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들 ‘도장찍기’ ‘줄서기’ 가속화될 듯유시민 ‘몰락’에 두 자릿수 지지율도 노려볼만
  • 적진에서 승리를 거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국회에 입성했다. ‘출신’을 문제 삼으며 손 대표의 정체성에 물음표를 보였던 비주류들까지 '손풍'에 가세해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손 대표는 28일 새벽부터 분당을 다시 찾았다. 그는 새벽 5시 분당 순복음교회에서 부인 이윤영씨와 새벽예배를 보고 6시40분께 미금역 앞에 도착했다. 더 이상 출근길 한 표 호소가 아닌 선택의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은 ‘당선자’ 손학규에게 “너무 고생 많으셨다. 대선에도 나가시라”며 격려했다 한 직장인은 손 대표의 손을 꼭 잡고 “민주당을 더 이상 호남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2시간여의 당선사례를 마친 손 대표는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이미 손 대표가 도착하기 전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최고위원을 비롯한 현역의원 30여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 ▲ 4.27 재보선 분당을 당선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중 배지를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 4.27 재보선 분당을 당선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총회에서 인사말 중 배지를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의원총회는 분위기는 그야말로 ‘왕의 귀환’을 방불케 했다. 손 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꽃다발을 양 손에 든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함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전날 손 대표가 분당 선거사무소에 머무는 바람에 민주당사에서 손 대표를 기다리던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은 당선이 확정된 뒤 손 대표를 이튿날이 돼서야 만나게 됐다.

    특히, 박지원 원내대표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주려는 순간에도 의원들의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당선 인사에 나선 손 대표는 “지금의 승리에 도취되거나 자만하지 않고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만을 보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초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손 대표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줄서기와 도장찍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2년간의 춘천 칩거를 마치고 당권 도전할 때만 해도 10여명에 불과했던 손학규계가 지금은 20명이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실패와 맞물려 두 자릿수 지지율까지 오를 경우, 손 대표쪽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문학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십자가를 지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의 입지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며 “이런 모습으로 계속 간다면 (대권승리의) 상당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