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지난 2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방자전'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대우 감독을 비롯해 방자 역의 김주혁과 몽룡 역의 류승범, 춘향 역의 조여정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언론시사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영화 '방자전'은 김대우 감독 특유의 해학이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다. 그의 전작 '음란서생'과 마찬가지로 성에 관한 대담한 유머와 현대와 과거를 가로지르는 그만의 이야기법이 제대로 녹아있다. 파격적이지만, 불편하지 않다. 특히, 마노인과 변학도 두 명품 조연들의 연기로 이야기의 맛을 극대화 시켜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영화 상영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반상의 관계에서 하인은 아무생각이 없는 사람, 욕구가 없는 사람으로 그려지곤 했다"라며 "사람은 다 똑같다. 누구나 욕망과 욕심, 질 투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을 전제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춘향전이라는 최고의 작품을 통해 시도하게 돼서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김 감독은 '음란서생'과 '방자전'은 터부(금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DNA가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전보다 인물들의 갈등에 치중하면서 내러티브의 서사성보다는 인물간의 갈등을  더 조밀하게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이전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설명했다.

    또한, '방자전'을 비롯한 '스캔들'과 '음란서생' 등의 전작들에서 책과 이야기를 화두로 등장시키는 이유로는 "나는 별다른 재주가 없는 사람이지만, 이야기를 쓸 줄 아는 재주가 인생을 살아 가게 해준 것 같다"라며 "이야기의 존재에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문에 영화를 만들 때도 이야기에 대한 존경이나 사랑을 그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방자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방자와 춘향이 아닌 마노인과 변학도다. 마성의 노인으로 방자에게 여성을 사로잡는 기술을 알려주는 마노인과 소심한듯 보이지만 변태적인 성 적 취향으로 춘향을 괴롭히는 변학도의 매력은 비정상적인 캐릭터 안에서 또 다른 유쾌함을 선사한다.

    김 감독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나도 일정 부분 기여한 것 같다"고 웃은 뒤, "배우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고, 내가 준비한 것 그 이상의 것들을 현장에서 보여줬다. 그들 덕분에 현장 모든  스탭들이 재미있게 웃으면서 촬영을 할 수 있었다. 관객 분들께서 이런 유머 요소들을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인공 방자 역으로 분한 김주혁은 영화 속 자신의 연기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방자 역할로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나 역시 춘향전을 떠올리고 있어서 방자 이미지를 대입하기 어 려웠다."라며 "하지만 춘향전을 뒤집은 작품인 만큼 방자전만의 방자를 만들자고 생각을 했다. 하인이 양반의 여자를 사랑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고, 성품만 우직한 면을 보여주려고 노 력하려 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반은 표현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라고 대답했다.

    스스로 이전까지의 작품들에서 주로 부드럽고 약한 남성의 모습을 연기했다는 그는 이번 방자역을 통해 보이질 모습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참을 수 없이 궁금하다. 분명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많았다. 김주혁은 "방자가 하인이다 보니, 다른 인물들의 뒤로 빠져서 단역인 것 같았던 때도 있었다"라며 "새로운 경험이었고 무엇보다 다른 배 우들이 잘 받쳐줘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또한, 방자에 대한 질투심으로 타오르는 몽룡을 연기한 류승범은 “몽룡을 통해 ‘질투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몽룡을 통해 사랑이 온전하지 않다 는 생각을 했다. 사랑에 대한 그의 생각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보통 영화, 드라마가 여자의 질투를 많이 다루고 있는 반면, 방자전은 남자의 질투를 다루고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 다.”라며 야비한 지략가로 묘사된 몽룡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연기하는 시간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 여기며 현장을 즐기는 류승범은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알려졌다. 그는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즐겨 했 던 자신만의 '장단'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를 따라하게 한 것을 꼽았다. 또한, 김 감독이 평상시에 들려주는 즐거운 이야기를 모니터 옆에서 듣던 것이 추억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배우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줬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라며 "배우들은 항상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 아치멩 분장을 하고 오면 그 순간부터 모든 스탭들이 좋아했다.  촬영한 시간들이 기억에 남고 추억으로 남는다"라고 연기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명품복근'으로 화제를 모았던 류승범은 자신의 몸매를 실제로 보면 비호감이다라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양반 캐릭터로서 특별히 만들고 싶은 몸이 있었는데 가슴이 들어 가 보이고 배가 나와 보이는 그런 몸이다"라며 "늘 좌식 생활을 했고, 되도록 움직이지 않아서 비슷하게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 영화 '방자전' 언론시사회 ⓒ 박지현 기자 

    한편, '방자전'을 통해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선 춘향 조여정은 자신의 노출신에 대해 아름답다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방자와 춘향이는 떳떳할 수 없는 사랑 , 비밀스럽고 가슴 아픈 사랑을 나눈다."라며 "그런 사랑을 보여주기에는 노출 연기가 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를 보니 너무 아름답게 나온 것 같다. 몸매에 대해서는 김주혁씨가 '배경 이 조선시대인데 너무 과하면 안 된다'라고 말해 크게 부담가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성을 휘어잡는 '팜므파탈'이지만, 속은 여린듯 다 보여주지 못하는 춘향. 조여정은 춘향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갈등과 순정 도발을 가진 여자"라고 설명한 다. 또한 "인간 조여정과 닮은 면을 찾으며 연기했다. 표현이 부족할 때에는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라고 덧붙였다.

    촬영장에 올 때 반이 비워져 있었다면, 현장에 도착해 김주혁과 류승범을 보고 함께 연기하며 나머지 반이 꽉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만의 춘향을 만들어 냈다. 영화 초반,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다소 매끄럽지 않은 듯 보이던 그녀의 연기는 극이 진행될 수록 역할이 몰입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대우 감독은 "본인이 19세를 넘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가진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유머러스하고 욕망에 솔직한 영화 '방자전'은 김 감독과 닮아있는 듯 하다.

    방자의 충성, 몽룡의 정의, 춘향의 정절을 뒤집는 과감한 상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19금 사극 '방자전'은 내달 2일 전야 상영과 함께 전국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