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 동안 성매매는 IT 열풍을 타고 우리 국민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어 버렸다. 사회 문제가 된 미성년자 성매매나 스폰서 카페 등도 이런 성매매 산업의 확산을 정부가 강력히 제재하지 않으면서 나타난 현상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인터넷을 매개로 벌어지는 각종 성매매와 성매매 산업의 현실은 언론에서 보도하

  • 한 포털에서 활동하는 블로거가 '스폰서 카페'에 가입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자랑글을 올리기도 했다. ⓒ 뉴데일리
    ▲ 한 포털에서 활동하는 블로거가 '스폰서 카페'에 가입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 자랑글을 올리기도 했다. ⓒ 뉴데일리

    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청소년 성매매와 피싱의 온상, 메신저

    청소년 성매매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이뤄진다. 이런 현상은 이미 5~6년 이상 된 것이다. 문제는 최근 성매매에 나서는 청소년들 중 가출 청소년들만이 아니라 소위 ‘일진’ 등 불량한 아이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들이 어른들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가출을 하게 된 후에는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의 가출 청소년들과 어울리면서 생계형 성매매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유명 메신저의 채팅방 등에는 새벽만 되면 ‘재워주실 분’ 등을 찾는 쪽지나 채팅방이 뜬다.

    이전부터 인터넷 성매매의 문제점을 파악해 온 H씨는 “아는 여자 분이 예전에 애인 집에서 애인의 아이디로 친구와 채팅을 하다 동대문 인근의 PC방에 있다는 한 소녀로부터 쪽지를 받았다. 그 소녀는 ‘PC방 값 대신 내주고 재워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 분은 집 나온 아이들이 안타까워 ‘그러마’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소녀는 잠깐 있다가 ‘돈 5만 원만 더 주면 친구도 같이 가서 2:1 섹스도 가능하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가출 청소년만 이러는 게 아니다. 성매매는 범죄가 아니라 ‘아르바이트’라는 의식이 퍼지다보니 학교를 잘 다니는 청소년들 또한 성매매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지어는 친구들 사이에 집단 괴롭힘의 방식으로 힘없는 아이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일까지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고통스러움을 호소하던 아이들은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는 아예 성매매 업소로 빠져 들게 된다.

    물론 정부 당국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다. 때문에 여성부와 사법당국 등이 ‘조건만남’ 등의 단어를 규제하고 미성년자와 성인의 채팅방을 따로 개설토록 권고하고 있지만 그래도 소용이 없다. 성매매를 하려는 남성과 성을 팔려는 청소년들이 서로 약어와 은어로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일부 게임 아이템 사이트 등에서는 성인들에게 청소년들의 개인정보까지 판매하고 있다. 성매매를 하기 위해 청소년 개인정보를 사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메신저를 통한 성매매는 사기 범죄자에게는 좋은 사냥터이기도 하다. 마치 성매매를 할 것처럼 상대 남성을 유혹한 뒤 출장비 명목으로 송금하도록 한 뒤 잠적하는 건 이제는 고전적인 메신저 사기에 속한다. 최근에는 전화번호를 주며 만나자고 해 정보이용료를 뜯는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메신저 피싱에 가까운 이들은 개인이 아닌 기업 단위다. 이들은 과거에는 스팸문자로 유혹하던 ‘060’ 서비스를 ‘수신폰’이니 ‘아이디폰’이니 하며 마치 새로운 통신서비스인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알려주는 번호는 ‘0609-XX-XXXX’라는 식이다. 성에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이나 성매매에 빠진 남성들을 유혹한다. 전화를 걸어 통화를 하게 되면 각종 스팸수신에 동의하는 것은 물론 개인정보 유출에다 30초 당 700원에서 몇천 원에 이르는 정보 이용료를 ‘합법적’으로 피싱 업체에 헌납하게 된다. 때문에 주요 포털에는 지금도 이 같은 ‘0609’ 사기에 당한 이들의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메신저를 통한 성매매와 이를 악용한 각종 범죄는 청소년과 성인을 가리지 않는다.

    대학생, 직장인 유혹하는 ‘만남 커뮤니티’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청년들 또는 대학에 진학했어도 형제가 여럿이라서 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부모님이 자신의 학비를 대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젊은이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성매매의 유혹에 빠진다. 바로 ‘스폰서 알바’다. ‘스폰서 알바’란 20대 여성들이 남성으로부터 매월 일정 금액과 기거할 집을 제공받는 대신 정기적인 섹스와 애인 같은 태도를 제공하는 변종 성매매다. ‘스폰서’ 액수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변태적인 성관계나 노예생활 등을 요구한다.

    이런 ‘알바’를 한 번 시작한 여성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은 대학을 졸업해도 대기업이 아닌 이상 월 200만 원 받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평소에는 마음대로 놀다가 ‘스폰서’에게 ‘육체’만 정기적으로 몇 차례 제공해주면 월 200~5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건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여기다 기거할 집도 제공되고 지정한 날 이외에는 자유다. 때문에 이런 알바를 시작한 여성들은 나이가 들어 ‘스폰서’가 사라지게 되면 결국 성매매 업소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스폰서 알바’에도 ‘업자’들이 끼어 있다. 이들은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하거나 미팅 사이트처럼 위장한 뒤 ‘VIP회원’을 모집한다. ‘VIP회원’이 되는 조건은 단 하나, 여성에게 많은 돈을 지불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지원자 중에 외모가 뛰어난 여성들을 골라 ‘VIP회원’들 사이에서 경매를 붙이기도 한다.

