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곰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군도 3대를 보유하고 있는 무레나급 공기부양정은 병력 및 무기수송용으로 사용되는 중형 공기부양정이다. ⓒ 뉴데일리
    ▲ 불곰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군도 3대를 보유하고 있는 무레나급 공기부양정은 병력 및 무기수송용으로 사용되는 중형 공기부양정이다. ⓒ 뉴데일리

    지난 3일 YTN은 ‘북한 대동강변 남포항 수리조선소에 정박된, 공기부양정을 개조한 신형 전투함 위성사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YTN은 이 전투함이 기존에 북한군이 대남고속침투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공방급 공기부양정보다 훨씬 대형이며 65mm 포와 30mm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은 2007년 4월 이미 북한군 공기부양 전투함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었다. 2007년 4월 1일 군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대화에서 “북한군이 공기부양정을 개조한 전투함을 실전배치했다”고 확인하며, 이 전투함에는 57mm 함포와 30mm 기관포가 장착되어 있으며, 길이는 38m, 폭은 12m에 무게는 170톤 가량이며 최대 90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중형 공기부양정을 베이스로 한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북한이 자체개발한 공기부양정일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대체 이 전투함의 정체는 뭘까.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와의 ‘제인스 전투함 연감’ 등 자료를 참고한 뒤 결론은 러시아를 중심으로 동구권에서 사용 중인 중형 공기부양정 ‘무레나’를 북한 측이 구입하려다 여의치 않자 ‘데드카피(Dead Copy: 이미 시판 중인 제품의 형태를 모방해 제작하는 것)’한 것이었다.

    현재 불곰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군도 3대를 보유하고 있는 ‘무레나’ 공기부양정은 길이 31.3m, 폭 14.5m, 높이 13.8m, 만재 배수량 150톤이며 AK-306 30mm 기관포 2정을 무장으로 장착하고 있다. 45톤에 해당하는 화물 또는 병력을 수송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101km/h에 이른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소속 연구가 등은 북한이 지금까지 130척 이상의 공방급 공기부양정을 생산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무레나’의 외형을 본따 만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57mm 포에다 외부 유탄으로부터 병력과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상부 갑판을 만들면서 무게가 늘고 기동성은 떨어지게 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같은 북한군의 신형 전투함이 찍힌 위성사진이 보도되자 국내 언론들은 ‘주한미군의 임무 전환으로 그동안 공기부양정과 같은 북한군의 고속 침투수단에 대응하던 미군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가 떠난 상황에서 우리 군에는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며 우려하고 있다. 땅 위를 떠다니는 공기부양정의 특성상 거의 모든 지형에서 고속이동이 가능한데 뻘이 많은 서해안 지역의 우리 군 장비 중에는 이런 공기부양정을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응 수단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는 게 민간 군사연구가들의 주장이다. 우선 주한미군의 AH-64 아파치 헬기 대대가 철수한 뒤 해당 임무는 우리 공군의 F-5 전투기 등이 물려 받았다. 현재 F-5 전투기는 일선 요격 임무 대신 CAS(근접항공지원임무)에 투입되고 있다. 물론 고정익기의 특성상 공중에 머물면서 적을 타격하기는 어려우나 빠른 속도와 경량 전투기의 이점을 살려 어느 정도는 북한군의 공기부양정을 타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F-5의 방어망을 통과한 공기부양정은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슈퍼 링스 헬기와 해안방어부대, 도서지역의 해병부대에 배치된 병력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슈퍼 링스 헬기에 장착하는 시스쿠아 미사일이나 해안방어부대가 보유한 M-48계열 전차 등을 동원해 해안선에 진입하기 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단만으로는 기존의 AH-64 아파치 헬기가 해왔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현재 육군에서는 기존의 공격헬기 노후화에 대비할 겸 차세대 공격헬기(AH-X) 사업을 추진 중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