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의 위선자들

김성욱 | 최종편집 2010.10.29 15:57:50
"하나님이 북한 동포 잊지 않고…봉수교회가 건축됐다?"  
 한국 기독교계를 짓누르는 위선적 평화의 논리   
 
 소위 對北(대북)전문가들 중에는 북한의 住民(주민)에겐 냉혹하고 政權(정권)에겐 유화적인 이들이 많다.
 
 종교성향을 띤 전문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통일연구원(KINU) 선임연구위원 허문영(許文寧) 박사(사진)는 9월10일 한 세미나 발제를 통해 북한의 가짜교회인 봉수교회를 “하나님의 영적 회복”의 사례로 치켜세웠다.
 
 허문영 박사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햇볕정책의 전도사 역할을 해 온 인물로서 (사)평화한국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산하 통일선교대학 대학원장을 맡으면서 保守(보수) 성향 기독교계의 對北(대북)인식을 주도해 온 인물 중 하나이다.
 
 許박사는 평소 “남북한 平和(평화)”를 주제로 논지를 펴왔다. 그는 9월10일 서울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9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 발제문에서 일제시대 神社參拜(신사참배)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일제하 당시 개신교 주류였던 장로교마저 제27회 총회(1938.9.9 평양서문밖 교회)에서 신사참배를 애국적 국가의식으로 규정하고 솔선 이행할 것을 결의하였다. 산사참배 결의 10년 뒤인 1948년 9월9일 북한에 ‘김일성’ 공산정권이 들어섰고, 20년 뒤인 1958년 주민성분조사사업을 통해 기독교가 완전 말살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북한 동포들을 잊지 않고 계셨다. 희년의 해인 50년 뒤인 1988년 기독교를 완전 부정하던 북한에 교회(봉수)가 다시 건축되었다. 그리고 60년 뒤인 1998년 9월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체제가 출범하였다.
 
 그리고 70년 뒤인 2008년 9월9일 15개 기독교 단체들이 함께 모여 한국교회의 역사적 범죄, 신사참배 죄를 하나님 앞에 통렬히 회개했다.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일컫던 평양이 ‘바벨론 포로 70년’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이후 장로교 4개 교단이 연합총회를 개최해서 신사참배를 회개하는 역사가 일어났다. 하나님께서 이를 받으시고 동방의 예루살렘 평양의 영적 회복을 시작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許박사는 신사참배의 죄에 대한 결과로 북한이 공산화됐지만 하나님이 북한동포를 잊지 않아 ‘봉수교회’가 건축됐고 이후 ‘先軍(선군)정치’가 출범했으며, 남한교회가 신사참배를 회개하면서 하나님이 이를 받으시고 동방의 예루살렘 평양의 靈的(영적) 회복을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영적 회복(?)이 시작된 북한은...>
 
 許박사는 봉수교회 등을 예로 북한의 靈的(영적) 회복 운운했지만, 북한에서 종교, 특히 기독교를 믿는 것은 곧 죽음이다.
 
 공산국가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즈」(Open Doors)」 등 국제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2~3만 명가량이 정치범 수용소에, 5~7만 명가량이 로동교화소에 수감돼 있으며 이들 대부분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를 간첩죄로 다스리라”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지침(2002년)이나 “기독교는 국가제도 顚覆(전복) 실현 수단이므로 끝까지 색출하라”는 유사 문건(2005년 7월)에서 확인할 수 있듯, 기독교인으로 판명되면 ‘終身收容所(종신수용소)’에 압송되거나 ‘秘密處刑(비밀처형)’이 진행된다.
 
 봉수교회는 북한이 남한의 선교헌금을 빨아들이는 外貨(외화)벌이 및 對外(대외)선전용으로 만든 ‘가짜교회’이다.
 
 ▲봉수교회의 목사·신도들은 모두 조선로동당 黨員(당원)인 對南(대남)사업일꾼들이며, ▲정기적인 주일예배도 없고, 남한·해외에서 기독교인들이 오는 경우 ‘연극’처럼 예배를 드린다. ▲일반주민은 예배에 참석할 수 없고, ▲목사·신도들의 전도나 선교도 존재하지 않는다. ▲탈북자들 증언에 따르면, 목사·신도들의 소위 ‘예배’는 事前과 事後에 김일성주의와 다른 사상을 보고 듣고 말한 데 대한 일종의 ‘淨化(정화)의식’이 치러진다. 김일성주의에 벗어나는 기독교신앙 침투를 막기 위한 사전학습, 사후비판 같은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허문영 박사가 소속된 통일연구원의 ‘북한인권白書(백서)’에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黨(당)에 의해 통제받는 제한적 교회?>
 
 許박사는 9월10일 세미나 발제문에서 2015년까지 소위 남북한 교회 교류 활성화를 이렇게 주장했다.
 
