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의 위신

    지난 11월 10일, 미국의 유명 TV 프로그램인 Oprah Winfrey 쇼에 전 부시 대통령이 나왔습니다.
    오프라는 부시 전 대통령에게 현 대통령인 오바마의 정책에 여러 가지로 불만이 많지 않는 가고 질문하며 은근히 그에게 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 또는 비난을 유도했습니다.
    여기 대해 부시 전 대통령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말을 했습니다.

    “나는 내 나라의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나는 내 국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통령이란 미국의 국가 원수입니다. 미국의 원수는 전 세계에 미국을 대표하는 상징입니다. 그의 정책과 내가 원하는 정책 노선이 다르다하여 그를 비난한다는 건 있을 수없는 일입니다. 물론 우리는 소속 당도 다르고 또 정치 철학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하여 반대 의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대통령 개인을 비난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공격 또는 비판하며 그의 위상에 흠집을 낸다는 건, 당 차원이나 개인 정치관의 문제가 아닌 무지하고 무모한 짓입니다.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내 조국, 미국의 위상에 흠집을 내는 일입니다. 
    대통령이란 직위는 참으로 많은 것을 고려하고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자리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정세, 이렇게 저렇게 얽혀있는 많은 문제들을 직시하며 고민하는 그 어려운 자리에 있는 대통령에게, 지혜와 힘을 보태주지 못할망정 비난한다는 건, 특히 그 자리에 있어본 사람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인터뷰 내내 오프라는 계속 그에게 오바마 현 대통령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유도했지만 그는 끝내 단 한마디도 현직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한 국가의 대통령이란 위상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 것인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합니다.
    내 나라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내 나라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헐뜯는다는 건 국제사회에서 내 나라 위상을 실추시키는 짓입니다. 그런 짓은 국가를 사랑하는 정치인의 자세가 결코 아닙니다.

    인터뷰 내내 나는 선진국 정치인의 모습은 저 정도는 되어야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부시와 오바마의 정치 노선이 다르고 철학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또한 오바마의 현 행정에 부시가 찬성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기 때문에 오프라는 예리한 질문공세로 그를 코너로 몰아세우며 그의 입에서 오바마에 대한 강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를 바랐지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껄끄러움을 피해가면서 끝내 오바마를 비하하는 발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이 오바마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은 할망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인신공격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내 나라 대통령이다.”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에 현 대통령이 진심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부시 대통령이 인터뷰 도중 몇 번씩 강조한 이 말이 여운을 남깁니다.

    그는 정치가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지만 어디까지나 한 부분일 뿐 삶의 전부는 아니라는 말도 하였습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인으로서 소속 당도 중요하고 소속 당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그 역시 책의 한 chapter처럼 지나가는 것이고, 다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도덕 가치관과 나라 사랑이라는 말도 하였습니다.

    흔히 이제는 세계가 한 울타리라고 말합니다.
    얼마가지 않아 super sonic 시대가 오면 아침은 서울에서 먹고 뉴욕으로 출근했다가 저녁 때 서울 집에 와서 잠을 자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뉴스를 한국에서만 보는 것도 아니고 미국 뉴스를 미국에서만 보는 것도 아닙니다. 그야말로 원하기만 한다면 전 세계 뉴스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대한민국이 보다 더 원숙한 선진 문화국이 되기 위하여 그 누구보다 우선 정치인들이 세계 뉴스, 세계적인 TV 프로그램을 경청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이나 다른 당 소속 의원들을 헐뜯고 깎아내리기 하는 것이 품격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을 공부 좀 했으면 합니다.

    <김유미 /재미작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