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보다 좋은 건 '군주의 친구'다

김은주 | 최종편집 2010.06.23 17:35:05

 



유치하고 치사한 캐릭터들로 무장한 '지붕뚫고 하이킥'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비틈의 기술입니다. 조금은 이상하고, 불완전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세상을 향한 '독설'을 거침없이 날렸기 때문이죠.

'독설의 제왕'이라 불리는 김구라씨는 얼마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독설도 독설 나름"이라며 "접점과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독설에 대한 나름대로의 지론의 펼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웃나라 일본의 '독설의 대가' 기타노 타케시가 세상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놓으며 독설 예찬론을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독설의 기술>은 독설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를 부각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독설을 할 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대해 탐색하고, 스포츠, 연예계, 교육제도, 사법제도, 국제정치의 예를 들며 그만의 독특한 관점의 독설들을 풀어놓습니다.

"독설은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삶의 기술이자 처세술이다" - 기타노 다케시

지루함보다는 자극적이고, 진부한 이론보다는 실전의 경험 그 자체입니다. 오랜 연예계 생활을 통해 저자가 실제 겪은 일화들을 소개하고 자신을 비롯한 동료들의 사생활을 거침없이 폭로합니다.

다소 위악적인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괴변으로 치부하기에는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풍자가 던지는 질문의 깊이가 꽤 깊습니다. 불편하지만 유쾌함이 느껴지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매력입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스탕달의 <연애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등 다양한 장르의 고전을 넘나들며 상식 위에서의 저자의 생각과 주장, 그리고 독설의 기술을 논합니다.


✔ 이렇게 보면 좋아요

‣ ‘독설의 기술’이란 제목에서 느껴지는 독설의 비법을 직접적으로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설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방법이라든지 말투 등을 설명해주는 친절한 책은 아닙니다.  다만, 일본의 대표적인 독설가답게 그가 직접 사회를 향한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우리를 그의 생각을 관철함으로써 비판적인 시각과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술자리에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는 아저씨의 세상에 대한 한탄을 듣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유쾌하고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때론 “웃기는 소리군”이라며 넘겨버려도 됩니다. "근사한 색골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등의 농담에 심각한 의미를 부여 할 필요는 없습니다.

‣ 일본에서는 존경받는 ‘거장’으로 통하지만, 전형적인 일본 보수파에 속하는 저자는 험한파로도 유명합니다. 많은 부분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한 발언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이런 시선도 있군” 정도로 가볍게 넘어가는게 좋습니다.

 



일본의 영화 감독, 코미디언, 베스트셀러 작가까지.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기타노 다케시는 어떤 발언을 해도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예의가 엄격한 일본 사회에서 최고의 독설가로 통하는 그는 매우 독특한 캐릭터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1947년생. 도쿄 이타치구에서 페인트공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어난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끼를 발휘해 눈에 띄는 아이였습니. 1965년 메이지대학에 들어갔으나, 대학교 2학년 때 학생운동에 참여해 대학을 중퇴하고 그 뒤,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아사쿠사의 유명한 극장 ‘프랑스좌’의 엘리베이터 보이를 하게 됩니다.

이후 그곳에서 비트 기요시를 만나 콤비 ‘투 비트’를 결성해 비트 다케시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데뷔하게 되고, TV의 골든아워 시간을 점령하는 최고의 인기 코미디언으로 성장합니다.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메리크리스마스>에 출연하면서 영화배우로 데뷔, 배우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뒤, 비트 다케시라는 이름을 버리고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의 감독 데뷔작 <그 남자 흉폭하다>는 제 11회 요코하마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게 되고, 1993년 <소나티네>로 유럽 등에서 감독의 역량을 인정받고, <하나비>로 베니스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 1999년 <기쿠지로의 여름>으로 칸영화제 본선에 진출하는 등 제 2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일본인이 뽑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 1인,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 1위 등 그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방송에서는 ‘예능’의 신으로 영화에서는 기이한 천재감독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위험한 일본학>, <생각 노트>, <죽기 위해 사는 법> 등이 있습니다.


✔ 목차
Part 1 기초편 - 고전에서 배우는 독설의 기술
- “독설도 알아야 한다”
▶ Chapter 1 (정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배우는 독설의 기술
▶ Chapter 2 (경제) 애덤 스미스의 <군부론>에서 배우는 독설의 기술
│“돈은 때론 상상력을 억누른다”
▶ Chapter 3 (연애) 스탕달에게 배우는 궁극의 <연애론>
│“연애는 거짓말쟁이들의 속고 속이기 게임이다”
▶ Chapter 4 (과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상대성 독설
│“과학은 일상의 자극제다”

Part 2 응용편 - 세상에 적용하는 독설의 기술 - “문제는 응용이다”
▶ Chapter 5 (스포츠) Example 월드컵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망각의 축제”
▶ Chapter 6 (사법제도) Example 판사와 사법제도
│“세상을 모르는 자, 그대 이름은 판사”
▶ Chapter 7 (지역주의) Example 오사카
│“지구 전체가 이미 하나의 시장”
▶ Chapter 8 (대중문화) Example 연예인
│“인생사 모든 것이 연기다”
▶ Chapter 9 (교육) Example 교사
│“진짜 선생님은 다 어디로 갔을까”
▶ Chapter 10 (국제정치) Example 세계적인 독설의 거장들
│“현실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씨네21 펴냄, 19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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