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8일 조선일보는 「北 동포에게 긴급히 필요한 지원은 크게 늘리라」는 사설을 실었다. 북한문제만 나오면 조선일보도 惑世誣民(혹세무민)에 앞장선다.
     
     이 사설은 『문제는 북한이 도발한 천안함 폭침 사건과 변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북한의 핵에 대한 집착이 초래한 남북 대치 국면 속에도 북한 동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실천할 길을 어떻게 찾아야 되느냐 하는 것이다』라며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對北(대북)쌀 지원을 하라고 부추겼다.
     
     문법에도 맞지 않는 어색한 이 사설은 『정부도 그런 고민을 안고 있기에 군사목적 등으로 전용(轉用) 가능한 쌀이나 중장비, 시멘트 등을 지원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하다고 한다. 그러나 더 크게 보면 수재복구용으로 지원하는 물품들이 군사적으로 전용되는 데는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북한이 요구한 쌀, 중장비, 시멘트 지원의 군사적 轉用(전용)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의 대북관계 경험에 비춰보면 「선(先)사과 후(後)지원」 정책이 그대로 실현되기보다는 「지원」과 「사과」가 동시 병행(竝行)되거나 먼저 행(行)해진 지원이 사과를 이끌어냈던 일이 더 일반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고 썼다.
     
     사설은 이어 『북한 동포들이 재난(災難)을 당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을 말하면서 『북한 동포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긴급히 필요한 물품의 지원을 대폭 늘리면서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란 기준을 적정(適正)하게 적용하는 지혜를 짜내기 위해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충고했다.
     
     2.
     조선일보는 쌀, 중장비, 시멘트 지원의 군사적 轉用(전용) 가능성을 縮小解釋(축소해석)하면서 천안함 爆沈 희생자 46명에 대한 膺懲(응징)은커녕 謝過(사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에 앞서 북한에 퍼줘야 한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국가적 자살을 부추기는 것 같은 이 사설은 『북한 동포의 고통』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북한에 줘야할 것은 食糧(식량)이 아닌 自由(자유)이며, 휴전선 以北(이북)의 거대한 감옥을 깨뜨려 2400만 동포를 해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날 사설은 물론 그 이전에도 읽은 기억이 없다. 민족반역자 김정일 뒤에 「국방위원장」이라는 존칭을 붙이고 통일이 되면 費用(비용)이 크다는 식의 퇴행적 발상은 조선일보와 여타 언론이 다를 바 없다. 탈북자 강철환 기자의 애타는 호소가 독자의 마음을 때리는 정도였다.
     
     쌀과 중장비, 시멘트 對北(대북)지원을 부추기는 조선일보의 사설은 망해가는 김정일 정권을 되살려 맞아죽고, 굶어죽고, 얼어 죽는 북한동포를 저대로 내버려 두자는 주장일 뿐이다. 46명의 천안함 용사의 희생을 욕보이며, 넋 나간 한국인의 利己心(이기심)에 야합하는 이런 주장은 임박한 통일의 대세를 거스르는 反통일적 선동이다.
     
     조선일보의 9일자 사설을 읽으며 대한민국의 위기를 몸으로 느꼈다.
    <김성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