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생각하고, 뇌를 깨워라

김은주 | 최종편집 2010.07.15 15:47:57



"무서운 세상". 여기저기서 한국 사회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낮에 벌어지는 아동 성폭력 사건, 유명인들의 잇단 자살, 노인이건 동물이건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 그러나 아무도 그 치료법을 속 시원히 제시하는 이가 없었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세로토닌’을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 지난 14일 '세로토닌하라!' 출판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시형 박사 ⓒ 뉴데일리

이 박사는 뇌 과학적으로 분석한 세 가지 사회상을 이야기한다. 첫째는 분노와 경쟁을 유발하는 호르몬 ‘노르아드레날린’적 사회다. 경쟁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역동적이고 변화가 빠르지만, 사회가 폭력적이고 구성원들이 쉽게 지친다.

둘째는 흥분과 쾌감의 호르몬 ‘엔도르핀-도파민’적 사회다. 노력하면 쾌감이라는 보상이 뒤따르기 때문에 의욕을 고취시키지만, 짧은 쾌감 뒤에 찾아오는 허탈함 때문에 더 큰 쾌감을 찾게 되고 이것이 각종 중독을 유발한다.

셋째는 온화한 행복과 조절력의 호르몬인 ‘세로토닌’적 사회다. 격렬한 쾌감보다 일상의 행복이 우선시되고, 자연친화적 가치를 중시하며, 충동과 부정적 감성이 조절되는 이성적 사회다. 이시형 박사가 ‘세로토닌 문화 운동’을 통해 만들고 싶어하는 사회의 모습이다.

세로토닌적 문화의 중요성은 이미 학계와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바다. 2009년 대한신경정신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엔도르핀과 노르아드레날린은 외적 팽창에 관여한다”면서, “그러나 이런 상태만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한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사회의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세로토닌적 삶의 일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이미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세로토닌 문화 운동에 동참해, 이시형 박사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대웅제약은 세로토닌 합성을 돕는 고단위 비타민B 영양제 ‘임팩타민’을 개발했고, 르까프 브랜드로 유명한 화승그룹은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워킹화 ‘닥터 세로톤’을 출시했다. 또 충북 제천 박달재에 위치한 국내 최초 힐링리조트 ‘세로토닌 리솜 포레스트’ 등 건축 분야에서도 세로토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바꿔야 할 건 나약한 마음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뇌다”


▲ 지난 14일 '세로토닌하라!' 출판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이시형 박사 ⓒ 뉴데일리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범국민적 문화 운동이라니, 어디서 이런 의욕이 솟아나는 걸까. 이 박사는 “그것 조차 세로토닌의 힘”이라고 말한다.

“저는 젊습니다. 세로토닌적으로 걷고, 세로토닌적으로 생각하고, 세로토닌적으로 숨 쉬는 덕분이지요. 이런 사소한 변화로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고, 그렇게 조금씩 삶을 바꾸는 겁니다. 즉, ‘세로토닌하라’는 것이지요.”

이시형 박사는 풍부한 뇌 과학적 임상 경험을 단순한 지식으로 풀어내지 않고, 일상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실용적 기술로 바꾸는 데 탁월하다. 전작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가 이러한 방식으로 ‘공부 기술’이라는 주제를 다뤘다면, 이번 책은 ‘자기 조절의 기술’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나약한 당신의 마음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뇌라고 말하는 이시형 박사. 당신은 감정에 끌려 다니는가, 아니면 감정을 조절하고 있는가? 전자라면,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당신의 몸과 마음을 세로토닌하라!

 


 



우리는 엔도르핀을 행복 물질로 알고 있지만 그건 큰 오해다. 우선 엔도르핀은 강력한 쾌감을 동반하지만 문제는 중독성이다… 마약, 도박, 술 무엇이든 좋다고 자주 하면 중독이 된다. 도파민과 엔도르핀은 뇌 과학적으로 자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행복 물질은 엔도르핀이 아니고 세로토닌이다. 연인들이 뜨거운 포옹을 하는 그 격정적인 순간은 환희이지 행복은 아니다. 포옹이 끝나고 숨을 고른 후 햇볕 잘 드는 창가에서 두 손을 잡고 서로 마주 보는 순간, 그제야 아련히 밀려오는 기분, 그게 행복이다.…p.42

옛날엔 끔찍한 연쇄 살인범에게 전두엽 절제술을 실시하기도 했다. 여기가 증오심, 살인 계획 등을 세우는 중추이기 때문이다… 전두엽 관리는 곧 세로토닌 활성화와 직결된다. 전두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조절되면 세로토닌 상태가 활성화된다. 동시에 그 역도 성립한다.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면 전두엽 조절이 긍정적인 쪽으로 잘된다.…p.74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 우리 조상은 이미 그걸 알고 있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정성스럽게 백일기도를 했다.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동안 전두엽과 측두엽에 문제에 대한 정보가 끊임없이 입력되고, 우리 뇌의 잠재의식은 그 정보를 토대로 해결책을 찾아낸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도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문제 해결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것이다.…p.78

정신의학에선 복구력을 ‘리질리언스’라 부르는데 이는 역경을 통해서만 형성되는 능력이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역경을 거친다고 무조건 역경 지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왜 실패했는지 진지한 자기 성찰과 겸손을 통해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실패와 좌절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p.84

