가 높은 몇 달 동안 화성에 물이 흐르고 있을 가능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NASA의 화성 탐사 프로그램 진척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 여부를 곧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화성 궤도 탐사선 MRO가 전송한 영상을 3D 모델로 합성한 모습. 화성의 뉴튼 크레이터 안쪽 경사면에서 봄 여름에 나타나는 액체의 흐름을 보여준다. 아래쪽의 검은 줄들이 그 흔적이다. 사진 제공 NASA
    ▲ 화성 궤도 탐사선 MRO가 전송한 영상을 3D 모델로 합성한 모습. 화성의 뉴튼 크레이터 안쪽 경사면에서 봄 여름에 나타나는 액체의 흐름을 보여준다. 아래쪽의 검은 줄들이 그 흔적이다. 사진 제공 NASA


    NASA 과학자들에 따르면 화성의 일부 경사면에서는 늦봄과 여름철 내내 손가락처럼 생긴 짙은 줄 모양이 나타났다가 겨울이면 사라지고 다음 해 봄에는 다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화성 남반구 중위도대의 여러 급경사면을 반복 관찰해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이런 변화를 확인했으며 "이런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흐르는 소금물"이라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학자들은 관찰 결과에 아직도 의문이 남아있긴 하지만 다른 가정보다는 소금물의 흐름이 드러난 지형의 특징과 더 잘 부합한다고 말했다.

    관측된 온도에서 순수한 물이라면 얼어 붙었겠지만 염분은 물의 빙점을 낮춰주기 때문에 흐름이 활발한 곳에서는 얕은 지표면 밑에서도 지구의 바닷물 정도로 짠 액체 상태의 물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진에 드러난 짙은 선들은 화성의 경사면에서 보이는 다른 어떤 형태의 지형과도 다르다. 반복 관찰 결과 이런 형태는 더운 계절에는 이보다 더 밑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사진에 나타난 짙은 선의 폭은 0.45~4.5m, 길이는 최고 수백m에 이르는데 이는 이전에 보고된 화성 사면의 도랑들보다 훨씬 좁은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런 흐름이 1천개 이상 나타나기도 한다. 기존의 도랑들이 남북극을 향하는 추운 지역에 많았던 반면 새로 발견된 짙은 흐름 자국은 적도 쪽을 향하는 온도가 더 높은 지역에 분포돼 있다.

    영상들을 보면 이런 흐름은 늦은 봄에서 이른 가을까지 적도를 향한 바위 경사면에서 더 길어지고 더 짙어진다.

    이런 계절성과 위도 분포, 명암의 변화는 휘발성 물질의 작용을 시사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물질이 직접 발견된 적은 없다.

    연구진은 발견 지역의 여건으로 미뤄 이산화탄소 서리가 앉기엔 온도가 너무 높고 순수한 물이 존재하기엔 온도가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런 지형은 빙점이 낮은 소금물의 흐름에 의해 생겼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화성 대부분 지역에 소금이 존재한다는 것은 과거 화성에 엄청난 소금물이 있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최근 관측 결과 지금도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서는 표면 가까운 곳에 소금물이 형성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연구진은 과거 흐르는 물체에 의해 생긴 경사면 자국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물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으며 흐른 자국이 짙게 나타나는 것은 수분이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화성의 여러 중-고위도대 지역에서는 표면 가까운 땅 밑에서 얼음 형태의 물이 여러 차례 발견됐다.

    도랑들의 형태가 새로 생긴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근래에 물에 의한 지질학적 움직임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화성 표면 탐사선 피닉스가 착륙할 당시 지지대에서 소금믈로 추정되는 액체 방울이 발견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