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마키메 미나부 지음 ‘가노코와 마들렌 여사’
  • “얘기 들었어요? 우리 동네에 외국어를 할 줄 아는 고양이가 나타났대요.”
    인간과 개의 말을 알아듣는 우아한 고양이 마들렌 여사와 어른세계에 호기심이 마노은 초등학교 1년생 소녀 가노코.

  • 아빠로부터 어려운 한자어를 배우기 좋아하는 가노코의 집에는 오랫동안 마당 한구석을 지켜온 늙은 개 ‘겐자부로’와 그의 부인 ‘마들렌’이 함께 산다.
    마들렌은 고양이 세계에서는 도통 습득하기 힘든 난해한 외국어로 통하는 인간과 개의 말을 알아들을 뿐 아니라 겐자부로와는 종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며 부부로 살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늦여름 날 비를 피하려던 마들렌이 우연히 겐자부로의 집으로 들어온 것을 계기로 생활을 함께하게 된 이들은, 가노코의 초등학교 입학 이후로 예전의 평화롭고 나른한 나날을 변화시키는 작은 사건들을 하나둘 맞닥뜨리게 된다.

    ‘사슴남자’ ‘가모가와 호루모’ 등으로 각종 문학 신인상과 순위를 휩쓸며 일본문단의 기대주로 떠오른 마키메 마나부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이 책은 그의 기존 작품세계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사뭇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그 앞에 다시 펼쳐지는 미래를 소녀와 고양이의 순수하고도 의연한 시선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문학동네 펴냄, 212쪽, 1만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