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 ⓒ 김상엽 기자 
    ▲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 ⓒ 김상엽 기자 

    <사랑하고 싶은 여자 결혼하고 싶은 여자>, <결혼 이야기 2>, <깡패 수업>, <정사>,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각본을 거쳐 2006년 첫 연출작 <음란서생>까지. 김대우 감독, 그의 화려한 필모그래피 만으로도 차기작 <방자전>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은 사극을 통해 현대적인 감각과 고전, 그리고 色의 만남을 중시해 온 자신의 연출 철학에 관해 입을 였었다.

    이날 김 감독은 사극과 섹슈얼리티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연출로는 이번이 2편째라 사극만 한다는 생각은 솔직히 해보지 않았다"라며 "내 작품들은 역사적 사실과 존재에 대해서 다루지 않기 때문에 사극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다만, 근래에 터부(taboo, 금기(禁忌)된 것)를 다루고 싶었기에, <춘향전>의 하인인 방자와 주인 몽룡의 다른 터부의 시점을 다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적인 것은 역시 근래에 성적인 욕망에 관심이 많아져서 다룬 것 같다. 요즘 거기에 관심이 많아 죄송합니다"라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 ▲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좌)과 배우 김주혁(우) ⓒ 김상엽 기자 
    ▲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좌)과 배우 김주혁(우) ⓒ 김상엽 기자 

    <스캔들>에서 <음란서생>으로 이어진 그의 작품은 '정절녀 무너뜨리기', '조선시대 음란 소설 작가는 양반'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짜임해있는 내러티브로 풀어내면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시각적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 바 있다. 그리고, 김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영화 '방자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전을 '춘향을 사랑했던 방자에 의해 미화된 거짓'이라는 과감한 상상에서 출발해 춘향을 원했던 또 한 명의 남자 방자의 이야기를 통해 춘향전에 숨겨진 방자-몽룡-춘향의 은밀한 사랑을 풀어낸다.

    김 감독은 "춘향전을 새롭게 다루고 싶다는 마음이 굉장히 오래 전부터 있었다"라며 "몽룡하고 춘향은 저렇게 행복한데 그 시간 동안 방자와 향단이는 뭘 하고 지냈을까 그게 항상 궁금했고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인물간의 욕망과 욕망이 부딪혀 긴장감을 만들어 내고, 악함과 악함이 맞붙은 가운데 진심과 선한 그리고 사랑이 천천히 베어나오는 경험을 보여주고 싶었다.

  • ▲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 ⓒ 김상엽 기자 
    ▲ 영화 '방자전'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대우 감독 ⓒ 김상엽 기자 

    그는 우리나라가 즐겨 읽어 온 최고의 명작 <춘향전>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다시금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김 감독은 "<춘향전>이 사랑받은 만큼 <방자전>도 사랑받길 바란다"라며 "<방자전>을 보고 흥이나서 <춘향전>도 한번 더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김 감독은 방자와 춘향이 절에서 내려와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늦었지만 연기를 배워볼까 했다"라며 재치있는 말로 부러움을 표시해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어 영화 속 노출에 대한 관심에 대해서는 "<춘향전>이 워낙 과격한 작품이다"라며 "현대적이고 솔직하게, 노골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해 <춘향전>에 부끄럽지 않은 강하고 아름다운 묘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다.

    방자의 충성, 몽룡의 정의, 춘향의 정절이라는 춘향전의 미담을 가차없이 무너뜨리며 은근한 色과 김대우 감독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영화 <방자전>은 내달 3일 관객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