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계속 이광재 그늘에 숨어있을 것인가”최문순 “보궐선거 책임을 왜 이광재에게 묻나”
  • MBC 전 사장 출신인 엄기영-최문순 후보가 친정을 찾아 가시돋힌 설전을 벌였다.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8일 앞둔 19일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한치 양보없는 뜨거운 공방을 펼쳤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두 후보는 자신의 공약 및 정치 소신을 밝히는 한편 상대방에 대한 비판을 강도 높게 쏟아냈다.

    진행 방식은 공통으로 주어진 질문에 1분 30초씩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먼저 두 후보는 서로의 정치 입문 과정을 놓고 격돌했다.

    손 교수는 각 후보가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비판여론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엄 후보는 “사장직을 떠난 뒤 20일도 안 돼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최 후보와 달리 나는 1년 만에 입문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나는 미디어법 방송사 사장으로 있을 때나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나 줄곧 방송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받아쳤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의 득표 전략으로 삼고 있는 ‘이광재 동정론’을 놓고 벌인 토론에서는 두 후보 사이에서 불똥이 튀었다.

    최 후보는 “정치탄압을 받고 물러난 이광재 전 지사는 강원도민의 선거 주권과 정치적 각성의 표상”이라며 “보궐선거가 치러진 책임을 이 전 지사에게 묻는 것은 강원도민에게 책임을 묻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엄 후보는 “보궐선거 비용은 강원도민의 호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면서 “지금 최 후보의 선거운동을 두고 이광재 그늘에서 숨어서 선거운동을 하지 말고 떳떳하게 나서라는 민심도 많다”고 맞섰다.

    그러자 최 후보는 “10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된 분에 대해 지나치게 말한 면이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지방 재정 확보 방안과 대북 문제를 놓고도 두 후보가 맞붙었다.

    엄 후보는 낭비성 예산 절감 등을 통해 매년 5000억원씩을 확보하겠다는 최 후보를 “너무 소극적”이라고 평가절하했고, 최 후보는 특별회계 등으로 거대 재원을 만들겠다는 엄 후보의 방안에 대해 “대통령 공약 수준이지만 현 정부가 실현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최 후보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로 강원 경제는 빈사상태이며 남북대화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엄 후보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해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먼저 해야 한다”고 견해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