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서울의 생명줄...한치의 땅도 거저 얻은게 아냐""北, 앞으로도 연평 도발같은 분쟁 일으킬 것"
  • 백선엽 전 장군은 25일 한국전쟁과 관련, "1인치의 땅도 그냥 얻은 게 아니라 고지전투전에서 유엔군과 한국군이 많은 피를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내가 겪은 6.25와 한미동맹의 역사'를 주제로 열린 한국전쟁 60주년 기념 강연에서 "우리는 지금도 6.25전쟁 이후 (북한과) 휴전회담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며 계속해서 이런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1951년 남북 휴전회담에 최초의 한국측 대표로 참여했던 백 장군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 "연평도 등 서해 5도는 휴전회담 당시 공산측과 유엔측이 2년에 걸쳐 줄다리기를 계속한 곳"이라면서 "당시 유엔에서 서해 5도만은 인천항의 중요성을 생각해 양보를 안하고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유엔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을 권하다가 휴전회담 때 이를 철수했다"면서 "그러나 서해5도만은 확보했는데, 수도 서울의 한강이 죽은 강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장군은 "천안함 사건과 이번 사건을 보면 북한은 어디까지나 미국과 대화상대를 하고 우리는 미국의 괴뢰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휴전회담 시작할 때부터 그랬고 60년동안 그대로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자기네 필요에 의해서 저런 분쟁을 일으키고 앞으로도 일으킬 것"이라며 "그리고 자기 국민은 굶주리게 하지만 지도부는 잘 먹고 잘살면서 군대는 등 뒤에까지 훈장을 붙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북한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안이하지 않게 냉정하고 사태를 직시해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3대에 걸쳐서 북한은 1인 전제국가가 됐지만 2천200만 국민은 굶주리고 있다"면서 "지난 10년동안 친북정권이 북한에 많은 것을 도와줬지만 지금 정부는 시시비비(를 따지는) 태도로 나와서 오늘날과 같은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 목표는 남한을 무력통일하겠다는 것으로 남한에 있는 동정세력과 연계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북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리에 참석한 새내기 외교관 35명에게 "앞으로 외교전선에 종사할 분들이 이 나라가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정통성을 갖고 발전해왔는지 역사를 직시해서 이 나라를 위해 십분 봉사해주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편 뒤 외교관을 지냈던 그는 1961년 프랑스 등 유럽 6개국과 아프리카 12개국 겸임대사 생활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외무부에 경비가 없어서 18개국 대사를 겸임하면서 1년의 3분의 1은 서기관 1명과 가방 하나 들고 아프리카 오지까지 갔고 그 고통은 전선에서 전쟁하는 것 이상의 것이었다"면서 "외교를 하는 데 있어 하나하나 많은 노력으로 외교전선을 개척해왔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장군은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작전을 지휘했으며 현재는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과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