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광기'ㆍ'성장숭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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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가 성장하면 인간은 그에 비례해 행복해질까?
    최근 나란히 출간된 '성장의 광기'(뜨인돌 펴냄)와 '성장숭배'(바오 펴냄)는 모두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는 책이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마인하르트 미겔은 '왜 경제가 성장할수록 삶은 피폐해지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성장의 광기'에서 '광기'에 가까운 성장지상주의가 곧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는 인간이 어떻게 성장 이데올로기에 집착하게 됐는지에서 시작해 성장지상주의가 환경과 자원, 공동체 등에 미친 악영향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그는 "산업이 발달한 200년 동안의 경제활동은 인류를 가장 힘든 곤경에 빠뜨렸다"며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경제성장은 굶주린 자들에게 순간적으로 환영을 받겠지만 결국 훨씬 가치 있는 것을 음식과 바꾼 결과가 된다. 지속적이고 온전한 삶의 기초와 탄탄한 물질적ㆍ비물질적 복지라는 가치를 말이다."(290쪽)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이므로 성장의 광기가 소멸을 앞둔 지금이 '더 나은 삶'을 모색할 기회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저자는 "성장은 할 만하고 좋은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가정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사람과 사회의 자연적인 삶의 기초를 해치지 않는 성장만이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옥 옮김. 332쪽. 1만5천원.

      
    호주의 경제학자 클라이브 해밀턴이 쓴 '성장숭배'(원제 Growth fetish) 역시 "경제성장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믿음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성장의 광기'와 생각을 같이한다.

    이 책 역시 구미권의 세계가 50년이 넘도록 고도성장을 꾸준히 이어왔지만 일반 대중이 삶에서 느끼는 만족은 고도성장하기 전보다 나아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실제로 소득수준 상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개인별 국내총생산(GDP)과 생활만족도의 상관관계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선진국에서는 소득의 증대가 곧바로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히려 경제성장이 개인의 정체성과 가족, 공동체, 환경 등 행복을 위한 여러 요소들을 파괴하고 있다며 탈성장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탈성장 사회의 핵심 목표는 소득의 증대가 아니라 사람들이 인간적인 보람을 느끼고 자기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으려면 돈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소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행위를 거부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홍식 옮김. 344쪽. 1만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