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오전 10시 '편지 필적 감정 결과' 발표
  •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분당경찰서 반진석 형사과장이 장자연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모(31)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 등 증거물이 조작된 흔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지방경찰청에서 분당경찰서 반진석 형사과장이 장자연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모(31)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 등 증거물이 조작된 흔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2년 만에 공개된 '고(故) 장자연 편지'의 친필 논란이 16일 오전 마무리 될 전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이날 오전 10시, 고 장자연의 지인을 자처하는 전모(31) 씨가 제공한 '장자연 편지'의 필적 감정과 지문 감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과수는 경찰로부터 넘겨 받은 '장자연 편지' 원본 24장과 전씨의 아내 명의로 작성된 또 다른 편지 10장을 대상으로 고인과의 필체 비교 및 지문 감정을 실시해왔다.

    국과수의 발표가 끝나면 경찰은 오후 2시경 경기도 수원 소재 경기지방경찰청사에서 국과수 감정 결과를 포함해 '장자연 편지'의 존재를 폭로한 전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만일 국과수 감정 결과, 해당 편지가 고인이 자필로 작성한 '진본'으로 밝혀질 경우 2009년 일단락 됐던 '장자연 사건'에 대한 전면 재수사가 불가피한 형국이다. 이에 따라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경찰이 어떤 수사 방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찰, '편지 조작설'에 무게 = 그러나 경찰은 전씨가 증거물로 제출한 고인의 편지가 사실상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선 경찰은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전씨로부터 압수한 편지봉투 사본에서 우체국 소인 발신지를 오려낸 조작 흔적이 발견됐고 ▲2003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전씨가 외부와 주고 받은 우편물 수발신대장에서 '장자연' 혹은 '설화'라는 명의로 된 발신자가 한 명도 없었으며 ▲2006년 8월부터 현재까지 전씨가 정신병 치료를 받고 있는 점을 볼 때 전씨가 일종의 정신장애를 일으켜 자작극을 벌였을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압수물품 2400여 건 가운데 전씨의 아내 및 지인 명의로 작성된 편지 원본 10장을 발견한 경찰은 해당 편지가 전씨가 고 장자연으로부터 받은 편지라고 주장하는 편지 필체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 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1999년부터 수감 생활을 해 온 전씨는 법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다.

    2009년에도 전씨로부터 '장자연 편지'와 관련된 제보를 받은 경찰은 당시 전씨가 편지 원본을 공개하지 않았고, 고인과의 관계성 여부 입증도 힘들어 전씨의 주장과 문건을 증거물로 채택하지 않았다. 

    경찰은 2009년 3월 중순 전씨가 '왕첸첸'이라는 가명으로 장자연으로부터 받았다는 편지를 언론에 공개하자 수사관 2명을 보내 '편지를 넘겨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전씨가 응하지 않자 관련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장자연의 편지는 날조됐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2년 전 불거진 '장자연 사건', 용두사미 결론 = 2009년 3월 탤런트 장자연이 자살하면서 불거진 소위 '장자연 사건'은 당시 장씨의 매니저를 지낸 유씨가 "소속사 대표 김씨가 지금껏 장자연에게 성접대를 강요해왔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소속사 측으로부터 모종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20여 명의 유명인사가 무더기 조사를 받는 형사 사건으로 비화됐다.

    그러나 장장 5개월간에 걸친 조사에도 불구 해당 사건을 총지휘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뚜렷한 증거가 없고 동료 연예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김 대표의 강요죄가 성립되지 않았다"면서 관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장자연 리스트'에 올랐던 금융업 종사자, 외주 제작사 대표 등도 증거 불충분으로 전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다만 김씨가 장자연의 머리를 페트병으로 몇 차례 때린 사실과 전 매니저 유씨의 행동이 김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사실이 인정돼 각각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