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 북한 어뢰다"(김영삼 전 대통령)
    "북한 소행임이 분명하다"(전두환 전 대통령)

    두 전직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천안함 침몰사태가 북한 소행임을 확신하면서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사태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건 100% 북한 어뢰다"라고 단정했으며, 전 전 대통령은 "북한 소행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은 전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1996년 잠수함을 이용한 동해안 간첩 침투사건에 언급, "당시 북한에 아주 강경하게 항의해서 북한이 결국 사과를 했다"면서 "이번에도 북한 소행으로 확인된다면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전 대통령 역시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등을 예로 들며 "북한이 과거에도 한편으로 정상회담을 하자고 협상을 하면서 뒤로는 아웅산 폭발, KAL가 폭발 같은 양면전술을 구사했다"면서 "그동안 판단에 비쳐볼 때는 북한 소행임이 분명한데 그에 대응하기 위해선 비상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은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을 경우 대응책으로 개성공단 철수, 북한선박의 제주도 영해 통행 중단 등 강력한 수단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후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침몰사태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후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침몰사태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두 전직 대통령은 수습방안으로 "우리가 전략적으로 중국을 반드시 협조를 얻도록 외교역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고, 이 대통령은 "이번엔 중립국인 스웨덴으로부터도 전문가를 파견받아서 투입하는 등 투명하고 객관적인, 과학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단호한 대응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와 관련, 두 전직 대통령은 전세계의 어떤 나라도 혼자서 국방을 책임지는 나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연기를 당부했다. 전 전 대통령은 "전작권 전환은 반드시 연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김 전 대통령도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개성공단 철수, 북한선박 제주 영해 통행 중단 등 강경대응 촉구
    "지난 10년간 정체성 혼란…주적개념 부활, 젊은 세대 안보 강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느슨해진 안보태세의 강화를 위한 노력도 강력히 요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0년 동안 주적개념조차 없어지는 등 정체성이 혼란을 겼었다"면서 "반드시 새로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전 전 대통령도 "전적으로 동감"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안보의식 해이는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번에 우리가 대단히 불행한 일을 겪었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안보강화의 좋은 모멘텀"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번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심이 동요하거나 사회 불안감 조성되는 일 없이 안정을 유지한 것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정부와 군이 신중하고 냉정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후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침몰사태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후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천안함 침몰사태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과 두 전직 대통령과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전반적인 남북관계로 이어졌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이 대통령은 현 정부들어 직간접적으로 타진이 있었음을 적시하면서도 "그러나 나는 만남을 위한 만남, 정치적인 의도를 깔고 하는 만남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했고 임기 중 한 번도 안 만나다도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바로 그렇게 규율해 가야 한다"며 지지했다.

    두 전직 대통령은 또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서울 유치를 반겼다. 전 전 대통령은 "참으로 큰 일을 하셨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2012년에 개최되면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최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암살목적으로 투입된 간첩 체포와 관련해 김 전 대통령은 "내 임기 말에 망명을 했기 때문에 잘 안다. 그런데 북에 남아있던 가족들이 자살이나 처형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꿋꿋하게 이번의 경우 '나는 살만큼 살았기 때문에 이제 죽어도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훌륭한 분이란 걸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약 두 시간간 진행됐으며, 배석자없이 세 전현직 대통령만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고, 회동을 마친 후 현관 입구까지 나가 차를 탈 때 손을 흔들어 배웅하며 예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말미에 "모처럼 두 분이 만나셨는데 앞으로 더 나라의 어른들이시니까 건강하고 화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수석은 "오늘 회동은 먼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안보를 위해서 전현직 군군통수권자 세분이 모여 경륜과 지혜를 모으는 자리였다"면서 "또 두 전 대통령이 마지막을 화해의 건배로 장식했다. 화해와 화합의 자리였다"고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