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난 보수들

김유미 | 최종편집 2010.06.20 08:39:38

흔히 보수라 하는 사람들이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제일 잘났다는 자기도취.
서로 내가 잘났다고 으스대기 때문에, 나를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하다 못해 미국의 어느 지역에는 한인 동창회조차 두 개가 되는 곳도 있습니다. 뿐 아니라 한국인들 교회 역시 툭하면 두 파, 세 파로 갈라져 아예 다른 교회를 차려 나간다는 소리도 흔히 들리는 말입니다.

외국에 오래 살면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정말 똑똑하고 근면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특히 미국 학교에 교사로 있을 때, 학생들에게서 느낀 것이 바로 이 민족적 우월성입니다.
다민족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인 교사가 한국인의 민족적 우월성을 느낀다는 건 사실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지만, 10년, 20년 지나가면서 마치 믿음처럼 느껴지는 게 한국 학생들의 우월성이었습니다.
영어 한마디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던 아이들이 미국 온지 3, 4년 쯤 지나 중학교를 졸업할 때는 우등생으로, 모범생으로 강단에 올라가 상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리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과연 한국인은 똑똑한 민족이구나.
남의 나라에서, 특히 다인종, 다문화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기 때문에 어쩌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똑똑한 민족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전자분야, 자동차 등등 세계속에서 나날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뿐 아니라 이렇게 똑똑하기 때문에 우리는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똑똑함이 절제된 인격연마와 함께 가지 않을 때,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흔히 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 하는 아이가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은 학급 친구들의 시기와 질투가 바탕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 자신의 거만함, 오만함이 큰 원인이기 쉽습니다. 내가 제일 잘났다는 의식 때문에 누구와 어울리거나 타협하는 것을 잘 못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소위 최고 고등학교, 최고 대학을 나왔다는 최고학벌 소유자들은 “함께”, “더불어”에 약한 것입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지방 선거 후, 정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당무 복귀를 결정하였다 합니다.
그는 “보수대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감 선거에서 보여지 듯 각 자 뛰는 식”이면 다음 대선 때 좌파 정권의 재현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교육감 선거에서 보여준 보수의 표본이 바로 이회창 대표입니다.

“각자 뛰는 식.”
그의 표현이 아주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는 보수를 갈라놓은 장본인이면서, 보수대연합을 주장한다니, 착각인지 노망인지 어이없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패배하고 한나라당을 뛰쳐나가 당을 새로 만든 사람이 바로 본인입니다.
현재 정부의 주요 국정 사업인 세종시, 4대강 등 일일이 반대를 하는 사람도 바로 본인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만약 보수당을 자처하는 선진당이 그토록 야당과 똑같이 여당을 몰아붙이지 않았다면, 결과는 좀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보수 허물기에 앞장 선 사람이 다른 보수는 다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다시 정계 복귀를 선언한다니, 참으로 아연실색할 일입니다.

6.25 당시 한국 참전 용사였던 캔사스의 휴즈라는 노인은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 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세계 우방이 북한을 지탄하는 성명을 내고 도와주려 동분서주 하고 있는데 침범 당한 한국의 야당 정치인들은  오히려 정부의 조작극이라며 북한과 입을 맞추고 있으니 그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이냐?  한국의 여-야당은 생각이 다른 한나라의 정당이 아니라 적과 적의 대결 같고 특히 현 야당은 북의 노동당 같다. 한국은 외적보다 내적이 더 무서운 것을 알아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주적을 부인하며 군대를 약화시킨 사람들이 지금 안보를 따지고 있으니 그런 정치꾼들이 판을 치게 그냥 놓다두는 나라가 참 이상하다.”

한국의 정치판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데, 소위 보수라는 잘난 사람들은 보수대연합을 주장하면서 '나를 중심으로'를 외치는 것입니다. 
너도 나도 너무 잘났기에, 그들은 보수진영 시위 같은 곳에는 아예 참석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선거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끼리끼리 모여 마치 시간 죽이기 안주 감인 듯, 정치판에 사람이 없다고 개탄합니다. 

“보수층이 두꺼워진 걸로 착각했습니다.” 이회창 대표의 말입니다.
'보수대연합'을 주장하는 그의 속내가 궁금합니다. 아직도 '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나를 버리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합니다.
저마다 최고로 잘난 보수들이 “나만이 살 길이다. 나를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는 아집을 굽히지 않는다면 한국의 보수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미 작가 김유미 홈페이지 www.kimyumee.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