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노윤호,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최강창민 등 5명으로 구성, 지난 2004년 데뷔한 이래 한일 양국에서 정상급 인기를 구가하던 수퍼그룹 '동방신기(사진)'가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동방신기의 일본 측 팬클럽 비기스트(Bigeast)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멤버 각자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다. 지켜봐달라"는 동방신기 멤버들의 코멘트를 공개했다.

  • 이는 멤버들이 사실상 팀 활동을 중지, 개별 활동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동방신기의 실질적인 해체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동방신기의 일본 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연예기획사 에이벡스(avex)는 3일 "동방신기의 그룹 활동 지원을 중단한다"며 "다만 다섯 멤버의 개별적인 활동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그동안 간간히 이어져 왔던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 마저 완전히 중단됐음을 시인했다.

    마츠우라 카츠히토 사장은 동방신기의 활동 중단 발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심경을 밝혔는데 "한국과 일본을 거쳐 성장한 대형 아티스트를 잃는 것은 대단히 큰 손해"라고 토로했다. 이어 동방신기의 활동 재개 여부에 대해선 "한국 측의 허가가 떨어지는지 봐야한다"며 말문을 아낀 뒤 "팬클럽 비기스트는 계속 지원할 방침"을 밝혔다.

    ◇동방신기 활동 중단, 에이벡스 6백억 손해? = 일본 언론은 "동방신기 활동 중단으로 에이벡스가 입게 될 손해가 50억엔(600억원)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동방신기는 지난 2월 일본에서 발매한 베스트 앨범(Best Selection 2010)이 외국그룹 첫주 최대 판매량 기록(37만9000장)을 세우며 총 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일본레코드협회로부터 더블 플래티넘 등급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또 최근 오리콘이 실시한 '호감도가 높은 남성 아티스트' 투표에선 인기그룹 스마프(SMAP)를 누르고 7위를 차지하는 등 동방신기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일본 내 'A급 가수'로 올라섰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동방신기가 가진 잠재력은 수치상으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는 게 일본 내 연예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론의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인 에이벡스는 동방신기의 공백을 감안, 아유미(아이코닉·ICONIQ) 등 새로운 한류스타의 발굴·육성에 힘쓰고 있으나 동방신기 같은 수퍼그룹을 만들기 위해선 수년간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에서 에이벡스가 입게 될 손해 역시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가요계 역시 이제막 일본에서 꽃피기 시작한 동방신기가 급격히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지금이라도 소속사 측과 멤버들간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믹키유천, 영웅재중, 시아준수 등 세명의 멤버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후로 벌어진 '양자간 간극'이 이미 벌어질대로 벌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들이 팀 활동을 이어간다고 해도 동방신기의 이름이 아닌 별도의 이름을 갖고 3명과 2명으로 나눠진 채 활동하게 될 공산이 크다.

    동방신기는 지난해 하반기 법적 분쟁을 일으키며 국내 활동을 일체 중지한 상태이나 일본에선 지난해 12월까지 다섯 멤버가 함께 활동을 해왔으며 올해엔 두 장의 싱글을 발표, 오리콘 싱글차트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한 바 있다.

  • ▲ 그룹 H.O.T
    ▲ 그룹 H.O.T

    ◇한·일 오가며 '개별 활동' 박차 = 그룹 활동 중단을 선언한 동방신기 멤버들은 한일 양국을 무대 삼아 이미 구체적인 개별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시아준수는 올해 초 뮤지컬 '모짜르트'에 출연한 데 이어 오는 5월엔 솔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유노윤호는 지난해 9월 MBC 드라마 '맨땅에 헤딩'에 출연한 바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 추모 공연에 참여하는 등 드라마와 공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웅재중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가 5월 일본 전역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4월부턴 후지TV를 통해 드라마 '솔직하지 못해서'에 출연할 계획이다.

    최강창민은 제주도에서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 촬영에 임하고 있으며 믹키유천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주인공에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HOT와 데뷔 및 '해체과정' 흡사 = 한편 그룹 활동 5년 만에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동방신기가 그룹 'H.O.T(에이.치.오티)'와 유사한 행보를 걷고 있어 주목된다.

    HOT는 문희준, 강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 등 5명으로 구성된 보이그룹으로 96년도에 데뷔, 서태지와 아이들의 뒤를 이어 가요계의 수퍼스타로 군림했던 그룹이다. 2001년 소속사와 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이 그룹을 탈퇴, JTL이란 이름으로 독자 행보를 걷게 됨에 따라 희대의 아이돌그룹 HOT는 데뷔한지 5년 만에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HOT와 동방신기 모두 소속사가 SM엔터테인먼트이며 데뷔 5년 만에 소속사와 전속 계약 갈등을 빚었다는 '공통 분모'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소속사와 마찰을 빚은 3명이 팀을 떠나고 2명만 남기로 한 점도 묘한 공통점이다.

    게다가 이들의 라이벌 그룹 또한 소속사가 동일하다. HOT의 당시 라이벌은 '은초딩' 은지원이 리더로 있던 그룹 '젝스키스'였으며 동방신기의 라이벌 격인 그룹은 더블에스오공일(SS501)을 들 수 있는데 젝스키스와 SS501은 모두 DSP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