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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wellbeing)정당 한나라당도 문제지만, 소위 야당(野黨)은 국가(國家)는 안중에 없는 괴물(怪物)로 타락해 버렸다. 말도 안 되는 세종시 깽판을 보아도 그렇고 11일 나온 북한의 평화협정(平和協定) 제안에 대한 반응을 보아도 그렇다.
     
    북한은 이날 6.25사변 60주년을 맞아 기존의 정전협정(停戰協定)을 평화협정(平和協定)으로 바꾸는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또 “정전협정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 비핵화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더 이상 자국의 이익부터 앞세우면서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대담하게 근원적 문제에 손을 댈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
    정전협정→평화협정 전환 주장은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수십 년 간 주장해 온 선동논리일 뿐이다. ‘한반도가 전쟁상태가 아니라 평화상태가 되었으니 미군은 나가라’는 것이다. 2012년 4월17일 한미연합사 해체까지 확정된 마당에 정전협정→평화협정 전환까지 이뤄지면 미군철수를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북한의 주장을 살펴보면, 정전협정→평화협정 전환은 곧 미군철수이다. 『정전(停戰)체제를 평화(平和)체제로 전환하고...통일에 가장 큰 장애물로 되고 있는 남조선 강점 미군(美軍)을 지체 없이 철수(撤收)해야 한다(2005년 8월13~14, 평양 인민문화궁전 결의서한)』, 『평화(平和)체제를 공고히 하고, 미군(美軍)을 철거하여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성취(2005년 8월19일 반제민전)』 는 등 논리는 일관돼 있다.
     
    지난 해 3월19일 로동신문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미제와 남조선괴뢰 호전광들이 남조선전역에서 광란적으로 벌리고 있는 력사상 류례 없는 전쟁연습소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조선반도에서는 사소한 우발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핵전쟁이 폭발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중략)...미국이 진실로 조선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면 남조선에서 자기의 침략무력을 철수하고 조선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며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일체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중략)...조선반도에서 긴장상태를 가시고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자면 남조선에서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것은 더 론할 여지도 없다...(중략)...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평화를 바라는가 아니면 전쟁을 추구하는가를 갈라볼 수 있게 하는 척도로 된다.”
     
    이상의 주장은 소위 미제와 남조선괴뢰 호전광들이 전쟁책동을 벌이고 있으니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반도 평화가 온다는 것이다.
     
    정전협정→평화협정 전환이 곧 주한미군 철수라는 것은 북한의 사전적(辭典的) 정의이기도 하다. 북한 「백과전서」(평양 과학백과사전출판사 刊)에 정의된 「평화협정」의 개념은 이렇다.
     
    “조선전쟁을 법적으로 종결짓고 조선에서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협정...(중략)...평화협정은 쌍방이 서로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고, 무력증강과 군비경쟁을 그만두며 미국은 조선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통일(統一)을 방해하지 않으며, 남조선을 강점(强占)하고 있는 미군을 철거(撤去)시키어 미군이 철거(撤去)한 다음 조선은 그 어떤 다른 나라의 군사기지나 작전기지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다...(하략)”
     
    3.
    정전협정→평화협정 전환이 곧 미군철수임이 명백함에도 민주당-민노당-진보신당 등 좌파 정치권 논평은 가관이다.
    민주당은 “이미 정세균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을 통해서 낡은 휴전협정을 폐기하고 한반도의 희망을 담은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북한의 평화협정 회담 제의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북한의 이번 제의가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민노당 역시 “민주노동당은 지난해 10.4선언 2주년을 맞아,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문제이므로 북한의 이러한 제안을 환영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도 “6.25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공식 제의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힌 뒤, “1950년 이후 전쟁과 대결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저들은 북한 주장이라면 물 불 안 가리고 반색을 표한다. 그렇게 만든 합의가 6.15요, 10.4선언일 것이다. 그렇다면 미군을 몰아내고 연방제로 조선로동당을 제1당으로 만드는 사변(事變)이 벌어져도 환영의 뜻을 밝힐 셈인가? 심각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상당수가 이들 집단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문제는 그래서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安保)의 문제요, 정신(情神)의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