 《2015년은 국토분단 70년이 된다. 이때까지는 국토장벽을 넘어 남북한 국민이 오고갈 수 있는 정도의 통일을 그리고 남북한 교회(종교)교류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하자. 비록 당에 의해 통제받는 제한적 교회라 할지라도, 적어도 도 인민위원회 소재지에는 교회가 1개 이상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이날 발표 이외에도 許박사는 봉수교회가 달러획득을 위한 가짜교회가 아니라 黨(당)에 의해 통제받는 제한적 교회 정도로 치켜세우면서 남한 기독교계의 북한정권 지원을 주도해왔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남한 기독교계의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의 배면엔 어김없이 ‘허문영’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천안함 폭침을 침몰로 표현, 人權 참상엔 침묵>
 
 북한의 천안함 폭침 이후인 2010년 6월17일 527명의 종교인들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이 시점에서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는 일”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남북 간에는 물론이고 남한 사회 안에서도 서로를 불신하고 반목하는 상황이 극대화되고 있다.(···)일부 종교·사회·정치인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품고 북한을 상대로 전쟁까지도 불사해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렇게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행위는 나라와 민족의 역사 앞에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
 
 《남북 군사 대결 구도로 말미암아 우리마저도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외면함으로써 지금 북한 동포들은 남북 갈등의 최고 희생자가 되어 餓死(아사) 직전의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북한 동포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는 조건 없는 동포애적인 ‘人道的(인도적)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정부는 남북 교류 협력 및 인도적 대북지원 전면 중단 정책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
 
 당시 성명은 천안함 爆沈(폭침) 관련, 북한정권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은 채 “천안함 沈沒(침몰)사건”으로 왜곡했고, “人道的(인도적) 지원”을 말하면서도 정치범수용소, 공개처형, 탈북자 강제송환·강제낙태·영아살해, 지하교인 탄압 등 북한인권 참상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서 성명은 허문영 박사를 비롯해 조용기, 곽선희 목사 및 노무현 정권 당시 反核(반핵)·反金(반김)국민대회 등을 이끌었던 길자연(왕성교회) 목사와 김성영 前성결대학교 총장, 박성민 목사(CCC 대표) 등 온건한 성향의 목사들도 상당수 참여했다.
 
 <북한에 대한 지나친 공격적 태도를 우려하고?>
 
 2009년 3월1일 한국의 내로라하는 목회자들이 발표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3·1 선언문’은 “북한에 대한 지나친 공격적 태도를 우려하고” 나아가 “북미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남북한 사이의 기존합의 존중” 즉 6·15와 10·4선언 실천을 촉구했다.
 
 허문영 박사가 실행위원으로 주도한 이 선언문은 북한인권에 대한 형식적 언급에 나섰지만 북한정권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20만 명 이상 죄 없이 수감돼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인간노예로 팔려 다니는 수십 만 탈북여성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매년 5천 명 이상씩 끌려가는 强制送還(강제송환)도, 송환 후 겪게 되는 강제낙태, 영아살해와 같은 끔찍한 拷問(고문)의 중단도 촉구하지 않았다.
 
 <북한에 자유의 풍선 날리지 말라고 성명>
 
 2008년 11월21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2층 대강당에서는 ‘계속되는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기독인의 입장’이라는 성명이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소위 “일부 탈북 및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북한주민이 변화되는 것은 대북 전단이 아니라 차분하게 진행되는 개성공단 등 남북교류협력에 의해서라는 점도 유념해 주기 바란다.(···)전체 국민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하는 남북관계 악화행위를 중단해 줄 것》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과장되게 강조하기보다 협력 지향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북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하고 ‘통미봉남’, ‘통민봉관’ 정책을 ‘통미통남’, ‘통민통관’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改正(개정) 내지 廢止(폐지)에 손을 써야”>
 
 허문영 박사의 對北(대북)인식을 엿볼 수 있는 글이 있다. 미국 방문 중 ‘코리아위클리-한국주간(The Korea Weekly of Florida)’라는 매체와 한 인터뷰를 일부 인용하면 이렇다.
 
