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파출신만큼 좌파의 생리를 잘 알긴 어려울 것이다. 전향한 우파(右派) 경제학자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한민국 건국60년의 재인식(기파랑 刊. 사진)」이라는 책에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목표는 모두 『공산주의 혁명』이라며 이렇게 지적한다.
     
     『민주화 세력의 사상적 주도권을 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이념은 어떠합니까? 그들은 스스로 NL과 PD라고 하는데, 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민족해방투쟁을 강조하느냐,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강조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공산주의 혁명이 아닙니까? 그들은 아마 공산주의 혁명이라고 하더라도 종래의 공산주의와는 다른 어떤 이상적인 사회의 건설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NL이나 PD가 한국에서 이룩한 산업사회의 성과를 부정하는 토대 위에서 새로운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기존의 공산주의와 다를 바 없습니다.』
     
     安교수는 이어 아래와 같이 덧붙인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북한과의 국가연합이든, NL과 PD가 주장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든,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국가 모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국가모델은 세계공산주의 70년 역사를 통하여 실현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대국민 선동력은 이번 쇠고기 파동에서 보듯이 대단합니다. 한국 민주주의가 안정되려면 진보 진영의 사상이 하루빨리 사회민주주의로 수렴되고 국정의 기본방향이 선진화로 잡혀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선 빨간 것을 빨갛다고 말하기 어렵다. 있지도 않은 극우(極右)로 매도되거나 소송(訴訟)에 걸린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좌파출신 안병직 교수의 『공산주의 혁명을 추구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여기고 있을까? 침묵을 통한 긍정인가, 아니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목청을 높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