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아이마다 특성이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성격도 다릅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배움을 터득해 가는 방법도 조금씩 다릅니다. 아이의 특성을 부모가 빨리 발견하면 할 수록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의 특성은 크게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를 청각적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와 똑 같이 취급하고 그런 방식으로 지도한다면 발달이 느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특성을 빨리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시각적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는 무엇이든 관찰하기를 좋아합니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은 것을 신기하게 여깁니다. 자기 손가락을 연신 꼼지락거리며 관찰하는 아이, 벽에 그려져있는 그림이나 침대 모퉁이에 달려 있는 장난감을 유심히 바라보는 아이, 이런 아이들은 기억력이 좋아서 한번 본 것은 오래 기억합니다. 자라면서 같은 모양 찾기, 같은 글자 찾기, 같은 색깔 찾기 등의 게임을 좋아하고, 학교에 들어가면 단어 외우기에 능합니다.

    청각적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는 무엇이든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듣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인형이나 자동차 등 손에 쥐고 노는 장난감보다 방울 소리가 난다든지 노랫소리가 나오는 장난감을 더 좋아합니다.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무슨 소리든 흉내를 내려합니다.
    그래서 말을 빨리 시작합니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왜? 왜? 해가며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도 이런 타입의 아이 입니다. 여자 아이가 남자아이보다 일반적으로 말을 빨리 배우는 이유는 여자 아이가 대체적으로 창각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촉각적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는 보고 듣기보다 직접 행동으로 배우려고 합니다.
    궁금하면 만져 보려고 합니다. 이런 아이는 항상 누군가가 안아 주기를 바랍니다.
    시각적이나 청각적인 아이는 엄마가 곁에만 있어도 안정을 하지만 촉각적인 아이는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안됩니다. 만져 주거나 안아주거나 접촉을 해야 안정이 됩니다. 같은 또래 아이에 비해 인내심과 집중력이 부족해 보이는 이유는 장난감이나 음악소리 같은 것에 만족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타입의 아이는 장난감도 손에 쥐고 노는 것보다는 그네나 트럭등 무엇이든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자라면서 실내 활동보다 실외 활동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운동을 잘 합니다. 따라서 앉아서 하는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나. 아이의 특성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나.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특성이 나타납니다. 주위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특성은 뚜렷이 구분됩니다.

    A. 시각적인 아이

    배고프지 않고 기저귀도 깨끗하면 혼자 조용히 논다. 손, 손가락, 발가락의 움직임을 흥미롭게 관찰한다. 그림책이든 벽지든 무엇이든 쳐다보기를 좋아한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손으로 가리킨다. 1살이 다 될 때까지 말을 배우려 들지 않는다. 어떤 반응을 나태낼 때 말이나 소리 대신 동작으로 표현하려 한다. 칭얼거린 때 장난감을 주면 좋아한다.

    B. 청각적인 아이

    5달이 되기도 전에 응얼거린다. 노래를 들으면 따라서 하려고 한다. 소리나는 장난감을 좋아한다. 남들이 대화하는 것을 유심히 듣는다. 장난감과 이야기하듯이 중얼거리며 논다. 걸음마가 같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늦을 수 있다. 칭얼거릴 때 음악을 들려주면 좋아한다.

    C. 촉각적인 아이

    말보다 동작으로 표현하려 한다. 화를 잘 낸다. 말을 배우는 아이들처럼 응얼거리지 않는다. 만져 주거나 흔들어 주는 등 접촉을 좋아한다. 6달 전에 혼자서 앉을 수 있으며 1살이 되기전에 걷기 시작한다. 장난감도 무엇이든지 움직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칭얼거릴 때 안아주면 좋아한다.

    다. 나이별 발달과정

    A. 태어나서 9개월 사이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주변의 변화에 예민합니다.
    배가 고플때 우유를 주는 사람의 품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기저귀를 갈아주는 손길에서 사랑을 느끼고 믿음을 갖게 됩니다. 낯선 사람이 가까이 오거나 안아주면 찡그리며 칭얼거리기도 하고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불안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말은 못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느낌으로 대화할 수 있습니다. 왠지 느낌이 편하지 않으면 보챕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안정감입니다. 아이는 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낌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평화스럽습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이 시기에 아이에게 정신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아이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아이들은 자아개념을 형성하는 과정이 빠릅니다.

