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 편드는 자들은 강도와 같다

    밤길에 강도를 당한 이웃에게 "내가 뭐라고 했어? 밤길 조심하라고 그랬잖아?"하고 핀잔을 주는 사람이나, 깡패에게 폭행을 당한 친구에게 "넌 왜 얻어만 맞고 다녀? 무술을 익혀서 깡패에게 맞설 수 있어야지?"하고 말하는 사람들의 심성은 인간적으로 별로 기대할 게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최근 한국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조사단의 발표가 있은 뒤 한국 사회 여기저기서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말들이 "내가 뭐라고 했어? 북한의 만행에 대비해 국방을 튼튼히 하라고 했잖아?" 하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것은 이렇게 꾸짖는 사람들 대부분이 평소에 북한은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 아니고 민족의 동반자라면서, 북한을 주적 개념에 포함시키는 것을 질타했던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평소에 깡패와 강도 편을 두둔하던 사람들이 왜 깡패와 강도에게 당했느냐고 닦달하면서 깡패에게 매 맞고 강도에게 강탈당한 책임을 지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습니다.
    가해자 보다 피해자를 비판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미국에서 9.11 사태가 났을 때 미국이 당할 짓을 해서 당했다고 고소해하면서 박수를 쳤던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비비꼬이고 꼬부라진 시각으로 보는 성정입니다.

    말 바꾸는 사람들 애국심 없어

    이들은 남한 정부의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표현으로 애국적인 염려를 하면서 군 관계자를 문책하고 내각은 총사퇴하라고 핏발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바로 이들이 평소에 안보 의식을 냉소했던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안보를 강조하는 것을 냉전 사고라고 비웃고, 간첩 색출을 독재시대의 유물쯤으로 생각하고, 연평해전 당시 전사자들의 애국심을  외면했었습니다.
    안보 의식을 백안시하던 이들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가 북한이라고 밝혀지자, 내가 뭐랬어? 평소에 안보를 튼튼히 하라고 그랬잖아? 하는 투의 핀잔을 주면서 어떻게 했기에 나라의 안보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느냐고 비분강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천안함 사건이 났을 때 북한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미군 전함과 충돌설과 같은 음모론을 퍼뜨리고, 남한 정부가 북한을 엮어 넣는 소설을 쓴다고 공언했던 사람들입니다. 상황이 달라지자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면서 슬그머니 꽁무니를 내리고 말을 바꾸는 사람들의 모습이 구차스럽게 보이지만, 그래도 이런 사람들은 조사단의 발표를 끝까지 믿지 않는 사람들 보다는 양호한 편입니다. 무조건적으로 북한 편을 드는 극단적인 사람들은 조사단의 발표를 믿지 않으려고 어떻게 하든지 꼬투리를 잡기위해 부정적인 현미경으로 시시콜콜한 것 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민주 탈' 쓴 암세포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고, 아주 버젓이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혹자는 이것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장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민주주의가 발전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도전받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주의 탈을 쓰고 조선 인민공화국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명분으로 내거는 것은 민족의 화해와 공존이고, 한반도에 새로운 냉전을 도래시켜서는 안 된다는 염려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성은 자기가 사는 나라의 문제점은 먼지를 털어가며 준열하게 비판하면서, 국제적 무법자가 되고 있는 상대편에 대해서는 언제나 봄날의 미소 같은 부드러움을 보내고 있다는 이중성입니다.

    천안함 사건 조사단의 발표에 반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 가운데 자기가 살고 있는 땅과 자기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체제보다는 그 땅과 체제를 흔들고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을 지극정성으로 두둔하는 세력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것은 천안함 사건 그 자체보다 더욱 걱정되는 대한민국의 취약점입니다.
    국기를 흔들 수 있는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이번 차제에 이 본질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장래는 암울합니다.
    21세기의 지구촌이 얼마나 숨 가쁘게 돌아가고, 세상의 의식과 안목이 얼마나 진보하는지에 눈감고, 낡은 이념의 우물 속에서 북한을 찬양하고 두둔하는 것이 진보주의인줄 착각하는 사이비 좌파들의 모습을 측은지심만으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은 이들이 대한민국을 병들게 할 수 있는 암세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 앞에 뭉치는 선진국

    제 나라 정부와 외국의 전문가들까지 동원되어 구성한 조사단의 발표를 믿지 않고, 북한의 조작설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에 어느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남한 사회에는 돌팔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전문가를 부인하고, 전문적인 조사를 믿지 않고, 아무런 근거와 자료도 없이 머릿속으로 망상하는 돌팔이 정치인, 돌팔이 지식인, 돌팔이 국민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들 돌팔이들의 특징은 증거나 이성으로 말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우기고 때를 쓰고, 선동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돌팔이 문화가 국가의 품위를 깎아 내리고 있습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이들 돌팔이들이 극단적이고 광신적인이념 집단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소행이라는 것에 낙담하면서 입장과 태도를 바꾸는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북한을 두둔하는 사람들 보다는 양심적이지만 조건을 달고 궁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한 정부에게 북한의 검열단 파견 요구를 수용하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남북한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라고 말하기 합니다. 살인 강도질을 한 사람에게 사실 여부를 검열 받도록 하고, 강도 수사팀에 포함시키라는 주장과 같습니다.

