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상황 잦은 번복으로 불신.의혹 야기
  • 미국 정부는 '공적 1호'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서는 승리했지만 뒤따른 선전전(宣傳戰)에서는 패배할 위험에 놓였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5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밤 백악관에서 빈 라덴 사살 사실을 발표하기 전까지 놀라울 정도로 침착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이후 백악관 관리들은 작전상황에 대한 발표내용을 계속 번복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당국자들은 빈 라덴이 교전 끝에 숨졌으며 한 여성을 인간방패로 삼은 채 미군에 응사했다고 밝혔지만 그는 사살될 당시 비무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방패로 쓰였다던 여성은 빈 라덴의 아내로 다리에 총을 맞았을 뿐 사망하지 않았다.

    빈 라덴의 아보타바드 은신처에서 40분간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는 설명도 사실과 달랐다. 빈 라덴 측에서 총을 소지한 사람은 1명뿐이었고 그도 초반 몇 분내 사살됐다.

    또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빈 라덴의 아들은 막내 함자가 아니라 칼리드로 밝혀졌다.

    빈 라덴 은신처의 집값이 100만 달러(약 10억 원)에 달한다는 미 정부의 발표에 대해 현지 부동산업자들은 1/4 수준인 25만 달러라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잦은 말 바꾸기에 대해 이번 작전과 관련된 정보를 발 빠르게 대중에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실수를 범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가디언은 사안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다면 그와 관련된 어떤 정보도 쉽사리 공개하지 않는 게 PR의 기본 요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작전을 준비하느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수개월을 보냈을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이 기자들의 빗발치는 문의전화에 갑자기 당황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백악관의 대응은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면서 백악관의 계속되는 말 바꾸기는 음모론만 더 양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와 당시 대외정책을 좌지우지했던 네오콘 그룹의 숙원인 빈 라덴 제거에는 성공했지만 뒤따른 PR 전쟁에서는 패배할 위험에 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