    갓난아이에게 정신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다음과 같이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방안 분위기와 공기를 편안하게 해준다.
    ---아이와 말을 할 때 가능한 한 서로 같은 눈높이에서 눈을 마주 보면서 이야기하도록 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보다 아이를 안아서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
    ---아이와 단 둘이만 있는 시간을 만든다. 이럴 때는 텔레비전도 끄고 형이나 누나가 방에 드나들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아이는 엄마가 오직 자기에게만 신경을 써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안정감을 느낀다.
    ---아이가 손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장난감을 많이 놓아 준다. 그러다가 장난감에 싫증을 내는 것 같으면 그 장난감을 놔두지 말고 치운다. 치웠다가 얼마후 다시 주도록 한다.

    B. 9개월에서 2살반 사이

    이 시기의 아이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급성장합니다.
    지금까지는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었지만 이제는 스스로가 욕구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우는 대신 엄마 손을 이끌고 부엌으로 가서 음식을 지적하거니 냉장고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한 발전입니다.
    이 나이에는 상상력이 풍부해져 부쩍 질문이 많아집니다.
    청각적인 아이는 부모가 귀찮을 정도로 하루 종일 묻습니다. 이때 부모가 귀찮다고 아이의 입을 막아서는 안됩니다. 짧게라도 성실하게 답을 해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늘 명심해야 할 것은 아이의 모든 상상, 모든 지적 발달은 엄마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는 사실입니다. 엄마가 귀찮다고 대꾸를 안해주고 아이의 말을 자꾸 막아버리면, 아이는 더 이상 상상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사고력이 멈추어버립니다.

    아이는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신의 행동 범주의 한계를 시험해보기 시작합니다. 어느 만큼까지 허락되는지 궁금해집니다. 이때 부모는 무조건 "안돼' 소리만 할게 아니라, 왜 안되는지를 간단하게라도 설명해 주는 게 좋습니다. 무조건 '안된다'고 소리만 지르면 아이에게는 부정적인 생각이 싹트게 됩니다. "엄마는 나를 귀찮아한다"는 생각은 "나는 엄마에게 귀한 존재가 아니구나"로 변하고 그런 생각이 심해지면 자기비하 감정으로 발전하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어른이 '애기 말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다고 아이가 말을 더 잘 알아듣는 게 아닙니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음을 하지 못하더라도 어른은 정상적인 음성과 억양으로 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야만 아이가 말을 제대로 배웁니다. 똑같은 말을 한 번 더 반복하는 것이 말을 일부러 천천히 해주는 것보다 좋습니다. 아이가 잘 알아듣게 한다고 일부러 천천히 말을 해주면 아이는 그 말투를 배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2살반 전의 아이에게는 계속해서 말을 많이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되풀이 해줘야 억양에 익숙해집니다.
    아동 교육자들이나 아동 심리학자들은 1살이 되기 전에 책을 읽어 주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 줄수록 아이의 청각이 발달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시각적이나 촉각적인 특성을 가진 아이라면, 더더욱 부모가 말을 많이 해주고 책을 많이 읽어 주도록 해야합니다. 특성이 없거나 부족한 부분을 자꾸 살려서 그 방면에 너무 뒤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라는 이야기이지요.

    C. 2살반에서 4살 사이

    이 나이 때는 이미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진짜와 가짜도 구별할 줄 압니다. 어떤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잘못했다는 것을 느낌으로 압니다. 예컨대 먹기 싫은 음식을 뱉어버렸을 때 엄마가 화를 내거나 벌을 준다는 것을 알고 엄마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합니다.

    내 딸아이가 2살이 조금 넘었을 때 이야기 입니다.
    의사는 1주일에 한두 번은 시금치를 꼭 먹이라는데 아이는 시금치만 주면 뱉아내곤 했습니다. 억지로 먹이면서 세 번을 반복해 뱉아 버리면 아이를 침대에 엎드리게 한 뒤 엉덩이를 두 대 때려 주었습니다. 어느 날 시금치를 뱉아 버리더니 벌떡 일어나 자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엎드렸습니다. 2살이 조금 넘어도 이렇게 눈치가 훤해집니다.

    아이가 3살정도가 되면 엄마의 인내심이 더욱 필요합니다. 아이는 온종일 왜냐고 묻기 시작합니다. 이때 귀찮아하지 말고 답을 해주어야 합니다. 조금 전에 물은 것을 또 물으면 또 대답해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묻는 것만 답하지 말고 때로는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왜 뜨거운 냄비를 만지면 안되지?" 이런 식으로 물어 가며 아이로 하여금 답을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아이의 답이 이치에 맞지 않더라도 아이는 질문을 받는 순간 대답을 하기 위해 무엇인가 스스로 생각해본다는 그 자체가 바로 발달입니다.

