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한국인이라고 학교에 새로 들어온 유핛행들을 교포학생들이 반기는가. 오히려 교포 학생과 유학생간에 반목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캐티와 마이클 형제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2세입니다. 캐티는 고등학교 2학년, 마이클은 대학교 1학년입니다. 그들의 부모는 70년대초 미국에 이민 와서 자그마한 자기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경제적으론 어느 정도 안정된 집안입니다. 그 아이 둘 다 한국서 유학 온 학생을 싫어합니다. 그냥 싫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싫다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캐티는 이것이 자기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한국유학생에 대한 2세와 1.5세의 공통된 생각이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힘주어 말했습니다.

  • "무례하고 촌스럽다"

    첫째, 그들은 촌스럽답니다. 학교를 무슨 패션 쇼 장소로 아는 지 요란한 최첨단 옷, 최고급 옷만 입고 온답니다. 그것도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옷이 아니라 TV에서나 볼 수 있는 연예인들의 옷차림이니 아주 우스꽝스럽답니다. 그 우수꽝스런 여학생이 먼 발치로 봐도 한국 아이라는 걸 금방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둘째, 그들은 무례하다는 것입니다. 도무지 공중도덕과 예의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이기적이고 한마디로 매너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점심 시간에 카페테이라에서 새치기하는 것은 예사이고, 멀리 앞줄에 친구가 있으면 무조건 앞으로 달려가 끼어듭니다. 뒷사람에게 양해를 구한다거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당연하다는 듯 새치기를 한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백인 학생끼리 서로 눈짓으로 "별꼴이다, 무례하다, 무식하다"고 저희끼리 주고 받는 말을 들을 때 캐티는 도망가고 싶었답니다. 휴지나 껌을 복도든 마당이든 아무 곳에나 휙휙 던져버리고 어깨를 밀치고 지나가면서도 'sorry'란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쩌다 앞질러 걷게 될때라도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려서부터 습관화된 미국 아이들에게 'sorry'란 말을 할 줄 모르는 한국유학생들.

    자기들만 통하는 영어

    "왜들 그렇게 급하기는 한지…"

    한국 아이들은 하나같이 급하답니다. 걸어 갈 때도 교실에 들어갈 때도 항상 그렇게 밀치면서 먼저 가려합니다. 너무너무 매너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외면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캐티는 한국서 온 애들이 정말 매너가 없다는 말을 여러번 되풀이 했습니다.

    영어는 또 왜 그렇게 못하는 지, 무엇보다 어디서 그런 해괴한 발음을 배우고 왔는지 도저히 알아 들을 수가 없답니다. 그 영어는 한국아이들끼리만 통하는 영어라고 합니다. "feel과 pill을 둘다 '필'이라고 발음하니 어떻게 알아들어요?" shopping을 '샤핑'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쇼핑'으로, cotton을 '카튼' 대신 '콧튼', super를 '수퍼'아닌 '슈퍼'로, food를 '후드' 아닌 '푸드'로, pizza를 '핏자'아닌 '피자'로… 등등. 캐티는 정말 한국애들 때문에 창피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화가 난답니다.

    "네가 창피할 것까지야 뭐 있니?"
    "글쎄...나도 몰라요. 내가 한국사람이라 무의식중에 신경이 쓰이나봐요. 걔네들이 중국이나 일본 애들이라면 이렇지는 않겠지요? 제발 우리 학교에 한국애들이 오지 말았으면…"

    돈 펑펑 쓰고… 스포츠 카… 유흥가

    대학생인 마이클 역시 한국유학생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도 역시 캐티처럼 한국아이들이 환영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의 호화판 생활이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부모가 모두 백만장자인가? 한국 유학생들은 돈을 너무 잘 쓴다고, 100달러 정도는 돈도 아닌 모양이라고, 주머니에서 100달러 짜리가 척척 나온다고 했습니다. 방학이면 잡화상, 개스 스테이션에서 일을 하는 마이클은 밤늦게까지 일을 해도 최저임금만 받기 때문에 100달러 짜리는 어마어마한 돈으로 여깁니다.

    게다가 한국학생들은 고급차를 몰고 다닙니다. 아주 고급스런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학생도 있습니다. 돈을 펑펑 쓰는 것도, 스포츠 카를 몰고 다니는 것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마이클에게 거리감을 주지만 취미생활도 별나다고 합니다. 타교와 축구 게임이나 농구 게임이 있을 때 전교생이 참석할 만큼 관심이 대단한데 한국유학생들은 그런 장소에는 나타나지 않는답니다. 툭하면 한국 노래방에 몰려가서 몇시간씩 노는데 마이클도 한번 따라가 봤지만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고 합니다.

    "남들보다 세배 다섯배 공부해도 따라갈까 말깐데 공부보다 그저 겉멋만 잔뜩 들었어요. 걸핏하면 여행 가고 골프장 스키장 좋은 곳은 다 다니더라구요. 정말 돈이 무진장 많은가 봐요. 골프채도 이름도 못 들어본 최고급이고. 방학때 한국 가서 놀다 온 자랑도 하는데, 그 비행기 값만 해도 엄청나잖아요. 나랑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렇게 자기들끼리만 몰려다니면 영어는 언제 하지요? 영어라도 잘 배우려면 한국 애들 없는 곳에 가야하지 않을지…"

    한국사람들 없는 곳으로 유학 가라

    마이클의 지적은 필자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유학을 보내려면 가능한 한 한국사람이 적은 곳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곳이라야 산 영어를 빨리 익힐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영어란 책으로 배우는 영어가 아닌, 생활 속의 영어를 말합니다.

    문법 실력도 좋고 리포트도 잘 쓰는 한국 유학생들, 그런데 일상 대화를 문법적으로 합니다. 한두마디 말만 들어도 아, 금방 왔구나 알 수 있습니다. 문법적으로는 100퍼센트 정확한 문장이지만 미국의 일상생활에는 쓰지 않는 말을 배워 온 것입니다. 이왕이면 미국에 오자마자 통하는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국인이 적은 곳으로 유학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