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부모 교실

    부모라면 꼭 읽어야 할 책

    “개와 아이들에게는 민주주의가 필요 없다.”
    부모들과 상담을 많이 하고, 부모 교실도 맡아 강의를 하고 있는, 심리학자, Wendy Mogel의 저서  “ The Blessing of a Skinned Knee"라는 책에 나온 문구입니다.
    아이를 올바른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라는 게 미국 각 신문에 나온 서평입니다.

    “자식을 키울 때 부모는 그 무엇보다 자신의 권위 지반을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
    자식은 부모와 동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자라서 집을 떠날 때까지 가르치고, 또 가르쳐 홀로서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야 하는 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가 부모의 위치를 확고하게 확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부모의 권위가 흔들릴 때, 자녀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권위는 부모가 어른이기 때문에 저절로 세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의 삶 자체가 모범적이면 부모의 권위는 저절로 세워지기 마련입니다.


'가정교사' 부모의 권위를 세우려면

아이들은 부모와 동등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개를 훈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훈련시키기에 달렸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고 공감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은 누가, 어떻게 키우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없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법을 지키고 어른을 공경하고 올바른 지침에 복종하기를 알고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하게 개를 훈련시키듯 훈련시켜야 한다는 것, 그래야 하는 이유와 목적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내 아이가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갔을 때, 사람다운 사람 구실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영국의 어느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남녀 학생들에게 바느질과 다리미 질 하는 것까지 가르친다 합니다. 이 것 또한 언젠가 자녀가 부모 품을 떠나 자립 할 때를 위한 준비과정이라 합니다.

버릇없는 아이, 부모에게 말대꾸 하는 아이, 부모를 무시하는 아이, 심지어 부모를 경멸하는 아이, 이런 아이들은 자라서 사회인이 되어서도 사회의 말썽꾼이 되기 싶습니다. 누구의 책임인가? 부모의 책임입니다. 이미 “젊은 엄마들에게” 연재에서 여러 번 강조했듯, 아이들은 습관이나 가치관, 생활 매너 등, 모든 것을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들의 본보기인 것입니다.

가정마다 규칙 만들고 규칙 지키기 훈련시켜야

식당에서 자주 보는 모습입니다.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왔다 갔다 하며 시끄럽게 굽니다. 그래도 모른 체 내버려 두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아이들 기를 죽이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고 자라서도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망나니를 키우는 것입니다.
각 가정마다 규칙이 있어야 합니다.
일어나면 잠자리 정돈하기, 옷을 벗으면 빨래 통에 넣기, 학교 다녀오면 "학교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할 줄 알기, 밥 먹고 나서 “잘 먹었습니다” 고마움을 표시할 줄 알기 등등, 아이들에게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같은 공손한 말하기를 아주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규칙을 아이들이 반드시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규칙을 정했으면 반드시 실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규칙을 어겼을 때는 엄한 벌로 다스려야 합니다. 규칙을 지키지 않아도 거기에 대한 벌이 없다면 아이들은 규칙 자체를 우습게 여기게 됩니다. 바로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법규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미국식'이라는 엄청난 오해

부모를 무시하는 아이들.
무슨 말인가? 부모를 무시하다니? 하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학교에 재직할 당시, 부모를 무시하는 아이들을 가끔 보았습니다.
이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외국어에 빨리 적응하기 때문에 이민 생활 3, 4년이 지나면 부모보다 아이들이 영어를 훨씬 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로 오는 전화라든가 심지어 영어로 오는 서류 같은 것을, 자신이 없는 부모는 아이들에게 의뢰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면 주객이 전도된다는 식으로 아이들이 집안에 어른 노릇을 하기에 이릅니다. 학부모와 선생님과의 회의 때에도 아이들은 부모가 학교에 오는 것을 싫어합니다. 아예 부모에게 학교에 오지 말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창피하다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는 것만 기특해서 아이가 핀잔을 주든,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 변명을 합니다. 이게 미국식이라고, 아이가 미국식이 되어간다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모에게 감사함과 존경심을 가지지 않는 태도는 미국식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제대로 교육하는 집안 아이들은 부모님을 존경하고 부모님께 감사해 합니다.
“I owe everything to my loving parents."
"You've taught me so much and inspired me to be the best I can be."
성인이 된 후, 부모님께 이런 편지를 보내며 감사함을 표시하는 자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고, 먹여주고 입혀주고 교육을 시켜 준 부모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자식이라면, 부모가 자식교육을 너무 잘못 한 것입니다.

고3 수험생이 집안의 왕인가

공부만 잘하면, 만사 오케이.
심지어 공부만 잘한다면 부모를 dirt 취급을 해도 상관없다는 부모.
Wendy Mogel은 그의 책에 초등학교 6학년 아이 부모와 상담한 것을 예 들었습니다. 이 아이는 학교 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명령하듯 이것저것을 요구해도, 하다못해 쓰레기 취급을 해도 부모는 그저 대견하다고만 여기며 산다는 것입니다.
이 비슷한 장면을 한국에 갔을 때 친척집에서 보았습니다.
아이가 고3이라고 초 비상상태였습니다. 온 식구가 그 아이 비위 맞추기에 설설 기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집안의 크고 작을 일들이 그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가 어른에게 짜증을 내든, 심지어 큰 소리로 말대꾸를 하든 부모는 그저 숨죽이듯 지냈습니다.

아이를 잘 못 키우면 그 아이가 나중에 명문대에 들어가든 어느 기업체의 대단한 자리에 오르든, 모두 지가 잘나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부모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고 한탄해도 이미 늦은 것입니다.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집안의 어른이 누구인지, 보스가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가 가르쳐라

아이들은 부모와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올바른 사고력, 올바른 생활 매너 등은 '사람다운 사람 공부'는 아이들 스스로가 터득할 수 없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가 가르쳐야 합니다.
전혀 모르는 지역에 여행을 갈 때, 여행 안내자가 필요하듯, 아이들에게는 인생 안내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아이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다는 것만으로 부모가 되는 게 아닙니다. 부모에게는 책임이 따라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현명한 길잡이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젊은 엄마들에게' 연재를 끝내며 그동안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