뜀틀을 처음 뛰어넘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전두엽은 해마와 편도체에게 물어본다… 해마가 ‘처음 뛰어보는 뜀틀이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어’라고 답한다. 편도체도 ‘문제없어, 자신 있다’라고 답한다. 해마와 편도체의 대답이 이렇게 ‘예스’면 전두엽은 ‘뛰자’고 판단한다. 그러곤 힘차게 달려나가 용감하게 뛰어넘는다… 이게 낙관 회로가 성공 회로를 만드는 뇌 과학적 기전이다. 즉 ‘작은 체험 → 낙관 회로의 자신감 → 용감한 도전 → 작은 성공 → 감동과 칭찬 → 더 큰 도전 →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p.91

최근의 뇌 과학에선 ‘습관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단칼에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점진적으로 조금씩 해 나가야 편도체의 공포 반응 자극을 피해 갈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일도 편도체가 싫다는 것을 억지로 하면 작심삼일, 결국 실패하고 만다… 작은 변화를 의식적으로 3주만 계속해 보라. 새로운 변화는 단기 기억으로 해마에 입력된다. 이를 반복하면 해마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억을 정리, 통합해 측두엽이나 뇌 전체에 정착시킴으로써 중장기 기억으로 이행, 저장된다. 이렇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이는 곧 습관이 된다.…p.97

세로토닌형 인간에게는 스펀지 같은 탄력성이 있다. 어떤 충격에도 그 울림이 크지 않다… 잠시 흔들리지만 곧 평상심을 회복해 다시 긍정적 무드로 바뀐다. 누가 이런 사람을 싫어하랴. 모두들 끌릴 수밖에 없다.…p.121

세로토닌형 인간이라고 어찌 실패의 아픔이 없으랴. 하지만 그는 회복이 빠르다. 이 점이 다르다. 아무리 밤이 깊고 길어도 새벽이 온다는 걸 그는 알고 있고 믿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괴롭지만 당황하거나 엉뚱한 짓을 하지 않는다. 당장의 부정적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다. 이게 세로토닌 고유의 기능이다.…p.136

아침이면 더욱 좋고, 점심시간도 괜찮다. 딱 5분만 걸어라… 우선 대뇌 피질의 기능이 살짝 억제된다. 온갖 고민이나 갈등, 시기, 질투, 화, 스트레스가 잠시 가신다. 조금 전 상사한테 혼난 일, 자존심 상한 일까지 잠시 잊어진다… 이 순간, 뇌 신경 세포의 소포에서 세로토닌이 터져 나온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 뇌 속에 새로운 회로가 생긴다… 주의를 기울여 5분만 걸어라. 행복해진다.…p.199

 



 

빠르게 변하는 한국 사회를 명쾌하게 분석하고 처방하는 ‘국민 의사’. 뇌 과학을 결합한 행복 메시지를 전파하며, 세대를 초월해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가 10년 단위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의 사회 병리학적 연구는 발표될 때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최근 ‘충동적 사회를 치료할 가장 효과적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세로토닌을 연구 주제로 삼아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정신과 신경정신과학박사학위(P.D.F)를 받았다. 이스턴주립병원 청소년과장,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적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현재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의 촌장이자,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면서 ‘행복씨앗 세로토닌 문화원’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2009년 ‘공부 열풍’을 몰고 온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를 비롯해 다수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프롤로그 - 사람을 움직이는 건 뇌다
들어가기 전에 - 당신의 자기조절력은 몇 점인가?

[1장] 당신의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되는 이유
- 성격이 운명을 결정한다
- 마음을 결정하는 3가지 뇌 내 물질
- 세로토닌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 먼저 물어라, 어디로 무엇을 위해 뛰는가
- 누구나 '열심히'는 한다
- 쉬어 갈 줄 아는 용기

[2장] 간절히 원하면 이뤄지는 뇌 과학 기전
- 전두엽을 주목하라!
- 당신의 뇌가 도와줄 것이다
- 위기를 돌파하는 힘, '리질리언스' 키우기
- 남 탓보다 내 탓이 더 위험하다
- 낙관 회로가 만들어 내는 놀라운 긍정의 마법
- 습관을 바꾸고 미래를 바꾸는 뇌 과학의 힘

[3장] 소리 없이 강한 나를 만드는 세로토닌 이펙트
- '습관성 경쟁 강박증'은 위험하다
- '오기 발동'을 버려라
- 조절력으로 무장한 세로토닌형 인간
- 세로토닌형 인간의 8가지 특성
첫째, 합리적으로 조절한다
둘째, 무섭게 집중한다
셋째, 목표가 분명하다
넷째, 쓰라린 경험에서 교훈을 얻는다
다섯째, 우뇌형이다
여섯째, 사람 냄새가 난다
일곱째, 베풀어 행복하다
여덟째, 자연 친화형 지능이 높다

[4장]  잠재 능력 200% 올려 주는
- 전두엽 만들기 10계명
첫째, 눈물이 나도록 감동하라
둘째, 일단 시작해 보는 거다
셋째, 아침 1시간이 운명을 가른다
넷째, 책과 함께 있으면 행운이 따라온다
다섯째, '당사자 의식'을 가져라
여섯째, 함께 어울리되 혼자서도 행복하라
일곱째, 물고기 한 마리에도 고래를 잡은 듯
여덟째, 그래도 웃자
아홉째, 감사가 가장 강력한 치유제다
열째,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라

[5장] 걷고, 생각하고, 뇌를 깨워라
- 스트레스로 약해져 가는 전두엽을 살리려면
- 걸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소크라테스 워킹'
- 내 편으로 만들려면 함께 걸어라
- 지하철 경로석을 반대한다
- '30분씩 100일의 노력'
- 발로 뇌를 자극하는 걷기의 과학

에필로그 - 행복해지려면 먼저 버려라
추천사 - 세로토닌적으로 산다는 것

 

중앙북스 펴냄, 244쪽,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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