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판 ‘로얄 웨딩’

    클린턴 국무장관의 딸 첼시 클린턴이 지난 31일(현지시각) 뉴욕 주변의 작은 도시 라인벡의 애스터 코트(Astor Courts, 과거 미국 부동산 재벌인 애스터家의 저택)에서 투자은행 직원 마크 메즈빈스키와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인 메즈빈스키는 첼시와 스탠포드 대학 재학시절부터 알던 사이로 2009년 11월, 둘은 이미 약혼했다. 

    첼시 클린턴의 결혼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60억 원 이상 들어간 호화 결혼식이라는 점, 빌 클린턴 前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딸이 결혼했다는 점 때문에 ‘로얄 웨딩’이라며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제사회, 특히 금융계에서는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첼시의 신랑이 유대계 명문가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신랑인 마크 메즈빈스키는 1977년 12월 15일생이다. 스탠포드大에서 재정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골드만삭스에서 일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 에드워드 메즈빈스키와 어머니 마졸리 M. 메즈빈스키는 둘 다 하원의원을 지냈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美공중파인 NBC의 리포터로 유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현재 세계 각국의 호사가들은 첼시 클린턴도 부동산 재벌 트럼프의 딸 이반카 트럼프처럼 유대교로 개종할 것인지, 이들의 결혼 뒤에 뭔가 숨은 내막이 있는 게 아닌지 하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클린턴 前대통령과 월 스트리트 콤플렉스 

    클린턴 前대통령은 불우한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대학 입학 후 힐러리 클린턴을 만나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과 함께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금융계, 정계 등에 있던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로즈 장학생’에 선발돼 옥스퍼드大에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의 내조로 최연소로 주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클린턴 前대통령이 유대계 및 앵글로색슨계 자본 양쪽과 모두 깊은 관계를 맺고 지냈던 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그는 앵글로 색슨계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과 유럽-미주 지역의 고위층 비밀회의인 ‘빌더버그 그룹’ 회원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를 3극 체제로 보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방면 등에 대해 향후의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변회(Trilateral Commission)’에는 클린턴의 대통령 시절 백악관 등에서 참모 활동을 하던 이들이 현재 미주 지역 이사(Director)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들 단체 모두 앵글로 색슨계 자본과 관련이 깊다. 

    한편 클린턴 前대통령은 재임 시절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 댄 글릭맨 농무장관, 로버트 라이시 노동장관, 앨런 그린스펀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등을 기용, 유대계 자본과도 깊은 관계를 맺었다.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유대계 중 가장 성공한 여성으로 모계사회인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루빈 장관은 대표적인 유대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임원이었다. 서머스 장관은 유대계 투자은행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이유로 제3세계로부터 비판을 받는 세계은행 임원을 지냈다. 클린턴 前대통령은 여기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일본의 정치평론가 이타가키 에이켄은 클린턴 정권을 ‘정치권력인 프리메이슨과 유대인 자본, 유대계 헤지펀드가 모인, 월 스트리트 복합체(complex)’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이번 첼시의 결혼도 유대계와 앵글로색슨계 리더그룹을 넘나드는 클린턴 前대통령이기에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또 다른 시각, 음모론 

    한편, 전혀 다른 시각도 있다. 바로 이미 4년째에 접어든 세계 금융 전쟁 속에서 유대계 자본과 앵글로색슨계 자본이 손을 잡은 증거가 이번 결혼이라는 음모론이다. 이들은 2006년 말부터 시작된 서방국가와 중국 간의 자본-통화 전쟁이 지금도 계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누구의 편을 들 것인지 밝히지 않고 양자 사이에서 이익을 보던 유대계 자본이 결국 서방국가의 편을 들기로 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2006년 말 중국 당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 대량매각 이후 쑹훙밍의 ‘화폐전쟁’ 출간과 중국 언론의 대대적인 선전, 중국 네티즌의 세계적 선전 활동과 성화봉송 보호를 빙자한 서방국가 자극, 꾸준히 제기되는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와 북한, 중국 간의 커넥션 의혹, 중국의 공격적인 아프리카 진출,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 국가 간의 충돌 등을 그 근거로 삼는다. 

    즉 음모론자들은 1999년 중국이 WTO 체제 가입 후 서방세계의 금융거래기준을 악용, 불투명한 회계기준과 공산당의 일당 독재로 외환을 쓸어 담다시피 하면서 점차 주변 국가와 제3세계로까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자, 이를 우려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압력을 가할 방안으로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다고 본다. 

    하지만 중국이 이 같은 서방국가들의 요구에 반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 미국 국채 등을 대량 매각하면서 2007년부터 중국-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북한-남미 독재국가를 한 축으로, 서방 세계를 다른 축으로 한 경제 전쟁이 시작되었는데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2010년 상반기의 남유럽 정부 재정위기가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된 런던, 뉴욕 증시 등이 그 직격탄을 맞아 큰 손해를 입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냉각이 중국의 주요 도시로 퍼져 막대한 재정지출을 초래하고, 남유럽에서의 유동성 악화가 심해지면서 중국의 수출기업에 악영향을 끼쳐 중국 또한 큰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서방국가의 앵글로색슨계 자본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볼 수 없다고 판단, 중국을 최종적으로 ‘손보기 위해’ 유대계 자본과 손을 잡게 된 것이고, 그 분기점이 바로 클린턴 부부의 딸 첼시와 유대계 금융인 마크 메즈빈스키의 결혼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하지만 이런 주장은 모두 ‘심증’ 또는 ‘루머’에 근거한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국가가 무력을 사용하는 게 아닌 탓에 분쟁의 실체를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음모론’일수밖에 없다.

    아무튼 첼시 클린턴의 딸은 이런 이유로 한동안 호사가들뿐만 아니라 국제 금융계와 정치계의 입소문을 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