    이런 카페나 사이트 운영업체는 스폰서를 알선할 때마다 수만 또는 수십만 원 이상의 소개료를 받아 챙긴다. 더 황당한 점은 이런 업체를 운영하는 자들이 대외적으로는 ‘IT벤처기업가’ 행세를 하고 다닌다는 점이다. 실제 이들이 운영하는 업체가 중소기업청 혁신기업(이노비즈) 인증이나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경우도 꽤 있다는 소문이다.

    최근에는 ‘스폰서 알바’를 찾는 업자들의 활동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결혼이나 회갑연 등 잔치에서 하객대행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빙자해 ‘역할대행’이라며 ‘스폰서 알바’를 알선하거나, 구인구직 사이트, 생활정보지 등에 구인업체를 빙자해 여성들을 끌어 모은 후 스폰서와 연결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결혼정보업체를 가장해 ‘스폰서 알바’를 알선하는 경우도 있고 직원이 얼마 없는 소규모 업체에서는 ‘스폰서 알바’를 ‘사무직원’이라며 채용하려 시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도 범죄는 빠지지 않는다. ‘VIP회원’으로 가입한 뒤 여성을 성폭행하고선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매매를 시킨다는 소문도 있고, 때로는 ‘스폰서’가 실은 마약중개업자, 음란물 유통업자, 불법사채업자, 조직폭력배 등 불법적인 생활을 하는 이들이 많은 탓에 졸지에 ‘애첩’으로 ‘상납’되거나 ‘거래’되는 경우마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알바’를 하는 여성이나 알선하는 업체, 여성을 돈 주고 산 ‘VIP회원’이라는 자들 모두 아무런 죄의식이나 문제의식이 없다는 게 문제다. 여기다 다수의 알선업자들이 주요 포털에 블로그 또는 카페를 만들어 공개적으로는 ‘건전한 만남’을 표방하면서, ‘섹스는 개인의 선택’이라며 성매매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성매매, 개인의 선택인가 사회정의 문제인가

    앞서 게재한 ‘성매매 권장 사이트’나 ‘성매매 재벌’ 등은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이다. 지금 이야기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런 현실세계의 나쁜 것을 더 빨리, 더 멀리, 더 많이 퍼뜨린다. 그것도 시간과 장소,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그 탓에 이제 우리나라에서 포르노 영상은 10대부터 70대까지 즐기는 콘텐츠이고, 성매매 업소나 관련 사이트, 커뮤니티는 길거리의 편의점이나 현금인출기보다 더 찾기 쉬울 만큼 늘어나 버렸다.

    기자는 사법당국과 정부기관 관계자에게 이런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이런 것이야말로 ‘사회 정의’의 문제가 아니냐, 해결해야 한다며 대응책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신통치 않았다.

    한 관계자는 “이건 높은 곳에서 직접 언급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보다 더 범위를 넓혀 명분을 만든 뒤 그 중 한 부분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이 문제는 하부 조직이 아니라 상부의 명령이 있어야 한다.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우리 기관뿐만 아니라 유관부처가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자신의 일에만 책임을 지려는 공무원들이기에 이런 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 정치권, 심지어는 성매매의 간접적이며 최종 피해자인 젊은 남성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바로 인구 문제다. 복잡한 문제를 너무 단순화시켰지만 핵심은 이것이다.

    201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20~30대 남성 숫자는 약 740만 명 내외. 반면 같은 연령대의 여성 숫자는 700만 명에 불과하다. 과거 남아선호사상으로 여성이 크게 부족한 세대가 바로 현재의 2030세대다.

    한편, 여성부와 형사정책연구원이 각각 파악한 국내 유흥업소 숫자는 약 4만3000개. 유흥업소 중 규모가 큰 곳에는 100명 씩 일하기도 하지만 영세 업체도 많으므로 간단히 평균 내어 각 유흥업소에 10명이 일한다고 치자. 그러면 현재 유흥업소 종사자 수는 어림잡아 50만 명 내외가 된다(지난 2009년 11월 9일 황우여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우리나라 성매매 여성의 수는 27만 명으로 20~30대 여성의 3.5%, 취업인구로는 6.3%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다시 성매매 산업의 특징을 되새겨 보자. 유흥업소에 일하기 위해서는 외모가 고와야 한다. 외모가 고운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당연히 인기가 높다. 그런 여성들 중 많은 수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여성들을 돈으로 사고파는 게 소위 ‘사회지도층’이거나 성매매 업소 종사자나 업주, 조직폭력배, 불법 사업자 등 ‘법질서’ 아래서는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자들이 ‘성매매도 개인의 자유’라며 떵떵거리고 다니는 게 우리 사회다.

    그렇지 않아도 10명 중 1명은 자기 짝을 찾을 수 없는 2030세대 남성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자기 집 마련은 아예 포기하다시피 한 젊은 남성들이 보기에 이런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일까. 특히 그들 중에서도 기성세대들의 말에 따라 열심히 공부해서 대기업에 입사한 젊은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떨까.

    물론 이런 논리 전개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매매 산업은 국가가 10여 년 만 방치해도 나중에 사회적 갈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현재 서방 국가 대부분이 성매매 종사자와 관련 산업, 특히 미성년자 성매매를 철저히 감시단속하고 금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