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대학, 특정 카드 제휴 논란
  • 올해 서울 S 대학에 입학한 김선경(19·여)씨는 겨울방학 내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 말로만 들었던 ‘살인적인 등록금’을 실감하며 방법을 궁리한 끝에 올해부터 ‘카드납부’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한숨을 돌렸다. 김씨는 사정을 설명하고 부모님께 받은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하려다가 특정카드만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김 씨는 “말로만 카드납부가 가능하다고 홍보해놓고 왜 특정 카드 하나만 요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정작 대학 측은 자신들의 행정 편의만 추구하는 꼴이며 해당 카드회사와 어떤 이면 계약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재학생 편의를 위해 등록금 카드납부를 하나둘 시행하고 있다. 많게는 500만원을 훌쩍 넘는 목돈을 분할 납부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지만, 대부분 대학들은 특정 신용카드로 한정하고 있어 또 다른 불만을 낳고 있다.

  • 7일 수도권 대학들에 따르면 성균관대와 건국대는 삼성카드와 업무 제휴를 맺고 2011학년 1학기 재학생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와 서강대, 서울시립대 등은 비씨카드(우리카드)와 업무 협약을 맺고 등록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등록금을 납부하는 학생들은 대학 측의 이 같은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차피 같은 금액을 내는 등록금을 굳이 특정 카드회사만 이용해야 할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성균관대 한 3학년 학생은 “올해부터 등록금 카드 납부가 가능하다고 해서 큰맘 먹고 A 신용카드를 장만했는데 정작 등록금을 내기 위해서 삼성카드를 또 발급받아야 했다”며 “학교 재단과 삼성이 같은 재단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반면 서울대의 경우 농협 NH, 농협 BC, 신한, 우리 등 다수의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업무 제휴를 맺은 카드를 이용하면 할부 이자나 수수료 등에 혜택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도가 낮은 학생의 경우 한도액이 등록금에 못 미칠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특별 한도가 적용 가능한 카드회사를 선택해야 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성균관대 재무팀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다른 곳 보다 계약 조건이 유리했다”며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한 카드사와 협약은 맺은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