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다른 특별한 기술이나 재주를 지니고 있거나 아주 큰 힘을 쓰는 모양을 가리켜 '용빼는 재주' 또는 '용빼는 재간'이라고 흔히들 표현합니다. 여기 등장하는 '용'에 대해 많은 사람이 전설상의 동물인 용(龍)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용(茸)은 새로 돋기 시작한 사슴의 연한 뿔, 즉 녹용(鹿茸)을 줄여서 이르는 말입니다.

  •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 김충수 전 조선일보 부국장 ⓒ 뉴데일리

    수사슴들은 늦은 봄과 여름에 걸쳐 딱딱하게 굳은 오래된 뿔(舊角)은 벗어버리고 새로 말랑말랑한 뿔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탈락한 뿔은 녹각이라 하며, 새로 돋아나는 수사슴 뿔은 아직 각질이 형성되지 않아서 내부 혈관이 있고 유연한 성질을 띠는데, 이것을 강제로 잘라 말린 것이 한약재로 쓰이는 녹용인 것입니다.

    근골(筋骨)을 강화하고 양기(陽氣)에 좋은 보약을 달이는데 많이 쓰는 이 녹용은 살아 있는 사슴의 머리에서 잘라 내야 그 약효가 좋다고 하여 산 사슴에게서 생으로 뿔을 떼어냅니다. 이 때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슴이 "내 뿔, 어서 빼가슈"할 리가 없으니 아주 날랜 솜씨와 절묘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동원된다고 합니다.

    이런 특별한 방법과 기술들을 가리켜 '용빼는 재주'라 하여 남다른 재주나 기술, 큰 힘을 쓰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어왔으며, 오늘날에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용빼는 재주가 있나?" “용빼는 재간이 있어야~”와 같이 부정적인 말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