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서울의 한 학교 정치·사회 시험문제를 팩스로 받았는데 기가찼다. 교사 명단 공개 뿐만 아니라 각 학교의 시험문제도 공개돼야 한다"

    교원단체 명단 공개로 주목받은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조 의원은 발언 내내 '어이없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팩스로 받은 서울의 모 고등학교 중간고사 시험문제는 다음과 같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국가의 목적
    국가는 다른 집단이 할 수 없는 많은 일을 수행한다. 국가 안보, 기본권 보장, 질서 유지, 공공 복리 증진 등과 같은 공적이 성격이 강한 서비스는 시장 경제 원리에 따라 제공하기 어려운 성격을 지닌다. 그래서 국가는 세금을 재원으로 하고, 강제력을 수단으로 하여 이러한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나) 이OO 정부 2년 토론회
    ㄱ. 홍 교수는 "이OO 정부가 부유층이 잘살아야 빈곤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취지로 감세와 친기업 정책으로 일관한 결과 서민층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ㄴ. 김 교수는 이OO 정부의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이 지난 1년 국정운영에서 전환점을 제공하고 이OO 지지율을 상승시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ㄷ. 도 교수는 이OO 정부의 '시장프렌들리' 정책에 대해서 "시장이 얼마든지 반사회적이고, 사회 파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장은 방치할 경우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것을 시자의 메커니즘 안으로 복속시킨다"며 "이 과정에서 희생되는 삶과 사회의 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는 공공성의 이름으로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ㄹ. 이 교수는 "저출산 및 고령화 등으로 복지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지만 이OO 정부 4년 동안 이루어질 감세 규모가 무려 72조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또 의료와 보육, 교육, 노인요양 등에 자본과 시장의 영역을 확대하고 금융자본의 투자처로 삼으려는 이OO 정부의 시장국가 기조가 현실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평가하였다.

    (문제) 1. 국가의 성격에 대해, 위 글을 읽고 분석한 것으로 잘못된 것은?(3.3점)

    ① (가)글은 시장과 국가의 목적이 충돌되는 지점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② 홍 교수와 김 교수의 의견에 다를 때 이OO 정부 서민들의 정치적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③ 도 교수의 견해는 (가)글이 말하는 국가의 목적에 부합한다.

    ④ 이 교수가 언급하는 "이OO 정부의 시장국가 기조라는 표현은 (가)글이 말하는 국가의 목적에 비추어 모순적이다.

    ⑤ 토론 교수들의 의견을 종합할 때 이OO 정부의 국민들은 선거에서 올바른 선택을 했으며, 그 결과로 행복한 생활을 누릴 것이다.

  • ⓒ 뉴데일리<=조전혁 의원실 제공>
    ▲ ⓒ 뉴데일리<=조전혁 의원실 제공>

    정답은 무엇일까. 조 의원은 "이 정권이 시장경제를 잘못 운영하고, 공공성 관련 부문은 무시해 이 정권이 잘못됐다는 답을 고르게 하는 문제였다"며 "관계 전문가에 (문제를) 보내 분석을 하고 있는데 당 차원에서 (각 학교의 시험문제를) 공개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을 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팩스를 보낸) 학부모가 자기도 황당하고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시험문제가 나와도 되는 지 하소연을 하더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