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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남들에게 자기 아내를 가리켜 '내 와이프'라거나 '내 마누라'라고 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고유한 우리 말이 있는데 '와이프'와 같은 외래어를 쓰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며 가볍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 '마누라'라 하는 것은 아내를 비하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자기 아내를 얕잡아서 '여편네'라 하거나, 농담조로 '밥데기'하는 말을 간혹이지만 듣게되는데 화자(話者)의 인격이 의심되는 용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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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회생활에서 아내를 말할 때는 '아내' '집사람' '안사람' '처'로 지칭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나 어머니, 아버지에게 아내를 가리키는 말은 '그 사람' '저 사람' '이 사람'하거나 아이들 이름을 넣어 '♡♡어멈' '♡♡어미'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와 같은 어른 앞에서는 아내를 낮추어 말해야 하므로 '♡♡엄마'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신혼 초에 어른들 앞에서 '♡♡씨' ‘영희’ ‘쟤’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말은 부모 앞에서 쓸 수 없는 말입니다. 외조부모나 장인, 장모 앞에서는 '♡♡엄마'도 쓸 수 있는데, 이는 친부모와 달리 장인, 장모에게는 그 딸을 낮출 필요가 없기에 가능합니다. 형제자매나 형수, 제수, 매부 앞에서 아내를 일컬을 때는 '♡♡엄마' '집사람' '안사람' '처' 등을 두루 쓸 수 있습니다.
손아래 동생들에게는 그들의 입장에서 '네 형수' '너의 언니' '네 새언니'나 '형수' '언니' '새언니'라고 지칭합니다. 이렇듯 대화 상대에 따라서 아내를 지칭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겠습니다.김충수 전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