 《 "나는 (평화)통일론을 말하면서 1단계 화해협력단계에서 국가보안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사실 불온문서 은닉죄, 고무찬양죄 등 보안법에서 독소조항이 되고 있는 부분들은 현재의 형법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는 문제다. 다만, 우리사회의 보수층을 고려, 보안법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되, 국민간의 갈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지나치게 속도를 내어 진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
 
 ‘(질문)북한의 노동당 규약 개폐 여부에 관계없이 우리가 먼저 보안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자는 의견들도 많은데...’ : “물론이다. 현재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잡고 민족문제를 풀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라면 우리가 먼저 국가보안법 改正(개정) 내지 廢止(폐지)에 손을 써야 된다고 생각한다.”》
 
 <“김정일이 포악?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는 등소평이 되기를 원한다.”>
 
 《‘(질문) 허 박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에 대해 단순히 ‘포악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김정일은 등소평이 되기를 원한다. 김정일은 북한 체제를 발전시키기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안팎으로 안정이 요구되고 있고, 현재 내부 안정은 어느 정도 이뤄져 있다. 문제는 안보와 함께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모든 것을 미국이 틀어잡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서방세계로 진출하고 싶어도 미국의 ‘禁輸(금수)법’ 때문에 안 되고 있는 예가 바로 그것이다.”
 
 ‘(질문) 그렇다면 현재 남북문제가 잘 풀리지 않고 북한이 개방하는데 속도가 붙지 않는 근본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것인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미국은 50여 년 간 틈만 나면 (북한을) 때리려 했던 초강국인데, 북한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미국에 대해 방심하면서 화해하고 협력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런 점에서 북한이 개방하기 힘든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北 개방 안하는 건 미국 책임 있다”>
 
 《“한반도는 2000년에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런데 만약 차기정권이 들어서서 대북 강경정책을 펴면 북한은 (맞싸워서 물어 죽이는) ‘전갈외교’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많다. 대북 강경정책은 북한의 군사력을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압력을 줄 수 있다. 현재 북한 지도부는 화해를 원하고 있지, 대결을 원하고 있지 않다.”
 
  ‘(질문) 통일에 있어서도 북한은 ‘대상’이 아닌 ‘주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당연히 그렇다. 통일은 이남과 이북이 함께 이루어 나아가는 것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내심으로 북한을 흡수해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확산해 나가려 한다. 통일이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 공존의 논리로 이루어 가는 것이어야 한다. 공존논리의 핵심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다. 즉 통일을 위해서는 대상(Target)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지도부는 화해를 원하고 있다”>
 
 《‘(질문) 현재 탈북자가 점증하는 추세 속에 ‘빼내오기’를 시도하는 사람도 있는데...탈북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는가.’ : “한마디로 ‘빼내오기식’ 방법은 가장 낮은 수준이요, 하책중의 하책이라 할 수 있다. 탈북자 문제는 우리 입장에서는 ‘동포문제’ 지만, 중국에게는 ‘주권의 문제’, 이북에게는 ‘자국민의 문제’이므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체질개선이 필요한데, 북한에서 탈북자들이 안 나오게 해야 한다. 북한의 탈북자는 체제탈북자가 아니라 식량탈북자이다. 탈북자중 95%는 식량 탈북자이고 5%가 탈북하고 나와서 이남의 현실을 보고 체제 탈북자가 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아예 안 나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개성공단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인건비가 올라서 몰락하고 중국에 수출품목을 빼앗기고 있는데, 남한이 자본과 기술을 개성공단에 가지고 가서 중국의 십분의 일도 안 되는 인건비로 우수한 북한 근로인력을 동원해 상품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는 정치인들이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우리한테 정신 차리라고 준 하늘의 메시지이다.”》
 
 허문영 박사는 “국가보안법 改正(개정) 내지 廢止(폐지)에 손을 써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김정일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김정일에 대해 단순히 ‘포악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김정일은 등소평이 되기를 원한다. 김정일은 북한 체제를 발전시키기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현재 북한 지도부는 화해를 원하고 있지, 대결을 원하고 있지 않다”고 옹호했다.
 
 또 “북한이 서방세계로 진출하고 싶어도 미국의 ‘禁輸法(금수법)’ 때문에 안 되고 있는 예가 바로 그것이다.” “북한이 개방하기 힘든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폐쇄가 미국 탓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는 “북한을 흡수해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확산해 나가려 한다. 통일이란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한민국 헌법의 통일노선을 부정하면서 심지어 중국 내 탈북자 구출을 “하책 중의 하책인 ‘빼내오기식’ 방법”이라고 비판하면서 “개성공단”과 같은 정권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철저히 북한의 주민이 아닌 정권의 편에 선 이 같은 주장이 “平和(평화)”의 논리로 粉飾(분식)돼 한국 기독교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성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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