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냐 사랑이냐

심양섭 | 최종편집 2010.06.14 10:25:13

섹스의 유혹, 사랑의 진도

 

요즘 아이들은 섹스를 놀이 혹은 게임으로 여긴다.
아이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미디어이다.
스포츠신문에서부터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뮤직비디오, 만화, 포르노에 이르기까지 미디어들은 아이들의 눈과 귀를 향해 “섹스를 하라,” “머뭇거리지 말고 하라,” “너와 섹스하고 싶다”고 맹공격한다.
동거, 동성애, 트랜스젠더(성 전환), 계약결혼, 혼인신고 없는 결혼생활 같은 것이 마치 당연한 시대 추세인 양 여겨지는 세상이다.

아이들이 섹스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여자아이들이 가장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것이 이성친구의 압력이다.
성관계를 갖는 아이들의 의식을 살펴보면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
남자 아이들은 욕구를 이기지 못해서 성관계를 갖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남자친구가 좋아서 성관계를 갖는다고,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학생은 흔히 여학생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넌 아직 너무 어려!”라고 하면서 마치 미숙한 아이처럼 취급한다. 여자를 유혹하는 남자의 상투적 수법이다. 어떤 남자는 여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후 결혼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툭하면 헤픈 여자라고 구타한다. 여자들은 남자에게 몸을 허락한 후 남자에게 집요하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그럴수록 남자는 겁을 내고 부담스러워하면서 멀리 하려고 한다. 결혼 전에 성교를 자주 할수록 약혼반지가 되돌아올 확률은 더욱 커진다.

경남 창원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한 학급 5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는다고 한 학생이 전한다. 그 학생은 여자친구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지만, 한번도 콘돔을 써 본적은 없다한다. 여자친구가 임신하면 낙태한다고 한다. 낙태 비용은 16만 5,000원이며, 낙태비용을 마련하기 힘들면 반 친구들이 주머니 돈을 조금씩 털어 부조한다고 한다.
이른바 낙태계이다. 학급에서 이런 부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월례행사라고 한다. 임신한 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여 자신의 낙태비용을 마련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성관계를 갖는 장소는 대부분 집이다. 부모님이 없을 때 자기 집이나 이성친구의 집에서 성관계를 갖는다. 여관 같은 곳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드물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내 고등학생 2,0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 13.5%, 여학생 8.1%가 성경험이 있으며, 성경험 여학생 중 10.8%가 임신한 적이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국 중학교 1, 2, 3학년 2,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열 명 중 네 명이 이성교제를 하고 남학생 7.8%, 여학생 5.8%가 성경험이 있었다.

10대 미혼모도 꾸준히 늘어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혼모 시설에 입소한 739명의 미혼모 가운데 10대가 58.5%에 달하였다. 이들 가운데 교제 중 원치 않은 임신이 70.2%, 낙태시기를 놓쳐 출산한 비율이 48.8%이었다. 이 조사와는 별도로 중학생과 고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 건물 화장실 같은 곳에서 아이를 낳기도 하였다.

섹스를 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관계까지 허용할 수 있을까.
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섹스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어느 선까지 가도 좋은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 가이드라인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첫째, 『성과 사랑―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라는 책에서는 입술에서 끝내라고 한다. 입이 아니고 입술을 말한다. 즉, 입을 다문 상태까지만 허용하라는 것이다. 포옹도 목을 껴안는 진한 포옹은 하지 말 것을 권한다. 가벼운 입맞춤이나 포옹만이 서로에게 낭만적인 애정을 갖는 혼전관계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서로 은밀한 부분을 만지지 않는 한 뜨겁고 진한 애무를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불장난을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지금 다 가지려고 한다면 앞으로 갖게 될 것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 『돈, 섹스, 권력』이라는 책의 저자인 리처드 포스터는 그보다 조금 더 관대하다. 키스와 포옹에 대해서는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여성의 유방은 결혼하기까지는 성역으로 남겨놓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성기나 여성의 유방은 상호 애정의 표현에 있어서 너무나도 자극적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성교에 이르게 하는 부분인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성교에 이르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사랑의 행동으로 얼마든지 만족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고, 좋은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며, 석양의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보는 것들이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신의 몸을 준다는 것은 자신의 가장 비밀스러운 정원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육체의 깊은 곳을 만진 것은 곧 영혼을 만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육체는 곧 영혼의 집인 까닭이다. 삶의 연합이 없는 섹스는 비록 자신은 결코 의식하거나 깨닫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기 인격의 분열을 초래하거나 마음 깊은 곳에 좌절과 절망감을 낳게 한다. 사람들이 신뢰에 있어서는 한 뼘만큼 내딛으면서 친밀함의 표현에서는 십리를 앞서간다면 만사의 균형이 깨어진다.

오늘날 성교육은 현실논리에 치우쳐 가치와 원칙을 상실하고 말았다. 어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섹스의 욕구를 도저히 참을 수 없으면 콘돔을 끼고 하라고 말한다. 성병에만 걸리지 않고 임신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말인가. 자위행위로는 욕구를 해소할 수 없다는 말인가. 또 어떤 이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을 원용하여 청소년들도 성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도 이성(異性)을 사랑할 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성(性)의 가장 중요한 본질 중 하나는 바로 완전한 배타성이다. 우리가 가진 것 중에는 나눌수록 좋은 게 많지만, 성은 다르다. 성은 오직 독점할 뿐이요, 분점이나 공유는 있을 수 없다. 아내가 서방질하는 것을 남편이 결코 용납하지 못하듯이 남편이 계집질하는 것을 아내가 결코 용납하지 못한다. 치정(癡情)으로 인한 범죄가 많을 뿐 아니라 잔혹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성에는 대체재(代替財)가 없다. 아무리 많은 돈이나 높은 자리를 준다고 해도 배우자의 성을 그 대가로 허용할 수는 없다. 극소수의 기둥서방을 빼놓고는 말이다. 남녀를 막론하여 청소년들이 지금 섹스에 아니오(No)라고 말한다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아주 의미 있게 예(Yes)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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