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상급식-이건 단순한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인 문제다.
    전교조의 힘을 대폭 키워줄 급식노조의 출현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이걸 학부모들이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한나라당이, 이명박 정부가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이명박 정부는 그것을 설령 알고 있다 해도 어떤 대책을 세울 정부가 아니다.
    그런 종류의 대결을 ‘소모적인 이념논쟁’이라 해서 피해가기로 작심을 한 정부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정론(正論)적으로 말해서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는 게 물론 좋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이런 걱정을 해 주는 것을 ‘소모적인 이념논쟁’이라고 험담하는 한, “그래? 그럼 걱정 안 해 줄 터이니 될 대로 돼보라” 하는 삐딱한 심정이 솟구친다. 고소한 심정까지 든다. 어디 한 번 당해봐라 하는...

     어떤 재미 북한인권 운동가(남신우)가 쓴 글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재미 북한인권 단체의 면담요청을 한 번도 들어 준 적이 없다고 했다.
    뮤지컬 <요덕 스토리> 영화 <크로싱>도 끝내 관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문제에서야 여하튼, 박근혜 씨는 언제나 그들을 따뜻하게 만나 주었고, <요덕> <크로싱>도 빠짐없이 관람했다고 했다. 

     북한인권 단체를 면담하고, 공연물 <요덕> <크로싱>을 관람 했다가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연히 ‘저 무섭고 무서운 좌파’의 진노(震怒)를 사서 행여 ‘소모적인 이념논쟁’에라도 휘말릴까, 노심초사(勞心焦思) 했으리라는 암시(暗示)다.
    말하자면 “나는 좌파가 싫어할 짓은 안 하겠다” “나는 딱히 보수우파도 아니다”. “나는 중도실용이다” 그래서 “싸우려면  나하고 씨가 다른 너네들(우파 꼴통)이나 해라“ ”나는 싹 빠져서 4대강에나 몰입하겠다“는 처신인 모양이다. 

      이런 회피적 처신, 중대한 이념싸움의 최전방에서 벌어지는 결정적인 백병전에서는 언제나 뒤로 싹 빠지는 패턴이라면 이번 무상급식 논란에서도 이명박 정부는 똑같은 어정쩡한 ‘거리 두기’ 방식으로 나올 확률이 아주 높다.
    심지어 한나라당에는 동조하는 기색조차 역력하다.
    ‘촛불’에 놀란 가슴 반디불에도 화들짝 하는 식으로. 

     얻어 와야 할 표(票)도, 아첨해야 할 무서운 호랑이도 모두 왼 쪽에 있지, 오른 쪽에 서있는 자들은 속절없이 뒤따라 와 대안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표 찍어 졸 것들이기에, 그런 허수(虛數)는 아예 계산에 넣지도 않는다는 투다. 그러니 잔득 맘먹고 응원 해 주려고 벼르다가도 그 따위 낌새를 눈치 채면 온 정나미가 싹 가신다니까.

     이처럼 생사문제는 밤낮 누가 대신 싸워 주려니 하면서 자신들은 적(敵)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뒤에 살짝 숨어 섰다가 과실(果實)만 챙기는 처신은 이제 더 이상 봐주기 싫다.
    뒷짐 지고 서있을 터이니, 당신들이 어디 한 번 혼자 나가 마주쳐 보시지, 왜, 겁나나? 매롱!
    두 번 다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우화를 만들어 줄 생각이 전혀, 눈꼽 만큼도 없응께 알아서들 하시요 잉. 

     대한민국 진영으로서도 이제는 관군(官軍) 없는 백의종군 노릇 하기란 영 이에서 신물 날 지경이요. 원군(援軍)도 의병(義兵)도 없이 지들 혼자 자아알들 해 보시랑께-.  

    무상급식은 전교조 현상이다.
    대한민국 잔영이 또 총대를 메야 하나?
    좌파, 민노당, 민주당, 한나라당의 상당수 중도파. 얼치가 리버랄들이 합세할 경우, 무상급삭 반대의 목소리는 자칫 쓰나미에 덮일 가능성이 아주 짙다.
    급식문제를 일약 거대한 전투력으로 쟁취해 가는 전교조의 공작.
    이걸 이길 능력이 있어야 대한민국 진영은 비로소 하나의 싸움의 단위라고 자칭할 만한 근거를 겨우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