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의회, 판사 지명동의때 샅샅이 검증

    미국에서는 연방 대법원 판사나 고등법원 판사를 지명할 때 가끔씩 "운동가 판사"(Activist Judge)란 말이 나옵니다. "운동가 판사" 라는 어휘 속에는 다소 경멸적인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판사가 법에 의거하기 보다는 자기 가치관이나 생각으로 판결한 것을 말합니다. 의회가 판사에 대한 지명을 동의하기 전에 판사가 지금까지 내린 판결문을 비롯해, 기고문, 강연, 대화록, 도덕성, 윤리성 등이 샅샅이 뒤져지고 이 가운데 상식선을 벗어나거나 편향적인 부분이 있으면 무차별 공격을 받고 결국은 스스로 지명 후보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임명권자가 지명을 철회합니다.

    어떤 사람이 운동가 판사 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적으로, 민주적 과정을 통해 채택된 정책을 뒤엎는 판결을 내리거나, 지금까지의 법 해석이나 판례를 뒤집거나, 법을 제정한 의도와 배치되거나, 정부 기구의 결정과 상이하게 판사 스스로 정책을 제시하거나, 법을 확대 해석해서 법조항에 없는 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은 판사를 뜻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기존의 법질서에 도전하고 새로운 판례를 내리는 운동가 판사에 대한 논란은 보는 시각과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판사들은 운동가 판사라는 딱지가 붙는 것을 싫어하지만, 때로는 이들 운동가 판사들이 잘못된 법에 위헌 판결을 내리고, 진취적인 역사의 진보를 방해하는 구시대의 악습을 타파하는 과감한 도전으로 역사 변화에 공헌하기도 합니다. 법조인들은 실제로 운동가 판사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판결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판사를 매도하는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기도 합니다.

    공원 산책하는 개와 고양이 싸움

    텍사스주는 미성년자 소녀가 낙태 수술을 받아야 할 때 부모에게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에게 통보하지 않는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사가 판단할 때는 통보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13살짜리 낙태 케이스를 맡았던 텍사스 주대법원 오웬 판사는 이 소녀가 독자적으로 낙태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판단하고 부모에게 알리도록 했습니다. 이런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오웬 판사가 13세 소녀의 독자적 인권을 부인한 것은 개인의 독립된 기본권을 박탈하는 본보기라면서 오웬 판사를 운동가 판사라고 지목하고 임명을 반대했었습니다.

    개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하는 것을 금지한 법을 가지고 있는 주에서 한 시민이 고양이를 훈련시키기 위해 공원에 데리고 갔다가 경찰로부터 위반 티켓을 받고, 이 시민은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갔습니다. 법 조항에 개만 명시되어 있지 고양이는 없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판사는 고양이를 데리고 산책한 시민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법을 제정한 의도는 동물이 공원에 변을 배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법 조항에 고양이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법 해석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반대적인 사람들은 판사가 법 조항에 없는 항목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했다고 지적하고 이 판사를 운동가 판사라고 비난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한국의 '바보 판사'들

    위의 두 가지 케이스는 운동가 판사를 규정하고 비판하는 경계선이 얼마나 애매하고 모호할 수 있는지를 말해 주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민감한 감시와 검증으로 인해 판사들이 판결을 할 때 얼마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평가되고, 그 판결문의 역사가 판사의 철학과 가치관이 되기 때문에 판결을 내릴 때 법정신과 법조문을 천착하고, 법 제정자의 의도를 생각하고, 판례를 뒤지면서 고심에 고심을 하게 됩니다.

    이런 잣대로 생각할 때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다양성 있는 판결"은 너무나 경솔하고 어처구니없는 판결입니다. 이들의 성향으로 봐서 운동가 판사들이고, 이들의 판결이 운동가적 판결인데도 이들을 운동가 판사라고 하는 것은 운동가 판사라는 말을 훼손시키는 것이고, 개혁적일 수 있는 운동가 판사들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기갑 판결이나 광우병 PD 수첩 판결을 내린 판사들은 운동가 판사의 근처에도 갈 수 없는 '바보 판사' 들입니다.   

