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건강하십시오." "행복합시다."라는 인사말을 합니다. 이는 '건강'이라는 명사에 '~하다'를 붙여 '몸과 마음이 튼튼한 상태'를 나타낸 형용사 '건강하다'의 활용 꼴이지요. 그러나 꾸며주는 말인 형용사를 명령형이나 청유형(請誘形·함께 행동할 것을 청하는) 으로 활용함은 어법에 맞지 않습니다.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마찬가지로 '행복' '안녕' 따위 명사에 '~하다'가 붙어서 된 형용사 '행복하다' '안녕하다' 같은 경우도 "행복하거라." "안녕하십시오."와 같은 명령형 종결어미나, "안녕합시다." "행복하자."와 같은 청유형 어미를 붙여서 활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는 일반 형용사 '기쁘다' '아름답다' '예쁘다'를 "기쁘거라." "아름다우십시오." "예쁘거라."와 같은 명령형이나, "기쁩시다." "아름답자." "예쁘자." 따위의 청유형으로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일반적으로 명령형으로 쓸 수 있는 경우는 '뛰다' '일어나다' ‘가다’ '오다'와 같은 동사와 '식사' '일' '공부' '등산'과 같이 '~하다'가 붙어서 "식사하세요." "일하거라." "공부하거라." "등산하거라." 처럼 동사형으로 쓰이는 말에 한합니다.
     
    일상적인 구어체(口語體-대화에서 쓰는 말)에서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어법을 어겨가며 대화하는 건 지양해야 하겠습니다. 굳이 기원하는 말을 하고 싶을 때는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행복하게 지내십시오."처럼 사용해야 합니다.
     
    다만, "건강하세요?" "안녕하세요?" "행복하십니까?"처럼 물음표를 붙여서 묻는 말로 쓰는 것은 바른 표현이 되겠습니다. 조금씩만 신경 쓰면 어법도 살리면서 아름다운 우리말을 자손들에 물려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