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과정 이겨내…"경기 만족, 아쉬움은 없다"
  • ▲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피겨여왕 김연아가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아깝게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피겨여왕 김연아가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아깝게 2위를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13개월 만의 복귀 무대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  

    김연아는 30일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94.50점을 받아 안도 미키(일본·195.79점)에 1.29점 차로 밀려 준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에서 탁월한 예술성을 보여주었으나 점프 실수가 아쉬운 경기였다.

    김연아는 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 한 인터뷰에서 "처음에 더블 토루프에서 실수하면서 긴장했는지 다리가 후들거렸다"면서 "그래서 플립에서도 주춤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했다"면서 "최선을 다한 만큼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공백의 영향이 없었다고는 말을 못하겠다. 그런 영향도 조금 있었다"면서도 "올림픽 후 경쟁 대회에 나서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어려움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잘 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항상 1등만 해 왔는데 아쉽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경기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작은 차이로 졌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이 꼭 금메달을 따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이날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는 시상식 후 한 기자회견에서 "그곳에 서 있었다는 것 자체로 눈물이 났다"면서 "정확한 의미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줄줄 눈물이 났다. 힘든 시간을 보낸 뒤 오랜만에 시상대에 서 있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동안 김연아는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세계최고기록(228. 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목표를 이루자 허탈감이 찾아왔다. 목표점을 찾지 못하던 김연아는 2010~2011시즌 그랑프리시리즈를 쉬고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비를 맞았다. 캐나다에서 훈련을 하던 김연아가 그동안 함께 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한 것. 피터 오피가드 코치를 맞아들인 김연아는 미국 LA에서 훈련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지난 일본 대지진으로 당초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번 대회가 취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가 확정됐지만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김연아가 시상대에서 눈물을 쏟은 것은 그동안 힘들었던 과정이 머리 속에 스치면서 감정이 북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연아는 대회를 마친 소감으로 "지금은 드디어 끝냈다는 느낌"이라며 "지금은 쉬고 싶다. 잠시 멈췄던 평창 (2018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