    3살 정도 된 아이는 모국어와 함께 외국어를 배울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학설이 갈수록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쓰고 읽기보다 듣고 따라하기로 말을 배우기 때문에 서너 종류의 언어를 동시에 습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은 아이에게 정기적으로 읽어주는 게 좋습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분량을 읽어줄 필요는 없지만 매일 읽어주는 것이 생활화 되는 게 좋습니다. 책을 읽어 줄 때에는 책에 있는 고양이, 개, 기차, 꽃 같은 단어를 짚어가며 발음해 주면 아이는 그 글자 모양을 어렴풋하게나마 눈에 익히기 됩니다.

    이때쯤까지 발달 과정은 아이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남달리 말을 빨리 시작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남달리 일찍 걷기 시작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 현상이 반드시 지능지수와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뿐입니다.
    그러나 다음 사항들은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발달 속도에서 너무 이탈되어 있을 경우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보는게 도움이 됩니다.

    <주의해서 관찰할 사항>
    -1살 정도에 주변의 소리에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다.
    -2살 정도에 단어를 발음하지 못한다.
    -3살 정도에 짤막한 문장을 말하지 못한다.
    -똑같은 단어를 자꾸 반복하거나 짧은 문장을 더듬거린다.

    D. 4살에서 5살 사이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먹는 것에서 옷 입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에게 의존하다가 이제는 웬만한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독립심은 아이에게 '나는 엄마의 분신'이 아니라 '나는 나 자신'이라는 개체성을 심어줍니다.
    이때부터 자아 개념의 형성과 자신감이 개발됩니다. 자심감이야말로 사람의 일생을 통해 가장 중요한 성공의 능력, 행복의 열쇠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이 나이 때 개발되는 자심감에 특별히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이 비록 완전하지 않더라도 무엇이든 스스로 하도록 권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정돈을 할 때 부모 마음에 들게 하지 못해도 아이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해주기 시작하면 아이는 아예 하지 않으려 듭니다. 최선을 다해 깨끗이 정돈해도 결국 엄마가 다시 할 테니 아예 안하려 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 시기에 북돋아 줘야 합니다. 이 자신감이 일생을 갑니다. 만약 이 시기에 자신감 대신 열등감이 심어졌다면 그 또한 일생을 따라다닐 것입니다.

    이 나이 아이는 어휘가 풍부해집니다.
    2살 정도에서 300단어 정도 구사하던 아이가 4살이 넘어 5살, 6살이 되어가면서 2000개 이상의 단어를 구사하게 됩니다. 이것은 가장 보편적인 아이를 기준으로 한 언어학자들의 통계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이 어휘 습득능력에 따라서 아이의 지능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언어 개발이 늦느냐 빠르냐에 따라 아이의 지능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아무리 지능이 높은 아이라 하여도 어휘를 발달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아이의 어휘는 한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동물원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아이와 동물원에 자주 가본 아이의 언어 구사력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부모가 늘 책을 읽어주는 아이와 안 읽어주는 아이도 어휘를 습득하는 데 현저한 차이가 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나이때는 부모가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기회를 제공해 주느냐가 중요합니다. 때로는 혼자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습니다. 혼자 있으면서 나름대로 상상하고 의문을 품고 또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정신적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시각적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는 청각적인 특성의 아이에 비해 말이 느립니다. 물론 촉각적인 아이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각적인 아이는 감정 표현을 말보다 얼굴표정으로 하고 촉각적인 아이는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만약 '똑똑하다'는 기준이, 한번 본 것을 기억하는 능력이라면 시각적인 아이가 가장 똑똑해 보이고, 말을 빨리 하는 것이 똑똑함의 기준이라면 청각적인 아이가 가장 똑똑해 보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배움을 터득하는 아이든지 부모는 이 시기의 아이에게 될수록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유치원,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자신 있게 이것저것을 많이 아는 아이와 전혀 모르는 아이의 차이는 부모가 5살 이전에 책을 많이 읽어 주었는가, 박물관이나 동물원, 놀이터에 자주 데리고 다녔는가 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때까지 모르던 것을 배울 수 있지만 그 전의 문화적 혜택은 순전히 부모에게 달려있습니다. 문화적으로 최대의 혜택을 주어야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은 화초처럼 싱싱하게 잘 자랄 수 있다.

    3살 이상의 아이에게 말을 할 때는 그냥 일방적으로 해준 것보다 무엇이든 설명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음식을 만들면서 이 음식에 왜 간장이 들어가는지, 빨래를 하면서 왜 비누칠을 해야 하는지 등을 간단하게 설명해 줍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식으로 말을 해주면 아이의 어휘는 훨씬 풍부해질 것입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