    이들을 바보 판사라고 하면 이의를 달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명문대학을 나오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똑똑한 재사들에게 바보란 말이 무슨 당치도 않는 말이냐고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은 바보 판사입니다. 이념의 덫에 걸린 "이념적인 판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이념의 함정에 빠지면 아무리 똑똑해도 바보가 됩니다. 이념은 아편 같은 것이어서 이념에 중독되면 분별력과 양식과 양심이 마비됩니다. 북한에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데도 분별력과 양식이 있는 지성인과 법조인이 없는 것은 이념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지식을 이데올로기를 위해 충성스럽게 사용해야하고, 선전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판사는 지식만으로 안 되고 지성과 양식이 있어야 합니다. 판사가 자기 신념이나 자기 가치관에 빠지고, 이념의 노예가 되고 이념의 선전 도구가 되면 이미 그 사람은 판사가 아닙니다. 이번에 강기갑 판결과 광우병 판결을 내린 이동연 판사와 문성관 판사는 자기 독선과 환상에 빠진 이념 판사들입니다.

    폭력범-강간범도 무죄?... 이동연판사 정신감정을

    강기갑 판결문은 재판 역사에서 오래 남아야할 희귀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판사가 이렇게 해괴한 판결을 내릴 수 있고, 판사가 이렇게 아둔해 질 수도 있구나 하는 본보기 판결문이 될 것입니다. 강기갑은 국회 사무총장실 탁자 위에서 공중 묘기를 부리면서 난동을 부리고 민주노동당이 국회 의사당에 내건 현수막을 국회 경찰들이 철거하려고 하자 경찰의 멱살을 잡아 폭행하고, 국회 의장실로 가서 문을 걷어차면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 정도면 웬만한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원에 버금가고, 엄한 벌을 받아야할 폭력범입니다. 기본적인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유죄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재판을 맡은 이동연 판사는 기상천외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고의성 없이 한일"이기 때문에 무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국회 사무총장실에 들어와 난동을 부려서 공무 집행을 방해한 죄목에 대해 "당시 사무총장이 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이미 비서가 스크랩해준 신문을 본 뒤여서 공무 중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동연 판사는 강기갑 의원이 국회 경찰을 폭행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설치한 현수막은 강제 철거된 적이 없기 때문에 민노당 현수막만 철거한 것은 형평에 어긋 난다"고 무죄 판결을 했습니다. 법 논리가 이쯤 되면 판결문을 인용하기가 민망스럽고 어이없어 집니다. 도대체 이런 사람이 어떻게 판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탄식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동연 판사는 이념의 아편에 중독이 되어도 아주 중증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최고의 작품은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고의성이 없이 했기 때문에" 무죄라는 조항과 국회 사무총장이 "비서가 스크랩해준 신문을 본 뒤에 신문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공무 중이라고 볼 수 없다"는 항목입니다. 참으로 해괴망측한 법 해석입니다. 사람이 이성을 잃고 극도로 흥분하기 때문에 폭력범이 되고, 강간범도 되고, 살인자도 됩니다. 이동연 법해석대로라면 모든 폭력범이나 강간범이나 살인자는 무죄 방면해야 합니다. 범죄가 성립되려면 흥분하지 말고 범행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서가 스크랩 해준 신문을 보는 것은 공무이고, 따로 신문을 보는 것은 공무가 아니라는 논리는 삼척동자도 웃어야 할 바보 판사의 의식구조입니다. 위의 법 해석은 정신 감정을 받아야할 내용입니다.

    왜곡보도를 무죄시키려 법을 왜곡한 판결문

    문성관 판사의 판결 또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한국 사회를 미친 사람들의 광란으로 몰아갔던 광우병 촛불 시위에 불을 지른 MBC PD 수첩에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동연 판사의 판결문과 다른 것은 이동연 판사는 너무 솔직하게 작문을 했는데 문성관 판사는 무슨 말인지 애매하게 작문을 했습니다.

