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색은 어디에…손학규 '인물론'에 집중두 후보 모두 장밋빛 '전망'…누군가는 고배를 마셔야 하는데
  • 예측불허(豫測不許). “먼저 헤아려 예측하기 어렵다.”
    오리무중(五里霧中). “오 리나 되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
    운무망망(雲霧茫茫). “안개가 짙어 길이 어둡고 보이지 않는다.”

    4.27 재보궐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표심의 향배는 묘연하기 짝이 없다. 여야의 전.현직 대표간의 대결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 묘사에는 위 사자성어가 그대로 들어맞는다. 하루 서너 시간 잠자는 시간도 아까운 이들의 ‘D-7 선거 전략’을 엿봤다. 

    ◇ 민주당 색은 어디에…손학규 '인물론'에 집중

    19일 오후 6시 10분. 손 후보의 유세가 예정된 분당동 건영상가 앞 사거리에는 두 후보의 플래카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강재섭 후보는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배경으로 ‘한나라당 기호 1번 강재섭’이라는 문구가 사진과 함께 배치됐다.

  • 반면 손 후보는 달랐다. 당색을 최대한 배제하려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핑크색 넥타이를 맨 손 후보의 사진이 들어간 플래카드에서 ‘초록색’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선관위의 허가를 받은 등록물이라는 인증 스티커 옆에 겨우 민주당 로고를 찾았다.

    이에 대해 손 후보 측은 “이번 선거는 당 대(對) 당 구도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유권자들의 성향이나 여론조사 등을 거쳐 마련된 맞춤형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출신으로 분당 내 손 후보의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표로 연결시키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손 후보 ‘인물’은 선호하는 반면 민주당에 호감이 적은 표심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손학규 후보가 아직도 한나라당 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면서 당 대표가 당색을 저버린 채 선거에 임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 두 후보 모두 장밋빛 '전망'…누군가는 고배를 마셔야 하는데

    ‘나홀로’ 인물론에 집중하고 있는 손 후보 측의 이번 선거 전망은 밝았다. 무엇보다 유권자와의 ‘스킨십’이 연일 계속되는데 따른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는 것.

    손 후보 측 관계자는 “효율적으로 유권자들을 만나려고 하다 보니 (걸어서) 보도로 만나는데 한계가 있어 유세차량 등을 이용해 사람들을 만나고 있으나 공동유세 전까지 마이크를 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재섭 후보는 ‘분당 = 한나라당’ 공식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손 후보의 출격으로 여유 있던 판세가 박빙으로 치닫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9일 처음으로 분당을 찾아 경기도 지역 의원, 당협위원장 등 40여명을 소집, 동(洞)별로 담당자를 배치했다. 확실한 역할분담을 통해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에 강 후보측은 지도부와 ‘따로, 또 같이’ 유세활동을 벌이는데 유권자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강조했다. 분당이 대표적 한나라당 지지기반인만큼 적극적 지지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

    강 후보측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박빙이다, 제쳤다, 밀린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느끼는 것은 현장”이라며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다. 유권자 분들이 강 후보의 인사를 밝게 받아주신다”고 밝혔다. 

    두 후보 측은 모두 장밋빛 전망을 내놨으나 실제 표심이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일주일 뒤 누군가는 고배의 쓴 맛을 봐야한다.

    이에 양당 지도부의 움직임은 가빠졌다. 20일 오전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이 출신 지역에 따라 분당에 사는 동향 사람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1일 분당에 지도부를 비롯한 수도권, 대구, 경북 등 의원들과 함께 유세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단 7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