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가장 좋은 학교는 캠프다"
         ---미국 학교의 과외활동---

    주마다 시마다 교육제도가 조금씩 다른 만큼 미국학교의 과외활동 역시
    지역과 학교에 따라 비교적 다양합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의 학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동네는 미국 사회에서 중산층에 속하는 지역이므로 미국학교를 설명하는
    데 적절한 보기가 될 수 있고, 특히 학군이 좋기로 유명하여 자녀교육을
    위해 일부러 이 근처로 이사 오는 부모들도 많은 동네입니다.

  •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 <방과후 공부>

    초등학교에는 밴드부, 기계체조부, 야구부, 축구부등이 있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는 수영부, 육상부, 연극부, 미술부, 음학부, 신문 제작부
    등 프로그램이 다양합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한두 가지의 과외활동에 참여
    합니다. 육상부이면서 웅변부, 아니면 정구부이면서 연극부 등 대체로
    두가지 활동을 병행합니다.
    방과 후, 다시 글방으로 가서 과외지도를 받는다거나, 밤이 될 때까지 공부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과후 보충수업을 받는다는 개념조차 미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수업이 끝난 후 더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남득되지 않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인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는 한국인들이 만든 '방과후 학교'
    라는 것이 있을뿐입니다.
    미국의 초,중,고등학교에는 숙제가 많지 않습니다. 숙제가 있긴 하지만
    서너 시간씩 해야할 정도의 분량은 전혀 아닙니다.
    공부는 주로 학교에서 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 다음은 운동과 독서, 음악
    등 취미 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국 학교의 교육방침입
    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병원, 양로원 또는 고아원 등게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런 활동 또한 어디까지나 자신의 선택이지, 학교성적
    에 관계되는 것은 아닙니다.

    봉사활동으로 점수를 받는다? 말도 안돼!

    한국에선 학생들이 봉사활동으로 점수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말도 안되는 소립니다. 봉사활동이 점수로 평가될 성격인가?
    미국 사람들은 대체로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이 한국사람들과 다르고 높습니
    다.
    필자가 몇 년 전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에도 그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머리가 새하얀 할머니들이 분홍빛 유니폼을 입고 신문 잡지를 갖다주는 잔일
    을 했습니다. 저렇게 나이든 사람들도 일을 하는구나! 놀랍기도 하고 한편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들의 가슴 한쪽에 붙어있는 명찰을 자세히
    보니 자원봉사자들이었습니다. 70~80도 넘어 보이는 할머니들이 평화로운
    미소를 띄고 상냥하고 다정하게 환자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보며 숙연해지기
    까지 하였습니다.
    우리 한국의 사고 방식은 자원봉사라는 것이 몸에 배어있지 않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어머니, 할머니들을 보며 자라난
    아이들이 틈을 내어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것이 학점이나 성적으로 계산된다는 사고방식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동점일 때 '과외활동'으로 선발

    미국은 유명대학일수록 그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과외활동을 중요시합니다.
    우수 학생들 가릴 때 성적이 같은 경우, 과외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학과 공부만 파고든 학생보다 공부하면서 열심히 운동하고, 운동하면서 연극
    도 하고, 또 봉사활동까지 한 학생이 선택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좋은 학교, 유명한 학교란 올바른 인간을 양성해내는 학교입니다.
    올바른 인간이란 공부만 잘하는 인간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조화를 이룬
    전인적 인간을 뜻합니다.
    공부만 잘하고 학급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리더(leader)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한 것이므로, 좋은 학교일수록
    개개인의 성격 형성, 과외활동에 깊은 관심을 둡니다.

    영어-생활-문화도 배우고 친구도 얻는 캠프

    방학동안에도 과외 활동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캠프를 비롯해 1주일, 2주일씩 자연과 함께
    단체생활을 하는 캠프도 있고 또 단체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필자가 알고 있는 한 한국 유학생은 겨우 초등학교 6학년생인데,
    캠프 생활을 너무 좋아해서 방학때 서울에 가지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지만 이곳 캠프에 가서 마음대로 수영하고 숲속을 뛰
    노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영어가 제대로 통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상관 없고, 손짓 발짓으로 통하니까 괜찮답니다.
    이 아이를 보면 아예 초등학교 때 유학을 와도 좋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
    였습니다.
    흔히 부모들은 비싼 돈 들여 유학보냈더니 캠프다 뭐다 놀기나 한다고 걱정
    합니다만 그건 틀린 생각입니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야말로 산 교육입니다.
    함께 생활하면서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고, 또 어울림 속에서 그들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기유학의 성공케이스는...

    중요한 것은 아이들 개개인의 성품입니다.
    어려서부터 툭하면 꾸중을 들어가며 자란 아이,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들어
    자신감이 없는 아이, 이런 아이들은 어디를 가나 기를 펴지 못합니다.
    반대도 부모가 칭찬으로 키운 아이, 너는 더할 나위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믿음으로 키운 아이는 어디에 가든 어떤 어려움이 닥치든 긍정적인 자세로
    이겨나가려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렸을 때 유학을 와도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꾸중보다 격려로 용기를 북돋워주며,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에 찌든 생활보다는 운동과 과외활동을 통해 공부시키는 미국의
    교육 방식에 재미를 붙이는 아이들이 바로 유학의 성공케이스라고 할 것입
    니다.

    김유미 작가의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