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가 연기된 20일 나로우주센터 앞의 일반인 출입 통제가 해제됐다. 한편 발사 연기 원인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사 예비기한인 26일 이내 가능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 연합뉴스
    ▲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가 연기된 20일 나로우주센터 앞의 일반인 출입 통제가 해제됐다. 한편 발사 연기 원인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사 예비기한인 26일 이내 가능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 연합뉴스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로 기대를 모았던 나로호 발사가 카운트다운 도중 갑자기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 논란이 일고 있다.

    '나로호(KSLV-1)'는 19일 오후 5시 정각 전남 고흥군 소재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자동시퀀스상 문제가 생겨 발사 7분 56초를 앞두고 '발사 중지'상태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이상목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동 시퀀스상에서 벨브들을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저하가 발생해 때문에 부득이 발사 연기를 하게됐다"고 설명했다.

    과기부에 따르면 나로호는 발사 15분전 발사를 제어하는 '발사 자동시퀀스'가 시작되면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는데 발사체 밸브를 작동시키는 고압탱크의 압력이 떨어진 사태가 벌어진 것. 이는 발사체에 주입된 헬륨의 압력에 의해 각종 밸브와 엔진이 작동하게 돼 있는데 압력 이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알고보니 '실제 고장' 아닌, 소프트웨어 오류 '황당'

    그러나 이튿날 공식 브리핑을 가진 과기부의 발언은 달랐다.

    과기부 김중현 제2차관은 20일 오전 10시 30분 나로우주센터에서 "한-러 비행시험위원회가 원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자동시퀀스 상 고압탱크의 압력을 측정하는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실제 고압탱크의 압력저하가 발생해 발사 연기를 했다는 전날 설명과는 달리, 가상의 소프트웨어 상에서 압력 문제가 발생, 발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계적인 이상이 아닌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인해 발사가 중단된 것에 대해 김 차관은 "소프트웨어의 수정과 점검을 통해 발사상황관리위원회에서 발사 일정을 재조정하겠지만 발사 예비기한인 26일 내 발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차관은 "현재 나로호는 하드웨어적으로 볼 때 전혀 이상이 없다"면서 "발사대시스템 역시 앞으로 5~6일 정도는 현재의 최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장에 따르면 나로호 발사체에 충전했던 연료와 산화제를 배출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충전하는데에는 통상 사흘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발사체가 발사대에 고정돼 있는 현 상태에서 연료 주입만 다시 이뤄질 경우 수일 내로 재발사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기술적인 문제(소프트웨어)에 대한 분석이 바로 나오지 않아 발사대를 분리하게 되면 26일로 잠정 결정한 발사 시각은 훨씬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 네티즌의 성토장으로 변한 나로우주센터 자유게시판.  ⓒ 뉴데일리
    ▲ 네티즌의 성토장으로 변한 나로우주센터 자유게시판.  ⓒ 뉴데일리

    "더 이상 '화이팅~!' 이라는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

    한편 전국민의 염원을 담은 나로호의 발사가 돌연 중단된 것에 대해 네티즌은 "실망감과 허탈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를 자초한 해당 부처 및 기관에서 책임있는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OO이라는 네티즌은 나로우주센터 게시판에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요'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하루 전에 충남에서 출발해 순천에서 자고 다음날 뷰포인트에 도착했다. 오전 8시경 근 9시간을 그늘 한점없는 곳에서 기다렸건만 이게 원일이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왕복으로 근 800km되는 거리를(자가용으로 왕복 소요시간 15시간) 이틀 휴가내고 왔는데 기름값 등등, 미치고 환장하겠다"며 "무엇이 잘못된건지 명확히 밝히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게 아닌가. 당신들 일 완벽하게 하라고 나라에서 봉급 주고 하는게 아닌가. 내가 말을 심하게 했나? 더 이상 하면 돌아버리것 같아서 그만 두겠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최O라는 네티즌은 "어제 또 발사를 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글을 올린다"면서 "연기의 이유가, 우리가 무얼 하든지 관심을 갖지 말라는 그런 의미인지‥밥도 뜸이 들어야 먹는건 알겠지만 과한 뜸은 탄밥이 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된 연기면 조만간 아무도 믿지않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겠다"며 "더이상의 화이팅~~!! 이라는 말씀은 못 드릴 것 같다"고 밝혔다.