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광역단체장들 “당 신경 안 써줘 서운”

한나라당 소속 광역지자체장들이 안상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각 단체장들이 당의 소극적 지원 태도에 저마다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2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광역단체장들과 당 지도부간 간담회를 열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소통의 차원을 떠나 각 단체장들이 그동안 누적된 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성토장’이 됐다.

가장 먼저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지역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안)에 반대한다는 보도를 거론하면서 “아침 보도를 보면서 ‘대체 한나라당은 어디로 갔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며 “이분들의 말씀이 진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화두를 던졌다.

특히 오 시장이 이에 대해 언급했을 때 ‘주민투표안’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희룡 사무총장이 맞은편에 자리해 시선이 쏠리도 했다.

오 시장은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라고 생각하지만 힘을 모아달라”면서 “함께 싸우지는 못할망정 혹시 다른 생각이 있어도 당을 위해서 싸우는, 특히 당론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지자체장이 힘이 빠지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거들고 나섰다. 김 지사는 “무상급식 문제로 오 시장이 대표선수로 고생하는데 당에서도 심도있는 지원과 구체적인 해법에 대한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며 지원 사격을 했다.

그는 “당이 심도있는 연구와 정확한 방향에 대해 결론을 갖고 일관되고 용기있게 추진해야 민심을 잡을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포퓰리즘을 반대하는데 마치 복지를 반대하는 것처럼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박맹우 울산시장 또한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당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반면 대구·경북 광역단체장은 과학벨트와 동남권신공항 문제를 언급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지역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통상적인 표현을 쓰면 집 토끼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우리도 산토끼가 되자는 거다. 영남권 신공항 선정은 정부가 3번이나 연기했는데 약속은 지켜야 하지 않나”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안상수 대표가 “절제된 용어를 써달라”고 자제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김관용 경북지사도 “과학벨트와 무상급식 지역발전은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의 바탕에서 논의돼야 한다. 현 정부에서 종결되는게 아니어서 국민 동의와 합의를 얻는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이어진 비공개 회의를 통해 “민주당의 무책임한 ‘무상복지시리즈’ 대로 한다면 지방재정이 파탄날 우려가 크므로 지방재정이 부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복지가 진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배은희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