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국심 가르치기

    미국은 유치원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의무교육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필수과목으로 미국 역사를 가르칩니다.
    미국이 어떻게 탄생되었는가. 독립선언문을 누가, 왜 작성했는가. 최초의 헌법, 그리고 건국 대통령과 초기 대통령들에 대한 영웅담을 학년별로 쉽게 풀이해 설명하면서 건국자들의 '용기'를 중점적으로 가르칩니다.
    어떤 상항을 구체적으로 설정해 놓고, 어떻게 처신하는 게 용기 있고 의리 있는 행동인가를 토론하기도 하고, 또 자신이 행한 용맹함에 대한 것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미국 역사공부는 중,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왜 그들이 영국 황실에 반기를 들었는가. 왜 그들은 목숨을 걸고 독립 국가를 원했는가, 등등. 보다 심도 있게 다루어집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골자가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무엇인가부터 시작합니다.
     
    중학교에서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정치 시스템의 골격을 공부합니다. 미국 국가의 모토인 “In God We Trust”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왜 이 글귀가 미국 지폐에 찍혀 있는지를 공부하며, 미국은 자유의 땅이고, 용맹한 자들의 집이라는 미 국가인 “Star Spangled Banner"의 구절구절 의미를 공부합니다.

    고등학교에서는 미국의 독립선언문과 Bill of Rights (최초의 10 조항 헌법)을 조항마다 분석해 가면서 공부합니다. Bill of Rights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서로 반대 편 입장이 되어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내 생각에는 이렇다.”는 식으로 토론을 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에 의한 논리적 반론이 지속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신이 미국편이 아니고 영국 왕실 편으로 편성되었으면 영국 왕실편의 입장이 왜 어째서 옳은가를 제시해야 합니다. 주로 서너 명이 한 팀이 되어 재료 수집에서부터 보고서 작성까지 팀워크로 합니다. 이런 팀워크 토론을 거듭 거치면서 청소년들은 말싸움, 감정대립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토론문화를 자연스럽게 터득해 갑니다.
    이렇게 교실에서 반복되는 토론식 공부 방법은 단순히 학점 따기 수준을 벗어나 학생들에게 미전역에서 시, 도, 주 별로 개최되는 토론대회에 참석하고 싶은 의욕을 고취 시켜줍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토론대회에 가보면 이들이 과연 고등학교 학생들인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그들의 해박한 지식과 무엇보다 토론에 임하는 성숙한 태도에 놀라게 됩니다.

    초 중 고등학교 내내 미국의 건국역사를 공부하면서 청소년들은 미국을 세운 건국자들에 대한 존경심과 나아가 애국심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은 아메리칸 인디언을 비롯해 세계 각 곳 인종들이 다 모여 '미국인'을 이룹니다.
    뉴욕이나 시카고, LA같은 대도시에는 한 학교에 50여 개 이상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은 다인종 다문화 국가이기 때문에 이것이 미국이다, 이 사람이 미국사람이다, 라고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습니다.

     
    미국이 서울 뒷골목보다 더 지저분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국 거리에서는 쓰레기를 볼 수 없다고 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라 해도 굿모닝. 굿 이브닝. 할 정도로 참 친절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국 사람들은 험한 욕을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낮에도 강도가 드는 동네가 있는가 하면, 밤에 문을 잠그지 않고도 지내는 동네도 있습니다.
    장님이 코끼리 만져보는 격으로 그야말로 미국, 미국인에 대한 의견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아무리 종족이 다르고 삶의 배경이 다르다 하여도 미국이 위험에 처했을 때, 미국인들은 '미국인'이라는 기치 아래 뭉칩니다.

    얼마 전, Arizona 주의 총기 사건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그 어떤 시련이 닥쳐도 미국, 미국인은 절대 좌절하지 않는다. 우리는 낙망하기보다 희망을 갖자"며 단합된 미국을 호소했을 때 국민들은 열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을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의 개척자 정신, 용기인 것입니다. 그것을 어려서부터 교육 받고 자란 국민들이기에 그런 호소와 그런 호응이 저절로 나오는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 DC에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헌법 아카데미 여름학교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다섯 주 동안 미국 건국역사와 Founding Fathers에 대하여 공부합니다. 
    GPA 3.2 이상인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는 이 아카데미의 모토는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 <효율적이며 참여정신이 강한 시민>이 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뚜렷한 국가관, 애국심, 그리고 자신에 대한 긍지심.
    이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생겨지는 것도 아니고 누가 강요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하는 내 나라 바로 알기 역사교육이 기본 뼈대가 되는 것입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가 이토록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