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초중고 토론 리그

김유미 | 최종편집 2010.05.09 20:27:07

민주사회의 필수조건 '대화 능력'

“The ability to communicate effectively.”
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가장 부족한 기능(skill)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에 많은 대학장이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합니다. (Guiding High School Debating)

"효과적인 대화의 능력”

이것은 Forbes 잡지가 선정한 일류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기준에도 들어있는 조항입니다. 자기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자기 의견을 논리 있게 펼칠 줄 아는 능력, 즉 대화를 잘 할 줄 아는 능력은 민주사회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의견을 표현하기보다 일방적으로 말 잘 듣기에만 길들여지거나, 또는 공부하는 시간 외에 대인 관계가 별로 없는 생활을 하는 아이라면 성인이 되었을 때 세련되고 품격 있는 대화로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해나가기 힘 들 것입니다.

지역-도시-주 대항 '토론 리그' 거쳐 전국대회로

미국에는 대학교는 물론이고, 고등학교, 중학교뿐 아니라 초등학교 학생을 위한 debate league 또는 debate contest가 있습니다. 이런 토론대회는 학군 내에서 시작하여 도시대항, 주 대항으로 이어지고, 전국대회가 열립니다. 전국대회라 하면 흔히 그 나라 전체 학생이 다 참가하는 단 하나뿐인 대회라 생각하기 쉽지만 미국에서는 주최하는 단체마다 다 전국대회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수십, 수백개 대회가 있습니다.

토론 주제 또한 다양합니다. 남가주의 경우, 사립, 공립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MSPDP(Middle School Public Debate Program)의 주제만 해도 수십 종류가  넘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Schools should ban junk food sales.
* Cell phone should be allowed in schools.
* The United States should close its Guantanamo prison.
* Homework should be banned.
* Stem cell research should be expanded.

숙제나 휴대폰처럼 학생생활에 직접 관계 되는 것은 물론, Stem Cell이나 Guantanamo Prison처럼 심각한 국가적 국제적 주제도 중학생의 토론 토픽이 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주제… 엄청난 고등학교 토론리그

고등학교 토론 대회는 규모부터 훨씬 광범위합니다. 전국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 또한 대단합니다. Debate Summer Camp, Debate Academy 같은 곳이 있어 전문가가 전적으로 토론 교육을 합니다. 미국 전역의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debate league 중에 가장 잘 알려진 대회는 다음과 같습니다.

Urban Debate League,
Lincoln Douglas Debate,
National Forensic League Debate.

미국 양대 토론리그 '캘리포니아 토너먼트'  '하버드 토너먼트'

미국 학교에는 정규과목 이외에 택할 수 있는 선택과목이 다양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모두 다 대학에 진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는 학생을 위해서 woodworking, metalworking, drafting, secretarial 등, 기능적이고 실질적인 과목도 많이 제공합니다.

Debate은 학교에 따라 정규과목인 국어(영어)에 포함된 곳도 있고 선택 과목인 학교도 있습니다. 그리고 debate에 참가하는 학생의 비용 또한 재정이 든든한 학교에서는 운동선수처럼 교비로 모두 부담하기도 합니다. 올해 2월 14일에서 16일까지 UC버클리에서 제36회 California High School Forensics Tournament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는 동부의 하버드 대학에서 열리는 debate대회와 더불어 미국 전국 양대 고교 debate대회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 대회입니다.

3000여명이 8라운드 승부…"저들이 정말 고등학생인가"

2박3일동안 치러진 대회에 올해 참가자는 3000여 명이었는데 여러 분과 중에 퍼브릭 포럼은 총 8라운드로 아침 7시 반부터 밤 10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총 8라운드에서 6라운드를 이긴 팀은 그때부터 3명의 심판과 수많은 방청객이 경청하는 가운데 치열한 경합에 들어갔습니다.

토론 주제는 “BRIC 진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었습니다. 세계 경제의 강자로 떠오르는 Brazil, Russia, India, China가 미치는 영향을  놓고 Pro와 Con팀으로 나눠져 찬반 논리대결을 펼쳤습니다. 많은 참관인이 그들의 폭 넓은 자료 준비와 설득력 있는 스피치를 들으면서 “저들이 과연 고등학교 학생들인가” 라고 경탄했다 합니다.

전국 4등 상받은 중학생 "상대방 존중-경청이 승리의 길"

미국 2008-2009년 제4차 NJFL Debate and Speech Tournament에서 4등상을 수상한 중학생 Matthew 윤은 이 대회에 참가해 “팀과의 협력과 배려를 배웠다”며 다음과 같이 참가 소감을 밝혔습니다. (교육신문 2009.6.19)

“무엇보다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파트너 조나단과 함께 주어진 topic을 리서치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대회를 위한 다양하고도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대회 참가자로서, 또 대회를 지켜보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debater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즉 상대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팀이 스피치를 하는 동안 방해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경청'은 곧 승리를 위한 길이기도하다. 심판관 역시 내용도 내용이지만 토론자 태도를 눈 여겨 본다. 예를 들어 한 팀은 좋은 매너를 유지하는 데 반해 또 다른 팀이 그렇지 못하다면 당연히 좋은 매너를 보인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많은 참가자가 crossfire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상대방이 질문 공격을 해오면 그에 대한 논리 정연한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몇몇 참가자가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것이었다. 재빠른 응답을 위해 더 많은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생의 소감이 이렇습니다. '경청' 이야 말로 곧 '승리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 어린 학생은 벌써 깨달은 것입니다.

Debate에 참가를 준비하는 학생은 발표문을 작성해야 하고, 그 글을 다듬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 수업 성적도 우수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토론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말합니다. 학교생활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학생도 토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발표할 수 있다는 데 흥미와 열의를 갖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지성적인 단련'이 선진 문화인 만든다

"We agree to disagree."
나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 반대 의견에 대해 흥분하지 않으며 경청하고 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정연하게 펼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민주주의 사회에 살아갈 수 있는 기본 상식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능력이 어려서부터 연마된 사람이라면 성인이 되어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이성을 잃어가며 흥분하고 상대방을 적이라 간주하며 인신공격을 하는 그런 비이성적인 행실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Intellectual Discipline.
'지성적인 단련'이야말로 토론 교육이 다듬어내는 격조 높은 문화인의 필수조건입니다. 그런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민주사회이며 선진국이라 하겠습니다.  

김유미 재미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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