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과 '한경오'의 싸움?"노무현, 유시민의 '한경오'싸움 지지했을 것"
  • "노무현은 유시민의 '한경오'싸움 지지했을 것"
     친노좌파 진영 유시민에 대한 악의적 비방 쏟아져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뉴데일리 객원논설위원 pyein2@hanmail.net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 한경오(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와의 갈등이 점차 표면화되고 있다.
    물론 유시민 측에서 촉발시킨 논쟁이 아니다.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가 트위터에서 유시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아냥대면서 시작된 논쟁이다.

    “노무현과 유시민의 결정적 차이는 이거다. 노무현은 조중동 기자들이 싫어했는데, 유시민은 한경오 기자들이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사모는 조중동과 싸웠는데 유시민 팬클럽은 한경오에 압박을 가한다”

    이에 대해 서영석 전 서프라이즈 대표가 라디오21에서 유시민을 적극 옹호하고 뉴스페이스의 민일성 기자도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논전이 확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논전에도 불구하고 한경오 기자들이 유시민을 싫어한다거나 유시민 팬클럽이 한경오를 압박한다는 건 사실 관계가 불확실하다. 오히려 유시민은 정치에 데뷔할 때부터 한경오로부터 집중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유시민이 2002년 개혁당을 창당할 때도, 오마이뉴스와의 장문의 인터뷰를 통해 손쉽게 수만명의 당원을 확보한 바 있다. 최근 참여당 창당 때 역시 한경오의 지원이 없었다면 일을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유시민이 한경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된 것은 4.27 김해 재보선에서의 단일화 과정과 선거 패배 이후이다.
    오마이뉴스에는 박지원, 문학진 등 민주당 인사들의 유시민 압박성 인터뷰가 게재되었다. 경향신문에서는 이대근 논설위원이 ‘유시민 떠나든가 돌아오든가’라는 칼럼에서 유시민의 오락가락 행보를 비판했다.

    이대근 논설위원은 유 대표가 민주당을 자극하는 이유에 대해 “진보가 아니면서 진보 통합에 참여하고 이들을 끌고 민주당과 건곡일척의 벼랑 끝 단일화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과 대립하면서 민주당 표를 모아 대통령 되겠다는 이 역설과 모순의 전략이 얼마나 사람을 지치고 짜증나게 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면서 “이건 정권교체를 바라는 시민을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현기증 나는 고위험의 묘기 대행진을 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유시민의 우편향적 이념을 문제삼아

    그러나 이대근 위원의 경우 이른바 PD계열의 반북좌파 성향의 논객으로서 애초에 유시민의 노선과는 맞지 않는 인물이다. 이대근 위원은 유시민 뿐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우클릭 자체를 비판해왔다. 이대근 위원은 똑같은 논리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나 정세균 전 대표를 비판할 가능성이 높다. 특별하게 유시민에게만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 유시민은 한겨레신문과 충돌한 적이 있다. 한겨레신문의 대담기사에서 ‘놈현 관장사’라는 제목이 걸리자 유시민은 트위터에 “‘한겨레’, 어둠속 등불이던 그 신문이 이제는 더이상 아닌것 같습니다. 소비자로서 가슴아픈 작별을 했습니다"라며 절독을 선언한 것.

    그러나 유시민은 "인연을 끊은 것은 아니다. 집에서 구독하는 것만 중단했다. 정치인으로서 한겨레신문과 맺는 다른 관계는 다 그대로다. 소비자의 아주 작고 소극적인 권리를 행사했을 따름"이라면서도 "'놈현'은 저주가 담긴 단어인 만큼 한겨레의 솔직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역시 비난이 빗발치자 양정철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의 반박 글을 싣고 하단에 사과문을 실었다.

    이러한 것은 충돌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사안들이다. 오히려 유시민에 대해서는 김해 재보선에서의 단일화 과정과 패배 이후의 보도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유시민이 내세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대해 민주당과 이른바 정치적 시민단체들은 현장 직접 경선을 주장하여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등은 시민단체 관계자의 인터뷰와 논객들을 글을 통해 유시민의 독선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시민은 물론 참여당 협상 대표였던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도 시민사회와 언론에 서운함을 표현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 당에 대한 부당한 비난과 왜곡을 막아내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의 당연한 주장이 마치 특별한 요구를 내세우며 억지를 부리는 것 같이 언론에 보도되고
    여론을 왜곡시키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100% 여론조사 방식 등은 참여당이 민주당 측에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시기부터 이른바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 등에서는 유시민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내보내다, 결국 선거 패배 이후에 적대적인 기사와 칼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에 쏟아진 압력 및 비난과 유사

    애초에 이념적으로 유시민 측과 맞지 않은 경향신문을 제외한 한겨레, 오마이뉴스의 유시민에 대한 보도는 2007년 창조한국당의 문국현에 대한 보도와 매우 닮아있다. 대선 초기부터 문국현 띄우기에 여념이 없던 오마이뉴스는 대선일이 다가오자 문국현에 사퇴 압박성 기사와 칼럼을 내보냈다. 그러다 정치평론가 유창선은 ‘문국현 후보, 이제 사퇴의 용단을 내려야’라는 칼럼까지 게재했다. 물론 백낙청, 함세웅, 박형규 등 원로급 시민사회 인사들도 문국현 후보에 단일화, 사실 상 사퇴를 촉구하며 압박했다.

    2007년 대선에서 친노좌파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문국현 후보에 비판을 쏟아낸 것은 그의 노선이나 가치와는 전혀 상관없이, 오직 정권 연장만을 목적으로 했던 것이다. 이러한 친노좌파 시민사회의 패권주의적 태도가 바로 유시민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

    유시민은 최근 참여당의 진로와 관련한 당원들과의 토론에서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선에서 나타났던 민주당 등과의 경쟁적 연대나 경쟁적 단일화를 넘어설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토론문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한겨레에서는 ‘유시민 참여당의 미래, 독자노선은 이제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유시민의 토론글의 취지를 왜곡했다. 한겨레는 참여당의 한 당직자의 말을 인용하여 “유 대표의 오늘 발언은 이 네가지 가운데 독자노선은 이제 아니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이에 대해 참여당 당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저는 회의 및 글로 내용을 알고 있지만 독자 노선을 포기한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당직자의 전언이라는 것이 어떤 내용인지 사실을 공표해주시기 바랍니다.
    석기자님이 추측(?)으로 쓰신 위 기사는 좀더 사실적으로 독자에게 이해시켜주시기 바랍니다다“

    “글 내용 어디를 봐도 제목과 연결되지 않는다. 유시민 대표의 말은 단일화 방식에 문제가 있었고 이를 극복할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뜻이지 기자가 뽑은 대로 ‘독자노선은 이제 아니다’와 아무 연관성이 없다. 그저 기자의 생각일 뿐”

    현재의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의 보도 태도로 보면, 유시민과 참여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비난과 압력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유시민의 위치는 1996년 총선과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한나라당 사이에서 꼬마 민주당 소속으로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

    서영석, “노무현도 유시민과 똑같이 한경오와 싸웠을 것”

    이에 대해 유시민 측 입장을 대변하는 서영석 전 서프라이즈 대표는 같은 상황이라면 “노무현도 유시민처럼 한경오와 싸웠을 것”이라 유시민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왕따 정치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보선에서 패배했다고 “당을 접으라”며 패권주의식으로 유시민을 몰아붙이는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보도 태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을지는 그리 예상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