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 1874 규탄 집회. ⓒ 뉴데일리
    ▲ 지난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 1874 규탄 집회. ⓒ 뉴데일리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8일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자세가 부시 2기 때보다 더욱 강경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VOA는 “김정일 위원장이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면담한 자리에서 모호하게나마 북 핵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을 미국에 파견하는 등 거듭된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았지만 오바마 정부는 원칙적 입장만 강조하며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워싱턴의 민간단체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더글라스 팔 연구원의 말을 인용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부시 2기 때보다 더 강경한 것 같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 시절엔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가 이런저런 양보를 해가며 북한과의 협상을 진전시켜 왔는데 오바마 행정부는 원칙적인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 같은 태도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VOA는 “오바마 행정부는 당초 북한과의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려고 했지만 북한은 올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5월25일 핵실험을 실시하고 6자회담을 파기했다”며 “오바마 행정부가 비핵화 의사를 재확인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북한은 단 한번도 분명한 어조로 비핵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대북 제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학습 효과’를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스토로브 전 과장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5년 간 북한과 협상하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제재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 따라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하는 것은 평양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스트로브 부소장은 말했다.

    VOA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냉담한 이유로 ‘이란 핵 문제’를 꼽는 전문가도 있다고 소개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은 “만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대북 제재를 풀 경우, 이란 핵 문제 해결에 나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라는 설명했다. VOA는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다 분명한 어조로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원칙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며, 현재의 제재 국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