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언어생활에서 우리는 '감사하다'를 한자어에서 유래한 말이라고하여 '고맙다'로 바꾸어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는 이 두 용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굳이 쓰임을 구분해본다면 '감사하다'는 윗사람에게나 좀 더 격식을 차려야할 자리에 많이 쓰며 아랫사람에게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반면에 '고맙다'는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는 친구나 동생처럼 친근한 사이에 쓰며 보다 더 부드러운 말투로 들립니다.

  • 다시 말해서 상대방이 자식, 부하, 제자와 같이 자신보다 나이가 적거나 지위가 낮은 아랫사람일 경우나 친하고 허물없는 사이일 때는 ‘고맙다’는 표현이 좋겠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말하는 사람보다 나이나 지위가 높은 어른인 경우와 공식적인 자리인 경우에는 ‘감사합니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립니다.
    그러므로 '감사하다'를 무조건 '고맙다'로 대체함은 우리 언어생활을 어떤 틀에 맞추어 너무 경직시킬 우려가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다만 같은 뜻이라면 우리 고유어를 씀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가람'이나 '뫼', '즈믄'같이 아름다운 우리 말들이 한자어 '강(江)'이나 '산(山)', '천(千)'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밀려났듯이, 말은 자주 쓰지 않으면 이내 사라지게 되므로 '고맙다'와 같은 우리말 표현을 더 많이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글을 쓰시는 분들이나 교단에 서신 선생님들이 이러한 우리말 찾아쓰기에 앞장 서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충수 /전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