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별난 사랑

    지난 3월 TV에서 아주 특이한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신체장애자인 아들의 성욕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아들을 데리고 영국에서 네덜란드까지 가는 아버지.
    영국에서는 성매매 업소가 불법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허락되어 있는 네덜란드까지 아들을 데리고 갑니다. 휠체어에 앉아 사는 그 아들은 두 다리도 쓰지 못하고 두 팔도 그리고 손가락도 서로 달라붙어있어 제대로 쓰지 못하는 젊은 남자입니다.

    휠체어에 앉은 아들을 데리고 집에서 떠나는 순간에서부터 네덜란드 그 업소에 도착하기까지, 차에 태우고 내리고, 배에 태우고 내리고, 또다시 차에 태워 목적지까지 가서 아들을 상대 해 줄 여성을 만나 아들을 방에 들어가게 하고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담담한 모습. "참말로! 저럴 수도 있을까? 아무리 부모의 사랑이란 자신의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거라 하지만, 그래도 참 별난 사랑이네.” 나의 솔직한 반응이었습니다.
    신체장애자인 자식을 먹여주고 입혀주고 돌봐주는 일 외에 성욕까지? 마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씻기고 옷 입혀 학교에 데리고 가듯 성매매 업소에 까지? 그것도 바다 건너 다른 나라까지?
     
    아들이 상대해 준 여자와 함께 방에서 나오자 아버지는 만족했는가 묻습니다. 아들이 대단히 만족했다고, 행복하다고 답하며 어린애처럼 환하게 웃었습니다. 아버지는 그 여자에게 아들을 기쁘게 해주어 참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시 차를 타고,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들 부자간의 대화가 너무 순진하고, 순수해 보여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끼는 내 자신이  이상하게 여겨 질 정도였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은 자기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볼 수 없고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을 뛰어 넘어 이해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오욕 중에 가장 강한 것이 식욕과 성욕이라는 것, 성욕을 제대로 해결 할 수 없을 때 많은 범죄가 발생하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 그래서 네덜란드를 비롯한 몇 몇 나라에서는 성매매 업소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예 합법화 하면 공식 의료 기관에서 그녀들의 건강상태를 돌 볼 수 있는 등등의 장점이 있고, 법망을 피해가며 여기저기 하다못해 개인 주택가까지 스며들며 불법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 말입니다.
     
    사실 합법이든 불법이든 이런 성매매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인간이 살아가는 곳이면 어느 곳을 막론하고 존재해 온, 가장 오래된 영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합법화에도 문제가 따르고 금지법에도 문제가 따르는 등, 갖가지 사회 현실의 괴리가 존재한다 하겠습니다.
     
    2010년 3월 19일, 캐나다 경찰이 집단 성폭행을 한 한국인 피의자 6명을 공개했습니다. 3명은 잡히고 3명은 수배중인데 그들 얼굴이 모자나 마스크로 가려지지 않고 분명하게 TV화면에도 나오고, 토론토 경찰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같은 날,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10대 자매를 성폭행한 후, 한 명은 살해한 범인을 사형 집행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같은 날, 한국 서울 서부지법에서는 15세 소녀 정신지체아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8년을 선고 하였다 합니다.

    한국에서는 성폭행을 했다 하여도 그저 몇 년 후면 또 길가를 활보할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세상 천하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성폭행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닌지!
    선진국에서는 극악 범죄자의 인권 옹호보다 다수 국민들의 인권 옹호를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법치주의 아닌지!

    신체 장애아인 아들의 성욕까지 챙겨주기 위해 바다를 건너 성매매 업소까지 가는 아버지의 사랑은 나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정신지체아 소녀를 상습적으로 성 폭행한 짐승만도 못한 남성에게 겨우 징역 8년을 선고하였다는 한국 판결이 더 놀라웠습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