    "언론 보도의 내용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부는... 그 보도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 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 가량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기는 하나, 이는 전후 문맥에 비추어 과장되거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보이므로, 이 부분 보도 내용은 중요한 부분에 있어 객관적인 사실과 합치되어 허위라고 볼 수 없다..."

    제 한글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문성관 판사의 문장 실력이 뛰어나서인지 저는 이 뜻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을 읽어야 했습니다. PD 수첩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어려운 작문을 했는지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문성관 판사의 판결 논리가 너무 빈약하고 견강부회입니다. 문성관 판사는 문제의 핵심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문화방송 PD 수첩 내용이 허위인지 아닌지, 과장인지 왜곡인지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두리 뭉실 넘어갔습니다. 한국인이 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는 내용은 분명히 잘못된 것인데도 이것을 "전후 문맥에 비추어 과장되거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보이므로" 라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문성관 판결의 가장 큰 오류는 이들 PD 수첩 제작자들이 "고의적으로 사실을 왜곡시켰다"는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언론의 비판 기능과 감시 기능을 위해 실수로 허위 보도한 것은 용서 받을 수 있습니다. 실수라고 해도 그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고 보상을 해야겠지만, 실수를 매도하고 벌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고의성'과 '의도성'입니다. 언론자유를 최대로 보장하는 미국에서도 "고의적이나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고 벌을 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언론인 재판의 핵심은 늘 고의성과 의도성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MBC PD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기사를 왜곡시켰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입니다. 번역자가 "동물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소"라고 번역한 것을 "왜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살 하냐?"로 변조한 것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제작진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날조시켰습니다.

    '이념중독 중증환자' 판사들은 거리투쟁이나...

    언론인이 사실에 의거해서 기사를 써야하는 것처럼 판사는 법에 의지해 판결해야 합니다. 이것이 법치주의입니다. 법치주의가 흔들리면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고 국가적 위기가 도래합니다. 이번 사건이 나자 이용훈 대법원장이 "우리 법원은 사법부의 독립을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법부가 무엇으로부터 독립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이런 시점에서 이런 말을 하는 이용훈 대법원장은 진중치 못하고 격이 떨어집니다.

    잘못된 판결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고 의무입니다. 사법부가 잘못된 판결을 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을 방어하려는 방패역을 하려는 이용훈 대법원장 또한 이념 판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만약에 하나라도 이용훈 대법원장이 운동가 판사, 이념 판사의 성향을 가졌으면 법조계는 대 폭풍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한국 법조계에 고개 들고 있는 이념 판사들의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전교조가 학교에 들어가 한국 교육을 이념의 투쟁장으로 만든 것이 나라의 장래에 암울한 타격을 준 것처럼, 이념 판사들이 법조계를 이념의 운동장으로 만들 경우, 한국의 미래는 엄청난 도전을 받게 될 것입니다. 법원 내에 있는 우리법 연구회라는 이념 조직은 이번 기회에 해체시키고 법조계를 이념화 하려는 판사들을 법조계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리고 판사가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이고 이념적으로 법을 왜곡시켜 판결할 때 심의를 요청하고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념 판사들이 득세하는 것은 국가적 위기입니다. 판사는 판결을 통해 국민 의식과 사회 문화를 선도해 가는 힘과 영향력을 가졌습니다. 언론의 자유가 언론의 책임에서 가능한 것처럼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의 상식과 양식에서 가능합니다. 판사는 법에 자신의 이념을 부여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을 해석하는 사람입니다. 사법부가 독립성을 유지하려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합니다. 법관 스스로가 이념과 부패에서 자유스럽고, 독선과 오만에서 벗어날 때 국민의 신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념에 물든 판사는 판사직을 떠나 이념 투쟁가로 변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