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 구성에서 학부모회 임원 모두 배제…심사위 11명 대부분 친전교조 성향 전체 학부모 1300명 중 17명이 평가한 점수로 후보자 순위 결정
  • 14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열린 한국교총 규탄집회에 참석한 영림중 학부모 윤정득씨(영림중 2학년 학부모회장) 와 안도낭씨(영림중 학부모회 수석총무)는 착잡한 표정이었다.

    아이들을 기르는 학부모로서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 임용이 잘못됐다며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크게 부담스러운 듯 했다.

    학교에서 내부형 교장 공모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무었입니까?

    "우리 학교 학부모들은 원래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초빙형 교장공모를 원했어요. 그런데 지난 12월 14일 갑자기 시교육청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시행하라는 공문이 내려왔어요. 사실 학부모들은 초빙형이 무엇인지, 내부형이 무엇이지 잘 알지 못하잖아요? 시교육청이 하라니까 내부형 공모를 진행하게 됐지요"

    "그런데 다른 학교는 교장공모 할 때 4개월 이상 준비기간을 두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학교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가정통신문 달랑 한 번 보내는 것으로 끝났어요."

    가정통신문엔 어떤 내용이 있었나요?

    "내부형 교장공모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내용이었어요. 문제는 학부모들이 제도를 정확히 알지 못하니까 그냥 학교 의견에 따라 찬성이라고 표시를 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에요. 심지어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가정통신문을 보여주지도 않고 임의로 찬성표기를 한 경우도 있어요. 그렇게 70%의 찬성을 받아 내부형 공모를 진행하게 됐어요"

    심사위 구성은 어떻게 됐습니까?

    애초 심사위는 교사 3명, 학교운영위원 3명, 지역위원 1명 등 7명이 내부심사위원으로, 학부모회 대표와 지역인사 각 3명, 동창회 대표 1명 등 7명이 외부심사위원으로 구성됐어요.

    그러나 심사위 구성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잘 모르는 연기명 투표라는 방식을 내세워 학부모회 회장이 배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어요. 우리 두 명은 1월 13일 첫 심사위에 참석해 학부모회 회장의 심사위 배제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 후 학교에서 사퇴서를 제출하면 다른 학부모 임원을 대신 위원으로 선출하겠다 해서 사퇴를 했는데 학교에서 입장을 바꿔 우리 학부모회 대표 3명이 제외돼도 14명 중 11명이 남아 정족수 구성에 문제가 없다며 추가 선출없이 11명만으로 심사를 계속했어요.

    내부심사위원 구성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내부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교사 3명 중 2명은 전교조 소속이었으며, 학교운영위원, 지역위원 모두 친전교조 성향의 시민단체 소속이었어요. 결국 남은 11명 중 대부분의 위원이 친전교조 성향으로 구성된 셈이지요.

    심사과정도 불공정했다고 주장하시는데 이유는 무엇입니까?

    서류심사 후 공모에 참여한 교장후보들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경영 설명회를 열었어요. 절차상 설명회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교장후보의 설명을 듣고 평가를 하도록 돼 있어요. 그런데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가 전체 학부모 1300명 중 17명에 불과했어요. 결국 17명의 학부모가 평가한 점수만을 가지고 후보들의 순위를 매긴거에요.

    후보자들의 학교경영설명회에 대한 학부모 평가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았나요?

    시교육청이 제시한 예시안에는 기준이 전혀 없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교과부가 엄정하게 재심사를 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만약 불공정하게 결정된 교장임용이 철회되는 않는다면 (임용된 교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까지도 검토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