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식 버티기로 여론조사방법 이끌어후폭풍 피하기 위해서라도 김태호 눌러야
  • 결국 유시민식 협상이 통했다. 4.27 김해을 재보선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선출되면서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독불장군’의 면모를 보였던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계산이 맞아 떨어졌다.

    유 대표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중재안을 거부하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협상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코너’에 몰렸다. 그럼에도 불구, 양보‧타협 대신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켜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었다.

    이봉수 후보는 지난 10~11일 민주당 곽진업, 민노당 김근태 후보 등 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곽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후보는 43%, 곽 후보는 40%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와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1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 창원터널 입구에서 이봉수 후보와 함께 출근차량들을 상대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1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 창원터널 입구에서 이봉수 후보와 함께 출근차량들을 상대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 대표는 야권 내 경선 승리로 야권 내 입지를 공고히 할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민주당을 누르고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은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친노의 적자(嫡子)임을 자신할 수 있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미니대결’에서 승리를 거둬, 향후 야권 대권 경쟁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의 여세를 몰아 원내에 입성할 경우, 10% 초반에서 답보상태인 그의 지지율도 뛰어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인 홀딩페이스에 의뢰, 지난 6일 김해을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봉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6.5%p차로 뒤쳐졌다.

    그러나 격차가 크지 않은데다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충분히 뒤집어지거나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참여당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해가 어떤 지역이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신 곳이다. 김해 시민들의 마음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및 동정론을 강조했다.

    다만 이봉수 후보가 김태호 후보에게 패할 경우, 유 대표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유 대표 개인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했을지라도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될게 뻔하다.

    야당 입장에서는 ‘당선될 만한’ 야당 단일후보를 한나라당 맞수로 내보냈으나, 결과가 패배로 들어날 경우 향후 야권연대 과정에서 두고두고 시비거리로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재보선의 단일화로 내년 총선 및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공언한 민주당은  “여론조사 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하나로 뭉쳐 선거를 꼭 승리로 이끌겠다”며 결과를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실제 당내 분위기는 허탈감에 가득 차 있다.

    지난해 6월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유시민 후보에게 패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시민 대표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우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통합의 정치가 진정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며 “‘알박기 정치’로는 작은 전투에서 이길지 몰라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는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