    범인과 공동조사단? 이게 언론?

    천안함을 폭침시킨 것으로 밝혀진 범인과 함께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라는 발상을 버젓이 사설로 쓸 수 있는 나라의 언론은 제정신이 아닙니다. 9.11 사건이 발생했을 때 테러를 감행한 알케이다와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라는 사설을 미국 언론이 썼다면 시민들의 애국심으로부터 날아오는 화살에 성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북한의 검열단을 받아들여서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잘못을 시인케 하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북한이 6.25 전쟁을 아직도 북침이라고 우기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습니다.

    나라의 격과 사람의 격은 위기를 맞았을 때 나타납니다. 천안함 사건은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는 위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격이 있는 국가와 국민들은 평소에 대립하고 다투다가도 국가의 위기가 도래하면 모든 정쟁과 이해관계를 뒤로하고 오직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격이 떨어지는 나라와 사람들은 국가의 위기를 더욱 위기로 몰아가고 자중지란과 적전분열을 일으킵니다. 지금 한국의 상당수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위기 앞에서 싸우고 분열하고, 가해자 보다 피해자를 비판하는 인간과 국가의 격은 가장 천격이고 졸격입니다.

    천격-졸격의 극치 한국정치인

    야당 지도자란 사람들이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북풍'이라고 하는 말을 들으면 이들 정치인들의 수준과 격에 한탄이 나올 뿐입니다. 그들에게 선거가 아무리 중요하고 머릿속에 선거 생각으로 차있다고 하더라도 천안함 같은 중대 사건에 임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나라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당했을 때 장관이나 내각이 사퇴하라는 말도 제발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너무 낡은 구시대 후진 정치의식입니다. 선진 정치에서는 사건이 날 때마다 관계자를 문책하고 사퇴시키지 않습니다. 관계자가 고의적으로 잘못을 했을 때는 당연히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일을 하면서 생기는 사고에 대해서는 사건의 수습과 대처에 최우선을 둡니다.
    미국에서 9.11 같은 엄청난 공격을 받은 뒤, 거기에 손가락질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아무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고, 오로지 범행을 일으킨 범인 색출과 응징과 수습과 예방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이것이 선진정치입니다.

    냉전으로 돌아가라, 안보 재건 하려거든!

    친북적인 사람들은 천안함 사건으로 한반도에 다시 냉전기류가 흐르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의식입니다. 필요하면 냉전 상황으로도 가야합니다.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냉전보다 더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단호함과 결연함이 있어야 천안함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고 북한의 도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천안함을 공격한 것은 전쟁을 선포한 것 같은 도발입니다. 이런 도발을 냉전이 두려워서 미온적으로 적당히 넘어 간다면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고 국가의 존재 의미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의 안보의식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그동안 남한 사회는 북한에 대해 너무 안이하고 환상적인 생각을 해 왔습니다.
    엄청난 무기와 미사일과 핵까지 보유한 도전적인 북한 정권을 햇볕으로 옷을 벗게 하겠다는 환상적 통일론자들의 그릇된 영향으로 조국의 젊은이들의 국가관과 안보관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 국가관 정립 교육을 시작하고, 이른바 전교조라는 좌파 이념 교사들이 더 이상 학생들을 오도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과거의 반공주의나 멸공주의로 환원시키자는 것이 아닙니다. 민족의 통일을 지향하고 화해와 공존을 추구하지만 서로 이념이 다른 체제가 대립 갈등하고 있는 엄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가르치자는 것입니다.

    광신 종북파 척결, 국가관 교육 새로 시작

    그리고 남한 내부에 있는 좌파세력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들 이념 집단과 정면 대결을 해야 합니다. 양심적인 우파 세력은 합리적인 좌파 세력과 끊임없이 이론 대결과 정책대결을 해 나가면서, 광신적이고 맹목적인 종북 좌파 세력을 척결하는데 과감해야 합니다.
    합리적인 좌파와 북한을 맹종하는 맹목적인 좌파와는 다릅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마당에 북한을 규탄하고 응징을 말하지 못하는 좌파는 합리성과 양식이 있는 좌파가 못 됩니다. 이들은 좌파가 될 자질도 없는 맹목적인 종북 집단에 불과합니다.

    한국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친북적인 좌파 세력을 제거하는 것은 마녀 사냥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결연한 의지 표명입니다. 자신이 선 땅을 부인하고 남의 땅을 찬양하는 사람은 국가를 함께 지켜야할 동포가 아닙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것은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애국의 국격을 높이는 계기로 삼으라는 시대의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